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없었던 특별한 동아리박람회, 성황리에 마무리돼

매 학기 초입이면 교정에서는 총동아리연합회(아래 총동연)가 주최하는 동아리박람회(아래 박람회)가 열린다. 그러나 지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박람회가 개최될 수 없었다. 그러자 ‘동아리박람회 기획단’(아래 기획단)은 악조건을 딛고 특별한 박람회를 준비했다.

 

▶▶지난 7일부터 진행된 동아리박람회는 가상현실 플랫폼을 이용해 진행됐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동아리박람회,
‘모여봐요, 동박타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2021학년도 1학기 제22회 동아리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기획단은 박람회 기간 동안 임시 홈페이지를 운영했는데, 총 93개 동아리가 이곳에서 영상, 글 등으로 동아리를 홍보했다.

학생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실시간 온라인 박람회였다. 이를 위해 기획단은 ‘게더타운(Gather)’이라는 가상현실 플랫폼을 이용해 픽셀 도트 디자인으로 우리대학교 교정을 본뜬 온라인 박람회 페이지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이곳에 접속해 마치 게임 속 맵을 이동하듯이 사이트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기존의 온라인 박람회처럼 웹페이지로 동아리의 정보를 제공받는 일방적인 형태와는 사뭇 달랐다. 기획 배경에 대해 기획단장 한은빈(노문·18)씨는 “웹페이지 박람회는 재미가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게더타운을 활용했다”며 “비대면 학기 중에 학교를 방문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교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시켜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런 한편 한씨는 “게더타운으로 박람회처럼 큰 행사를 진행한 선례가 없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개최를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는 비화도 덧붙였다. 

동아리 운영진들은 웹사이트에 대면 박람회처럼 각종 동아리 부스를 만들었다. 학생의 캐릭터가 관심 있는 동아리 부스에 들어가면, 동아리 운영진과 카메라, 마이크를 켜고 소통할 수도 있다. 연세애널스 부스를 운영한 김신영(BC·19)씨는 “박람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말에 처음에 의아했지만, 준비해보니 생각보다 효율적이었다”며 “온라인 부스에서는 동영상, 사진 등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인데도 부스를 꾸밀 때 2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이 또한 즐거웠다는 후문이다.

기획단, 그리고 동아리 운영진 등 다양한 사람의 고생이 담긴 만큼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로 실시간 온라인 박람회를 찾은 문과대 재학생 A씨는 “호기심에 페이지를 방문했더니 우리대학교가 귀엽고 똑같이 구현돼있어서 신기했다”며 “소심한 성격이라 대면 박람회는 잘 참여하지 않았는데 온라인 박람회는 편하게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색다른 시도에서 비롯된 특별한 박람회는 지난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씨는 “어느 박람회보다 공이 많이 들었고 또 그만큼 성공적이었지만 대면 박람회보다 규모가 작고 시행착오도 많았기에 아쉬움은 남는다”면서도 “고생한 만큼 많은 학생이 즐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대학교의 각종 동아리는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비대면 학기로 인해 활동 계획이 불투명해지는 등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총동연과 학생사회 구성원들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그라지지 않는 학생들의 열의에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사진제공 총동아리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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