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배출 감량 위해 학교·학생 모두의 노력 필요해

바야흐로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의 시대다. 대학 또한 기후 위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각 대학교는 그린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예방을 위한 정부의 일회용품 소비 권장에 따라 일회용품 소비량이 급증해 폐기물처리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우리대학교의 폐기물 배출량과 그 처리 실태를 돌아봤다.

 

▶▶우리대학교의 지난 2020년 소형 폐기물(일반 쓰레기) 수거량은 약 254톤으로 전년도보다 25% 증가했다.

 

우리대학교, 얼마나 버리나요? 

 

한국환경공단 기후변화대응처가 지난 2016년 발표한 ‘그린캠퍼스 평가기준 및 조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학은 그린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전년 대비 1인당 폐기물 배출량을 감량해야 한다. 우리대학교에서 배출하는 폐기물은 ▲생활폐기물 ▲산업폐기물 ▲실험실 폐기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생활폐기물의 경우,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릴 수 있는 소형폐기물, 그리고 책상과 의자 등의 대형폐기물로 다시 구분된다. 이 중 소형폐기물은 흔히 일반 쓰레기라고 불린다. 우리대학교의 지난 2020년 소형폐기물 수거량은 약 254톤으로, 2019년 수거량인 183톤보다 2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유동 인구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심각성이 커진다. 총무처 총무팀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원래 금지됐던 건물 내 취식을 허용하자, 배달 음식으로 인한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잘 이용하지 않는 7월만을 단적으로 비교할 때, 2019년과 2020년의 소형폐기물 배출량은 각각 5톤과 21톤이다. 1년 사이 배출량이 급증한 것이다. 더욱이 2020년에는 대형폐기물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A씨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 불법 투기를 단속하는 등 노력 중이지만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인식 변화가 선제 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각 단과대에 공문을 보내 폐기물 감량과 분리배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로 산업폐기물이란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소각 등의 처리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폐기물로, 우리대학교에서는 폐합성수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상외의 이유에서 산업폐기물이 배출되는 상황도 있다. 우리대학교는 조경 구조상 낙엽 쓰레기가 매우 많이 발생한다. 일부는 거름으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재활용도 불가능한 산업폐기물로 처리된다. 총무처 총무팀 관계자 B씨는 “우리대학교는 도심에 있어서 낙엽 쓰레기를 농가로 옮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대학교에서 발생하는 낙엽 쓰레기는 퇴비로 사용하기도 힘들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사용하는 가구 역시 대부분 목재지만 코팅돼 있어 산업폐기물로 분류된다. B씨는 “코팅된 가구들은 목재로서 가치가 없고 땔감·톱밥 등으로 재사용이 불가능해 모두 폐기 처리된다”고 말했다. 

실험실 폐기물은 모두 일정 절차를 거쳐 시설처 설비안전팀 환경관리과에서 반출한 후에 위탁업체와 폐기업체에서 처리한다. 이때 위탁업체는 우리대학교와 사전에 계약을 맺어 얼마만큼의 실험실 폐기물을 처리할지 합의한다. 지난 2020년 위탁업체와의 계약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대학교의 실험실 폐기물은 액상이 70톤, 시약병이 20톤, 그 외 기구가 100톤 정도다. 시설처 설비안전팀 환경관리과 관계자 C씨는 “학내 연구실이 800개쯤 되고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연구실만 해도 400개가 넘어 폐기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C씨는 “연구실이 많아 개별적인 관리가 어렵다”면서도 “폐기물이 올바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관련 포스터와 공문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을 위한 한 발자국,
캠퍼스에서부터

 

우리대학교의 폐기물 배출량이 서대문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 실제로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우리대학교의 1일 소형폐기물 배출량은 약 0.5톤이다. 이는 서대문구 전체 1일 소형폐기물 배출량에서 0.5%를 차지하는 규모다. 서울시 통계담당자 D씨는 “연세대학교 한 곳에서 배출한 것치고는 적은 양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현재 서울시에서는 생활폐기물 감량의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생활폐기물 소각 후 남은 재해만 매립지로 보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서울시에서는 소각장이 부족한 탓에 생활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매립지로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D씨는 “서울시 내 대학이 폐기물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서울시 전체의 폐기물 감량에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대학교가 폐기물을 감량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당부했다.

그렇다면 폐기물 감량을 위해 우리대학교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 ▲분리배출 ▲개인의 노력 ▲학교본부 차원의 환경 교육이 해답으로 꼽힌다. 먼저 분리배출은 캠퍼스 환경문제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 분리배출이 가능한 쓰레기도 오물이나 음식물이 묻어있다면 재활용이 되지 못한다. 그렇기에 배달 음식 등에서 배출되는 도시락 용기는 재활용할 수 없다. A씨는 “우리대학교 구성원들의 분리배출을 돕기 위해 분리 배출함을 세분화해 늘리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비용 문제상 어려웠다”고 밝힌 후 “재활용품이나 음식물이 묻은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와 같이 배출하면 업체에서 거부할 수도 있어 더욱 분리배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철저한 분리배출로 재활용되는 쓰레기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대학교 구성원들이 무책임하게 캠퍼스 자원을 이용할 경우, 캠퍼스는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대학교 환경동아리 ‘연그린’ 회장 최은선(정치외교·19)씨는 그린캠퍼스를 위한 장애물로 ‘무관심’과 ‘소극성’을 꼽으며 “변화는 학교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 없이 불가능하다”며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예를 들어 개인은 학교 내에서 일회용 컵과 새 용지를 쓰는 대신 텀블러나 이면지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최씨는 “일상생활 속 작은 변화부터 함께 시작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협조를 강조했다. 이 밖에도 연그린에서 진행하는 업사이클링*, 또는 교내 다양한 환경 활동 및 프로젝트는 학내에서 환경 관련 논의를 활발하게 만드는 제반이 된다. 이러한 논의에 학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나아가 우리대학교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환경 관련 교육은 우리대학교의 몫이다. 이태동 교수(사과대·환경-에너지 정치)는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린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참해야 하고, 이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교육이라는 의미다. 이 교수는 “다양한 환경 관련 수업 및 교육이 결과로 직결된다는 기대는 할 수 없다”면서도 “사람들의 태도와 삶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환경과 관련된 진로 체험이나 인턴십도 교육에 효과적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학생복지처 경력개발팀 채석명 팀장은 “현재까지 교내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대학교에서 환경 관련 인식과 활동을 확산하기 위해 새로운 움직임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일회용품은 인간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줬다. 일회용품을 포함한 다양한 폐기물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며 지구를 병들게하고 있다.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 이러한 의제에 적극적이고 모범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이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업사이클링: 재활용할 수 있는 옷이나 의류 소재 따위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가치를 높이는 일

 

 

글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김서현 기자
bodo_celeb@yonsei.ac.kr

사진 노민지 기자
roe092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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