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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는 떠났지만 문제는 남았다남은 갈등 해결 위한 지속적인 협상 필요해
  • 조성해 김민정 김다영 기자
  • 승인 2021.02.27 20:53
  • 호수 1865
  • 댓글 0

부당노동행위, 부당업무 지시 등으로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어왔던 청소용역업체 ‘코비컴퍼니’(아래 코비)가 지난 2020년 말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3구역*에 새로운 용역업체 ‘ONE E&S(아래 원이앤에스)’가 들어왔다. <관련기사 1853호 2면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 해고 위기에 갈등 빚어져’> 코비가 떠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등장한 만큼 노사분규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

▶▶제1공학관 앞 ‘ONE E&S’ 노조의 현수막. 백양로의 다른 곳에도 원이엔에스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근로조건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회사 바뀌어도 부당 대우 여전해

지난 2020년 12월 원이앤에스는 노동자들과의 첫 협상에서 ▲만 60세 이상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 ▲개인적인 송사에 휘말리는 사람 등은 고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용에 차별을 두는 행위를 금지하는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 1항에 어긋나는 행위다. 제4공학관 노동조합원(아래 노조원) 윤송원(67)씨는 “혈압이 높다는 등 업무 이행과 무관한 건강상의 사유로 고용 승계가 거부됐다”며 “몇 년간 잘 관리해왔는데 이제 와서 문제시하는 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송 중인 사람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조치에 대해 노조원 김남진(64)씨는 “현재 총괄반장의 폭행으로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조치는 현재 노조원들의 반발로 철회한 상태다.

근무 시간 또한 노동자와의 합의 없이 단축됐다. 제4공학관과 백양누리의 경우 7시간, IBS관과 경영관의 경우 6시간이었던 남성 노동자의 근무 시간이 5시간으로 줄었다. 업무량은 그대로인 반면 근무시간이 줄어 실질적인 근무 강도는 높아진 셈이다. 또한 노동 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 수 있어 노동자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원이앤에스 관계자 A씨는 “조사를 통해 회사가 필요한 시간을 산출한 결과에 따라 시간을 배정한 것”이라며 “근무 시간 조정 시까지는 기존처럼 7시간과 6시간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코비 시절 노조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노 갈등의 중심이 된 총괄반장 B씨가 여전히 노동자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총괄반장과 사측이 업무 인수인계를 목적으로 노조에 가입한 사람 목록을 공유하는 등 노조 차별의 정황이 있음을 꼬집었다. 그러나 B씨는 “현재는 출근과 발열 체크 외의 관리자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원이앤에스가 입찰한 후 노조와 비(非)노조 차별행위가 이뤄진 바는 없다”며 “경영관 외 다른 건물에서는 업무지시 등의 관리자 업무가 없기에 차별행위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B씨가 자신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노조원들과 달리 문제없이 고용됐다며 회사의 의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 측은 총괄반장이 지인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비노조원에게 추가 근무 등의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언급한 바와 같이 인사에는 반장의 영향이 들어갈 수 없으며 정식 면접을 통해 고용했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조합원을 차별하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어긋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구역 노사분규, 왜 반복되나

우리대학교 건물은 총 7개의 청소 사업장으로 나뉘며 각 사업장마다 다른 용역업체가 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코비가 담당하던 3구역 사업장에서는 타 구역과 달리 노사분규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윤씨는 “나머지 구역은 사업장 전체가 노조에 가입돼 있지만 3구역은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나뉘는 구조”라며 이를 원인 중 하나로 짚었다. 실제로 지난 코비 시절 3구역에서는 사측이 조합원과 비노조 노동자 간 갈등을 유도하고 노조원을 차별했다는 점이 노사 갈등을 야기해왔다. 시간제로 계약을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타구역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과 임금은 전일제로 고정돼 있지만 3구역은 시간제로 계약하는 형태다. 단시간 형태의 노동 계약과 노동 시간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은 노동자들의 노동 처우를 개악할 뿐만 아니라 노조 가입의 유인을 좁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대학교 총무팀은 “3구역 사업장에서의 시간제 계약 형태는 여러 논의를 거쳐 진행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말을 아꼈다.

직전 업체 코비와 해당 사업장 노동자 간 갈등에 있어서 학교는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업체와의 계약에 있어서도 총무팀 관계자는 “계약 상대 업체가 하는 인사 및 노무관리에 개입할 수는 없다”며 “업체와 노조 간의 관계는 업체와 소통하며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하청업체와 학내 노동자 갈등에 있어 학교도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간접 고용된 근로자에 대해 고의적 또는 반복적 부당 차별이 이어질 시 원청업체도 징벌적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2016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하은성(사회/문화인류·11)씨는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도록 무엇보다 학교가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게 방관하지 않는 원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협상이 빨리 완료돼 상생하는 현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3구역 상황이 특수해 기존 내용과 조정하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오랜 갈등 끝에 코비는 떠났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남은 갈등의 해결은 장기적일 것이다. 용역업체와 노동자 간 원활한 대화를 위해선 타협의 장으로서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하씨는 “노동자들의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구역: 제4공학관, 백양누리, 경영관, IBS관의 사업장.


글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김민정 기자
bodo_elsa@yonsei.ac.kr

사진 김다영 기자
dy3835@yonsei.ac.kr

조성해 김민정 김다영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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