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춘추」 XXXX호. 일주일에 한 번꼴로 대학언론사에서 보내는 「연세춘추」 신간 발표 뉴스레터 메일을 반기게 됐다. 이전부터 주기적으로 받던 알림이지만, 올해는 유독 더 관심을 가지고 챙겨 봤다. 비대면으로 1년을 보내며 학교와 완전히 단절된 생활을 하던 와중, 「연세춘추」는 유일하게 학교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반가운 연결망이었다. 평소에는 헤드라인만 보고 넘기던 기사들도 처음으로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정독하기도 했다. 아마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거주하거나 외국에 사는 학우들이라면 이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사다난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학생사회는 여느 때보다 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생기는 수업권 침해 우려, 비대면 시험으로 인한 교수와 학생 간 갈등, 그리고 여러 번 논쟁거리가 되었던 등록금 반환 문제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생들이 소통돼야 하고 학생사회의 높은 관심이 필요한 사안들이기에, 「연세춘추」처럼 이를 공식적으로 기사화하고 여러 집단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비대면으로 진행된 학생회 선거에 대한 「연세춘추」의 보도는 독자이자 학우로서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어느 때보다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 집단이 필요하지만, 평소만큼의 관심조차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캠퍼스에서라면 선거운동을 하는 선본의 모습들, 게시판에 붙어있는 투표 공고, 참관이 가능한 정책토론회 등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연세춘추」가 작성한 총학생회 선본들과 각 단과대 후보와의 인터뷰 기사들은 잊고 있었던 학생사회에 최소한의 관심을 가지게 했다.

캠퍼스에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학교 소식을 전해주는 역할은 고맙지만, 동시에 미래 춘추의 방향과 전망이 걱정된다. 만약 오는 2021년에도 비대면 학기가 지속한다면 캠퍼스 뉴스에 대한 기사 소재가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추진됐을 각종 학교 행사가 취소되고 신촌 상권과 커뮤니티도 위축된 상황에서 다양한 기사를 적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또한 총학생회 선거와 같이 비대면 상황에서도 학우들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건이라면 관심을 가질 독자층이 많겠지만, 이런 사안이 없을 때도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학생 보도에 관심을 가질지도 의문이다. 캠퍼스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 내 사안들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예상한다. 이 사태가 지속된다면 학생들이 더욱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는 수동적인 역할로 전락할 것이 염려된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현재 시점이기에 더욱 초심을 유지하면서도, 비대면 상황에서 학생사회와 소통할 수 있을 방안 재고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