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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가 낳은 ‘가치’, 상생(相生)‘정부-소상공인-기업’의 상생 패러다임
  • 홍지영 윤수민 김다영 노민지 기자
  • 승인 2021.03.07 13:22
  • 호수 1866
  • 댓글 0

2021년 1월 35.8, 2월 43.8.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표한 소상공인체감경기지수(BSI)다. BSI가 100 이상이면 소상공인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하는데, 지난 1, 2월 수치는 각각 35.8, 43.8로 절반도 못 미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이후 급작스럽게 시작된 비대면 생활 속, 배달이 주가 아니었던 소상공인의 매출은 급격히 흔들렸다. 뒤늦게 살기 위해 뛰어든 배달시장에서는 높은 수수료의 벽을 마주했다. 이런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화할 열쇠가 있다. 바로 ‘상생(相生)’이다.

부담은 줄이고, 가능성은 키우고
정부와의 상생

지난 2020년 4월, 대표적인 배달 플랫폼사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률제는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중개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논란을 낳으며 결국 철회됐다. 이는 각 지자체별 ‘공공배달앱’ 도입 추진으로 이어졌다. 민간 플랫폼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책정, 배달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지자체 주도 배달앱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민간 플랫폼사의 12~15% 수수료에 비해 서울시 공공배달앱 ‘제로배달유니온’의 수수료는 0~2%이다. 소상공인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더는 공공배달앱은 현재 서울시, 경기도, 춘천시 등에서 운영 중이고, 경주시, 광주시 등 전국 지자체로 확산하는 추세다.

▶▶서울시 공공배달앱 제로페이유니온 ‘서울애’

한편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있다. ‘제로페이’는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아래 중기부)와 서울시가 시작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결제 승인 과정에서 가맹점이 카드사, 결제대행사 등에 수수료를 내야하는 기존 카드결제 방식에 반해,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매장 QR코드로 결제하면 가맹점의 계좌로 바로 이체된다. 청량리종합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서영숙(58)씨는 “제로페이는 카드결제와는 달리 수수료가 붙지 않고, 카드결제매출 입금일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계좌로 들어오기 때문에 유용하다”며 “특히 제로페이는 청년층 고객이 많이 사용한다”고 전했다. 2월 25일 기준 전국 소상공인의 약 1/4이 가입했을 정도로 제로페이 가맹점이 늘고 있다.

▶▶QR코드를 통한 제로페이 결제

상생은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기도 한다. 지난 2018년부터 중기부는 업력 30년 이상 우수 소상공인의 성공모델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백년가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0년 12월에는 간편식품 전문 제조기업 ‘프레시지’가 백년가게와 협업해 백년가게 요리법이 접목된 밀키트를 출시했다. 의정부시 중국요리집 ‘지동관’의 깐쇼새우, 이천시 해물탕 전문점 ‘장흥회관’의 낙지곱창전골 등 백년가게의 대표메뉴가 밀키트로 제작된 것이다. 이는 ‘정부-기업-소상공인’이 협력해 새로운 온라인 판로를 개척한 상생 사례로 손꼽힌다.

▶▶백년가게 ‘지동관’의 깐쇼 새우 밀키트

더 나은 경제를 위한
기업과 소상공인의 2인3각

농산물을 생산·판매하는 소상공인은 ‘못난이 농산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못난이 농산물은 특이한 모양이나 사소한 흠집 등 겉모습 때문에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해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도 버려진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스타트업 ‘다정한 마켓’은 친환경일수록 못난이 농산물이 더 많이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토경재배 딸기 등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로 반려동물 간식을 만든다. 상품성보다 품질과 가치에 집중해 스타트업 기업과 농가 간의 상생을 이끌어낸 것이다. ‘다정한 마켓’ 기획자 박상호(30)씨는 “못난이 농산물 활용을 통해 소상공인 농가의 친환경 경작 가치관을 지키고 수익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고구마
▶▶못난이 농산물을 사용해 만든 ‘다정한 마켓’의 반려동물 간식

비단 스타트업만이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것은 아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아래 상생스토어)는 대형 유통그룹인 ‘신세계’의 전통시장-대형마트 상생모델이다. 청년들에게 비교적 낯선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키고 동시에 도서관, 쉼터 등의 문화공간을 조성해 전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전통시장 주요 상품인 한약재, 과일, 채소 등은 피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전통시장 상인들 수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경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 상생스토어 층별 안내도
▶▶공존하는 ‘노브랜드’ 매장과 전통시장 상인
▶▶상생스토어 내부에 위치한 ‘작은도서관’
▶▶경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 상생스토어에 위치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 숲’ 역시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구조다. 프랜차이즈 카페인 ‘스타벅스’는 지역사회의 노후화된 카페를 대상으로 인테리어 보수, 바리스타 교육, 매장운영 컨설팅 등을 지원해줬다. ‘카페 숲’에서 근무하는 김수진(28)씨는 “카페운영 초기 스타벅스로부터 인테리어 자문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라고 알려져 고객님들이 카페 이미지를 좋게 생각해주시고, 상생스토어에 청년몰, 도서관 등이 있어 청년층의 방문도 잦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 숲’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 숲’

정부,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노력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소상공인 경제를 도울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분야의 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된 후에도 상생을 위한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소비자의 적극적인 ‘착한 소비’가 필요하다.

*월 8만 8천 원을 내면 주문자가 있는 지역에서 가까운 음식점을 모바일 앱 화면에 노출해주는 방식

**‘배달의민족’을 통해 올린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가는 방식

홍지영 윤수민 김다영 노민지 기자

chunchu@yonsei.ac.kr

홍지영 윤수민 김다영 노민지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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