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학기, 학교와 학생 모두 장애학생에 관심 가져야

지난 2020년 4월 1일 기준 우리대학교에는 학부에 100명, 대학원에 9명의 장애학생이 재적하고 있다. 2010년 43명이던 장애학생 수가 10년 사이 2.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학내 장애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대학교의 장애학생 지원 실태는 어떠한지 살펴봤다.

 

▶▶ 우리대학교 장애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소수자 인권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괜찮지만
여전히 산적해있는 문제도 있어

 

우리대학교는 장애학생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윤리인권위원회 산하 장애학생지원센터(아래 센터)와 장애학생교육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한 학생들로 구성된 장애인권위원회(아래 장인위)를 통해 장애학생의 이야기가 학교에 전달되기도 한다. 실제로 장인위 공동위원장 최유경(응통·18)씨도 “학생들은 센터로부터 장애학생 우선 수강신청, 강의 별 편의 지원 등을 신청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수업 관련 지원의 경우 지원받는 학생들이 대체로 만족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대학교 장애학생이 마주하는 난관에는 ▲센터의 인력 부족 문제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등이 있다.

우선 장애학생의 원활한 학업 수행과 이동, 편의 등을 위해 존재하는 센터의 인력 부족 문제는 장애학생 지원을 어렵게 한다. 센터 이주희 주임은 “전문인력이 한 명뿐이라 매일 야근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전문인력 이외에도 센터 내 겸직 직원이나 비정규직 직원, 장인위가 있지만 모두 경력과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 장애학생 관련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본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고용하는 직원의 수를 정하는 것은 학교본부의 관할이기 때문이다. 센터를 비롯한 윤리인권위원회의 인력 부족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시됐지만, 충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1806호 2면 ‘비어있는 인권센터, 언제 채워질까’> 최씨는 “부족한 자원으로 인해 센터가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학교본부가 센터에 충분한 인력을 배정해주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주임은 “각 수업에서 장애학생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교수님들이 수업을 진행하실 때 놓치시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씨도 “장애학생의 문제에 대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짚기도 했다. 이에 장애인권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센터에서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이 주임은 “구성원들이 장애인권에 관심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장애인권에 드리운 그림자?


모두가 혼란을 맞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시대에 장애학생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주임은 “변화하는 환경에 소수자인 장애 학생들이 적응에 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우리대학교는 코로나19 이후 장애학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씨는 “처음에는 변화한 강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힘겨웠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후 학교생활 중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학교본부가 우선수강신청, 편의 지원 수요조사 등 장애학생을 위한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애학생에게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 ▲장애학생 도우미 모집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비대면 장애 교육의 효과 측면에서 한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장애학생 도우미 인력난이 가장 심각하다.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가 진행될 때는 동영상 콘텐츠와 달리 자막을 제공할 수 없다. 수업을 위해 자동인식 음성 번역 프로그램이 제공되고는 있지만, 정확성과 신속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줌 수업이 늘고 있는 시기에 장애학생을 위한 수업내용 대필 및 속기 도우미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장애학생 도우미 지원자는 현저히 적다. 이 주임은 “비대면 학기가 되고 대면 학기일 때보다 수업내용 대필 도우미 지원자가 상당히 줄었다”면서 “아직 도우미 학생을 구하지 못한 수업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열 개의 과목에서는 대필 도우미가 모집되지 못했다. 학생들의 관심 저조가 인력난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줌 수업에서도 장애학생과 같은 수업을 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섬세한 관심이 필요하다. 일례로 카메라를 끄고 수업이나 발표를 진행할 경우 일부 장애학생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일부 장애학생들은 수업 시간 전에 수업 자료 등을 숙지할 시간이 필요하다. 수업 직전에 강의 및 발표 자료가 게시된다면,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장애학생은 수업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수들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공지해야 한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처럼 장애학생을 고려하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는 않은 실정이라며 이 주임은 “교수와 학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센터에서는 매 학기 장애인권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비대면 학기 이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권 교육도 대면교육에서 온라인 콘텐츠로 바뀌었다. 이는 오프라인 교육에 비해 효과적이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덧붙여 이 주임은 “지난 11월부터 12월까지 장애인식 개선 교육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참여자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비대면 학기 중 장애인권 교육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코로나19 위기에도, 그리고 평상시 학기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이다. 장애학생 지원을 위한 제도 및 규정의 강화도 필수적이지만, 이를 학교 측의 의무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급변하는 혼란의 시대 속에서 소수자 인권을 위한 책무는 우리 공동체 모두에게 있다.

 

글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김서현 기자
bodo_celeb@yonsei.ac.kr

사진 김다영 기자
dy383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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