홍지영 사진영상부장 (국문/언홍영·19)

“종이신문은 언론수용자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급격하게 쇠락한 매체로,
약 20년 전에는 조사 참여자의 대다수가, 10년 전에는 절반이 종이신문을 이용했으나
이제는 열 명 중 한 명 정도만 이용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0 언론수용자 조사』
 

종이신문을 만들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아프지만 무시할 수 없는 얘기다. 우리신문사 역시 이 상황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대면 학기에 학교를 다니며 바로 옆에 놓여 있어도 잘 열어 볼 일이 없던 학보사 신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학내에서 다시 한번 그 자리를 잃었다. 

‘연세춘추사’라 적힌 현판이 붙은 편집국 문 앞에는 기자들과 금요일 밤을 새우며 만든 신문이 포장도 풀어지지 않은 채 쌓여있다. 편집국 문을 열 땐 애써 못 본 척 그를 지나쳐 외면하려 하지만 눈에 밟혀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제 오래된 지적이다. 언제부턴가 우후죽순 생겨나 있는 전통 언론사들의 유튜브 채널이나 SNS 페이지를 보면 이 말을 실감하게 된다. 어찌 됐든 사람들에게 읽혀야 살아남는 언론에 디지털 혁신은 매번 뒤늦은 뜀박질이긴 하나 필사적인 생존 전략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영상부에 있던 지난 일 년간 가장 고민한 것도 결국 이것이었다. 기자였지만 누군가 「연세춘추」에서 무얼 했냐 물으면 기사보다는 콘텐츠를 고민했다고 답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연세춘추」 홈페이지든 SNS 페이지든 한 번이라도 더 들어가 보게 할 수 있을지.

읽는 기사가 아닌 보는 기사의 시대에 맞게 카드뉴스를 만들어 올리고, 뉴스레터도 몇 번이고 만져봤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변화가 더뎌 답답한 마음에 개설된 SNS 채널이라도 활성화해보고자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런 나름의 발버둥에 몇 명이라도 「연세춘추」를 한 번이나마 더 클릭해보게 됐을까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다.

한편, 보는 기사를 말할 때 영상을 빼둘 수 없다. 사진영상부에 있으면서 몇 번이고 ‘영상공장’이 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도 어떤 영상을 만들라 얘기해주진 않았으나 영상공장이 돼라 말했다. 학보사에 맞는 영상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의 끝은 결국 항상 인터뷰 영상으로 맺어졌다. 하지만 인터뷰이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통일성 없는 영상들은 고민에 충분한 답이 돼 주지 못한다. 그렇게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감도 못 잡은 공장장 아래서 공장이 잘 돌아갈 턱이 없다. 공장이 돼야 한다는데, 제대로 된 가동조차 못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필요하다. 다만 방향 없는 외침은 마음만 조급하게 하지 결국엔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진정한 혁신을 바란다면, 우리신문사에 조금이라도 애정을 가진 누구라도 잠시 멈춰 어떠한 의견이나 제안 모두 좋으니 같이 그려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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