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월 20일에 우리나라 첫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 1년여 시간이 흘렀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개인 방역으로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사라지고 효과적인 약과 백신을 개발해야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0년은 인류 역사에서 잊고 싶은 한 해로 남았지만 다행히 2020년이 다 가기 전에 여러 회사에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21년이 되자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월 26일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전인구의 약 10%에 이르는 미국에서는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이 30%를 넘기면서 환자 발생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신을 1회 이상 투여받은 사람이 각각 70%와 60%를 넘겨 접종률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과 칠레에서는 환자 발생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효과가 충분하고, 첫 접종 후 적어도 2~4주가 지나야 감염증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면역력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칠레에서는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백신을 투여받자마자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면역력이 생기지 않은 상태로 타인과 접촉한다. 이것이 코로나19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군항제로 유명한 진해시는 지난 21일, “군항제가 취소됐으니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게시했지만 상춘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또 매화꽃으로 절정을 맞은 광양시 매화마을에도 상춘객들이 타고 온 차량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일부 상춘객들은 마스크를 벗고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1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심신이 피로해진 국민들이 찾아온 봄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싶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 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에 면역을 나타내는 집단면역을 형성함으로써 코로나19의 확산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 예방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도 면역기능이 발휘되기 전에 경계를 풀었다가 환자 발생이 늘어났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하루빨리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봄꽃이 우리를 유혹한다 해도 모두가 조금 더 인내력을 가지고 방역에 힘써야 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