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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③] 현장에서 바라본 ‘지방대학의 위기’

새 학기를 앞둔 2월, 지방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일명 ‘지방대 위기론’을 다룬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방대학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지방대학의 위기’라 불리는 해묵은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직접 지방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교수, 교직원, 그리고 입시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남대학교 「영대신문」 대학사회부장 김은택(가족주거·19)

미디어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지방대학은 망했다’는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방 사립대학 중 건실하게 운영되는 대학도 있다. 현재의 프레임은 잘못된 인식을 팽배하게 만든다. 정부와 미디어가 우수한 지방대학 사례를 조명함으로써 모범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학 내적으로는 우선 타 대학과 차별성을 가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영남대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수업을 개설했고, 울산대의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과 계약학과를 만들어 취업률과 지역인식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또한 지자체와 지역 대학이 상생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대학은 궁극적으로 지역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대 학생으로서 주변을 살펴보면 수도권 학생만큼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지방대 학생이라는 이유로 꿈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자주 봐 안타깝다. 지방대 학생들 역시 같은 20대 청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부산교육대학교 「부산교대신문」 편집국장 박민주(초등교육·19)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대학사회 내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다. 다양한 교류를 하기에 물리적인 인프라가 부족해 고립감을 느낀다. 또한 지방 인프라 부족 문제를 논할 때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학보사 편집국장을 하며 학생처를 다닐 일이 많은데, 교직원분들을 보면 문제 해결에 열의를 갖고 노력하신다. 그러나 학교 차원의 지원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학생과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생과 학교 행정 간의 쌍방향적 소통이 필요하다.

더불어 지방대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지방대학 학생들이 취업과 대외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지리적 인프라 차이에서 비롯되는 비용 문제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있다. 그러나 많은 지방대학 학생들은 이를 오롯이 본인의 문제로 받아들여 위축된다. ‘지방대’라는 이미지가 소비되는 현상이 개선되고, 학벌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구대학교 행정학과 조덕호 교수 (한국지역개발학회장)

오늘날 지방 소멸 문제는 결코 안이하게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지역 불균형 심화와 함께 지방대학 역시 시장 논리에 따라 생존의 문제에 당면하게 됐다. 이제는 국가가 지방 살림에 나서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방 사립대학들 중 다수는 학생들의 등록금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에서 등록금만으로 대학을 운영하기 어렵다면 국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더불어 대학이 해당 지역사회와 얼마나 상생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가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수요를 대학이 얼마나 소화해내는지를 살펴야 한다. 지역사회의 연구 수요, 교육 수요, 기업의 수요 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대학평가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 역시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력과 지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역사회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군산대학교 입학관리과 김지선 입학사정관

신입생을 모집하는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학생과 학부모의 주요 관심사는 졸업 이후 취업 문제다. 물론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도 중요해졌다. 이에 대학 차원에서도 진로탐색, 공무원 시험 준비를 비롯해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군산대의 경우 지난 2017년 산학협력과 실무교육을 특성화한 ‘산학융합 공과대학’을 신설한 사례가 있다.

또한 현재 대학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평가지표는 충원율과 중도탈락률이다. 그러나 학령인구가 급감하며 예년보다 충원율이 하락한 대학이 매우 많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수능 응시율이 낮아지는 변수도 맞물렸다. 현재 3주기 평가를 앞두고 있는데, 과거의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 이러한 변화 요인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입시전문가 이윤

대학 서열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 입학하는 학생 수보다 미달한 정원수가 더 많으니, 일부 대학들이 폐교되거나 구조조정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 서열화와 지역 불균형이 지나치게 심화된 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망했다’라는 표현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어떻게 지방대학이 활로를 개척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단순히 지방대학이 위기에 놓여있다는 점만을 강조하는 것은 수험생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방대학 내부적으로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유능한 인재를 배출해낼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지방대학 문제는 단지 대학 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도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대학이 사라지면 대학과 관련된 일자리와 지역상권이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장에 있는 이들은 지방대학의 위기가 현실화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지방대학이 망하고 있다’는 논의에만 갇히기보다 국가 및 지자체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위기가 가속화되는 지금, 현장의 목소리에 입각한 보다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글 김채영 기자
chykim19@yonsei.ac.kr

<사진 본인제공>

김채영 기자  chykim1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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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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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21-03-09 02:30:24

    몇몇 지방대학 추가모집에서 수능, 내신 필요없는 입학 전형을 내세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대학을 학습의 장이 아닌 졸업장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해버리는 몇 대학들의 입시제도에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아무 꿈도 비전도 없이 입학한 채로 딴 지방대학의 졸업장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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