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뿐 아니라 ‘학생단체’ 개편도 필요해

우리대학교는 2021학년도 전면적 학사개편과 모집단위 광역화로 큰 변화를 맞았다. <관련기사 1865호 7면 ‘학사개편’을 통해 보는 연세의 ‘미래’> 이에 신설학부와 계열 모집으로 입학한 신입생들은 기층단위 학생단체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융합 계열 학생들이 소속된 RC융합대학이다. 현재 신입생을 대표하는 학생단체의 부재로 인해 자율융합 계열 학생들은 소속감, 정보 습득 문제를 겪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학부, 학생회 無

 

지난 3일, 디지털헬스케어학부 일부 신입생이 소디헬융대 학생회에 학생회 구성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총학생회칙」 제 160조 제1항에 따르면 피선거권은 4학기 이상 등록한 정회원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디헬융대 학생회장 여호영(컴공·18)씨는 “현재 총학생회 회칙에 따라 학생회 구성 신청을 반려했다”고 전했다. 현 회칙에 따르면 디지털헬스케어학부는 향후 2년간 학생회 조직이 불가하다. 디지털헬스케어학부 1학년 과대표 김규한(디지털헬스·21)씨는 “기존 학생회나 선배가 없어 학생회 단체와 학부 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며 “학생회 구성을 못 해 학생회 활동도 못 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소디헬융대 학생회 측은 디지털헬스케어학부 학생대표자의 필요성을 느껴 디지털헬스케어학부 21학번 학년대표와 부학년대표를 선출했다. 소디헬융대 부학생회장 이어진(방사선·19)씨는 “학부 학생회가 없더라도 학년대표와 부학년대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신입생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을 테니 단과대 학생회 복지사무국을 통해 업무 보조를 계획 및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출된 디지털헬스케어학부 학년대표와 부학년대표는 소디헬융대 학생회 소속이 아니며 단순 학생대표자다. 디지털헬스케어학부는 학생대표자만 있을 뿐 학생회는 부재한 셈이다. 이에 여씨는 “디지털헬스케어학부 상황에 맞는 회칙 개정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학생회, 체제 개편 필요해 

 

학생회와 같은 학생단체의 부재는 디지털헬스케어학부뿐 아니라 자율융합 계열도 심각한 실정이다. 2020학년도까지 인문과학부, 사회과학부 등 ‘학부’ 소속으로 입학한 신입생들은 학번 순으로 임의로 과 분반을 나눠 1년간 소속 과분반에서 과생활 및 학생회 활동을 했다. 재학생 A씨는 “영문분반에서 유익한 선배와의 교류와 학생회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계열별로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학문의세계’ 수업 분반 외 신입생을 대표하는 단체나 소속된 집단이 없다. 현재 글창융대, 과기융대, 소디헬융대는 각각 ‘대학학문의세계’ 수강 인원별 카톡방을 개설해 신입생 분반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는 수업을 위한 분반이기에 현재 신입생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한 단위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부재한 것이다. 방혁(RC융합사회·21)씨는 “소속감도 안 들고 정보를 찾을 때 막막했다”며 “신입생을 대표하는 단체가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김태균(과기물리·15)씨는 “RC융합대학은 하나의 단과대학이기 때문에 학생회의 존재가 필요하다”며 “지난 1월 14일에 열린 4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RC융합대학 공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속히 RC융합대학 공동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해 신입생의 원활한 학교생활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학년도는 계열별 모집에서 더 광역화된 문·이과 통합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므로 기존 학생회 체제만으로 학사개편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자율적으로 신입생들이 중심을 잡게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RC융합대학장 왕현종 교수(글창융대·한국근대사)는 “총학생회에서 신입생들의 자율적인 모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앞으로 기층단위 학생회 자리는 단과대 학생회가 신입생들의 모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학사개편 첫해인 만큼 힘차게 달려야 한다. 하지만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채 달린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입생들을 위한 기층단위 학생단체 구성과 운영에 힘써야 할 때다.

 

글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안태우  기자
bodo_paper@yonsei.ac.kr

사진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