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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돋보기] 소유를 덜어내고, 경험을 채웁니다공유 소비의 부상, MZ에게 찾아온 ‘소유의 종말’
  • 이연수 김다영 기자
  • 승인 2021.03.08 01:35
  • 호수 63
  • 댓글 0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지난 2020년 20대 소비 트렌드를 ‘클라우드 소비’라 정의했다. 클라우드에 연결된 계정끼리 파일을 공유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소비는 제약 없는 연결을 통해 서비스를 공유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아래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한 ‘스트리밍 라이프’도 이와 상통한다. 스트리밍은 음성, 영상을 하드디스크에 내려받지 않고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스트리밍 라이프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며 사용하는 소비 방식을 의미한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풍요로운 삶의 기준이 ‘얼마나 소유하는지’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트렌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소유의 종말을 내다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의 N인 N색 공유라이프

#셰어하우스 #공유를_통해_소통 #따로_또_같이

셰어하우스는 침실을 별도로 사용하면서 주방, 거실,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다. 대학생 조민수(23)씨는 지난 일 년 동안 셰어하우스에 거주했다. 조씨는 “공유 공간이 있다는 점에서 셰어하우스는 매력적이다”고 전했다. 여러 명이 같이 산다는 점에서 안전할 뿐 아니라, 혼자 사는 외로움도 덜어졌다. 보증금과 월세가 1인 주거 형태보다 저렴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공유 공간에 거부감이 없는 조씨에게 셰어하우스는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공유 공간은 거주자 간 소통의 길을 열어줬다. 조씨는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친해질 기회가 많다”며 “혼자 먹기에 많은 배달 음식을 같이 시켜먹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거주자와 모든 것을 공유할 필요는 없다. 독립된 개인 공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셰어하우스 내에서 교류와 소통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셰어하우스에서 조씨와 거주자들은 ‘따로 또 같이’ 생활했다.

#공유옷장 #윤리적_패션 #다양한_경험

대학생 김벼리(25)씨는 공유 옷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김씨를 괴롭히는 것은 환경 문제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쓰레기가 양산되는 파괴적인 습관이 불가피했다. 김씨는 옷을 사고 버릴 때마다 생겨나는 쓰레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이때 공유 옷장이 김씨의 이목을 끌었다. 공유 옷장은 의류를 대여하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김씨는 이를 통해 입지 않는 의류를 빌려주고, 다른 사람의 의류를 빌리기도 한다. 공유 옷장에서 옷들은 버려지는 대신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공유를 통해 자원 순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김씨는 “공유 옷장을 이용하며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평소 부담스러워했던 드레시한 스타일을 도전하기도 했다. 소유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명품, 디자이너 의류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소유에서 공유로 옮겨가면서 부담이 줄자 색다른 시도가 가능해졌다.

#공유 창고* #후암 생활 #공간을_효율적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박관우씨는 도심에 위치한 공유 창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캠핑용품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박씨가 취미로 캠핑을 시작한 이래로 쌓여가는 캠핑용품들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집을 벗어나 차에도 보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공간 부족의 문제는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하는 소유가 아닌 공유 창고에서 공간을 빌리는 방식으로 해결됐다.

후암동 프로젝트도 공유를 통해 공간의 부족함을 보완했다. 후암동에는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후암 주방, 후암 서재, 후암 거실이 있다. 모두가 각자의 넓은 주방, 서재, 거실을 소유하는 것은 경제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소유하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그러나 후암동 프로젝트는 공간 공유를 통해 ‘내 공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섰다. 각자의 공간은 아니지만 모두가 주방, 서재, 거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공유는 공간의 효율적 활용으로 이어진다.

▶▶후암동 골목에 위치한 '후암거실'은 1~3층을 모두 공유 공간으로 활용한다. 공집합 기호를 활용한 로고는 다양한 개인들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공유는 MZ세대에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MZ세대가 공유 소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 따르면 경험 가치에 중점을 두는 소비자는 공유 소비를 선택한다. 소유권이 아닌 접속권, 사용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유 소비에서는 더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MZ세대에게서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난 2020년 오픈서베이 조사 결과 ‘즐거운 경험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한다’에 대한 동의율이 20,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도 한몫했다. 쓰레기를 양산하는 ‘소유’와 달리, ‘공유’는 자원을 재사용한다는 점에서 훨씬 친환경적이다. 경험 가치를 중시하며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MZ세대는 소유에서 공유로 이동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가치관 변화에 경제적 배경도 작용한다. 한양대 글로벌사회경제학과 전영수 교수는 “소비 가치관 변화는 달라진 시대 상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성장이 멈춘 수축 경제’를 달라진 시대 상황으로 제시했다. MZ세대는 고용 없는 성장,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 등 수축 경제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세대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청년층 소득증가율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탄생했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이러한 수축 경제에서 MZ세대의 구매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전 교수는 “저성장에 따른 절약 지향성이 경험 가치 지향으로 이어졌다”며 “소유에 따른 과시 욕구는 줄어들고 재화의 활용에 무게를 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유 소비는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지갑 사정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MZ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 또한 공유 소비와 연결된다. MZ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넓은 스펙트럼의 소비 시장에 접근한다. 대체재가 무한하고 다변하는 시장에서 특정 물품을 골라 소유하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한 가지만을 갖기엔 상품 종류는 무궁무진하고,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소유는 경험을 제한한다. 또한, 인터넷은 공유 소비의 기술적 기반이 된다. 전 교수는 “인터넷이 공유 효과를 증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통해 공유 소비 관련 정보가 쉽게 전달되고 공유자 간 매칭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MZ세대에게 인터넷은 중요한 소비 경로”라며 “이에 따라 공유 소비가 쉽게 수용된다”고 덧붙였다.

모든 걸 소유할 수 없는 사회에서 MZ세대는 공유로 대응했다. 작지만 완전한 ‘내 것’보다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다양성’을 지향한다. MZ세대는 공유 소비를 확장시키고 공유 소비는 MZ세대의 삶을 확장시킬 것이다. MZ세대와 공유 소비가 주고받을 상호작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욱 자료 제공

글 이연수 기자
hamtory@yonsei.ac.kr

사진 김다영 기자
dy3835@yonsei.ac.kr

이연수 김다영 기자  hamtor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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