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문제에 튜터링 제도 개선 필요성 대두돼

우리대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는 특정 교과목에서 A- 이상의 성적을 받은 튜터들이 튜티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는 ‘튜터링 프로그램’(아래 튜터링)을 운영한다. 튜터는 일정 시간 이상 튜티와 학습 활동을 하고 이수 조건을 채우면 자원봉사 인증서와 장학금을 받는다. 대학 생활에서 선후배나 동기끼리 도움을 주고받고 복습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도록 하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제도의 허점 ▲적은 보상 ▲일부 튜티들의 비협조 탓에 열심히 하고자 하는 다수의 튜터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 한때 채플(A) 강의 튜터링 개설을 신청한 사례가 학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사진만 찍고 장학금 받아간다?
적발하기 어려운 허위 튜터링

 

최근 2021학년도 1학기 튜터링에 채플(A) 과목 튜터링을 신청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학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었다. 신청한 튜티가 없어 실제로 개설되지는 않았지만, 튜터링이 원래 취지와 달리 악용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다.

그동안 허위 튜터링을 막을 수 없다는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지난 2018학년도 2학기를 비롯해 두 학기 동안 튜터링에 튜터로 참여했던 A씨는 허위 튜터링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튜티로부터 “우리 과 동기들은 튜터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열어만 둔다”는 말을 들은 그는 “아는 사람들끼리 튜터링을 열어 사진만 찍고 인증하는 방식으로 허위로 시간을 채우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실제 제보가 없는 한, 이를 알아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튜터링을 담당하는 교수학습혁신센터 이혜원 직원은 “오리엔테이션 때 윤리 강령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여러 차례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도 “조직적인 허위 튜터링을 적발해내기는 쉽지 않다”며 관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처럼 마음만 먹으면 이뤄질 수 있는 허위 튜터링은 열심히 하는 튜터들에게는 힘이 빠지는 일일 수밖에 없다.

 

과중한 튜터 업무,
턱없이 부실한 보상

 

한편 보상에 비해 튜터들의 업무가 과도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튜터가 되면 학기당 15시간 이상의 활동과 더불어 튜터링 오리엔테이션, 중간 점검, 기말 평가 프레젠테이션에 모두 참석해야 하며, 활동 일지도 제출해야 한다. 모든 활동을 이수하면 20만 원의 장학금과 자원봉사 인증서를 수여받는다. 우수 튜터로 선정되면 5만 원, 우수팀으로 선정되면 10만 원을 더 받는 게 전부다. 지난 2017년까지는 사회봉사학점도 부여됐지만, 봉사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더는 부여되지 않는다. 한 학기에 30시간 정도 튜터링을 진행했다는 B씨는 “스스로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 튜터의 참가를 독려하기에는 심적으로나 물적으로나 너무 고된 일”이라며 “장학금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실한 보상은 튜터의 참여율 저조로 이어진다. 튜터링이 튜터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지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이에 튜터링 신청 기간만 되면 학내 커뮤니티에는 튜터를 애타게 찾는 글이 여럿 올라온다. 이 직원은 “지난 2020학년도 튜터-튜티 매칭률은 평균 59%”라며 “튜터 수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금전적인 보상 외에도 튜터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유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려대의 경우 튜터들이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때 교수학습개발원의 추천서를 제공하며, 성균관대는 튜터들에게 교내사회봉사시간과 교환학생 선발 시 가점을 부여한다.

교수학습혁신센터에서 튜터들을 돕기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튜터링을 하기 위한 공간 예약은 온전히 튜터링 팀의 몫이다. 그러나 충분한 공간이 제공되지도 않아 부담이 가중된다. B씨는 “교수학습혁신센터에서 튜터링 전용 세미나실을 예약할 수 있게 해줬는데 개수가 3개뿐이었다”며 “튜터링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다 보니 경쟁이 치열했고, 신청을 하더라도 한 학기 내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수학습혁신센터에서 튜터링이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에 한해서라도 비어 있는 강의실을 대관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제기되는 튜티들의 이탈 문제

 

튜티들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튜터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A씨는 튜티들의 높은 이탈률을 지적하며 “두 학기 동안 진행한 튜터링 모두 전원이 완주하지는 못했다”며 “다른 분반도 튜티들의 이탈 문제가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센터에 알리지 않고 소위 말해 ‘잠수’를 타는 경우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 튜티들의 잦은 이탈은 튜티들의 참여율과 추천이 중요한 우수 튜터링 분반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튜터링의 마지막 단계인 기말 평가 프레젠테이션에 튜티가 참가하지 않으면 한 학기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지난 2019학년도 2학기에 튜터링을 진행한 C씨는 “튜티들이 비협조적이면 한 학기 내내 진행한 튜터링을 전혀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며 “튜티들의 개인주의적이고 비협조적인 모습이 튜터들을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 직원은 “튜티들이 갑작스럽게 참여하지 않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도 “튜터링 자체가 취소돼 튜터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튜티 수는 두 명 이상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두 명의 튜티 중 한 명이 취소하는 경우, 나머지 한 사람에게 끝까지 진행하겠다는 확답을 받은 후 진행하도록 한다”고 전했다.

 

비싼 돈을 내고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교과목 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튜터링은 튜터와 튜티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제도 유지를 위해서는 튜터들이 부담을 덜고 학습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 직원은 “튜터링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피드백을 주면 반영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튜터링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글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김민정 기자
bodo_elsa@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