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

서경민(국문·18)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누가 이미 다 해버렸습니다.
이미 아는 이야기를 인내심을 갖고 또 한 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해가 참 기네요.
올해를, 올해를 만든 이전의 것들을 뭐라고 부를까요?
어디까지가 올해일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를 잘 마무리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선 안 될 것 같습니다.

친구 같은 가족, 가족 같은 친구들이 저를 떠나지 않는 것에 늘 감사합니다.
이 상을 받는 것에 따라오는 영예가 있다면, 모두 아빠께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입선소감]

허재성(정외·15)
 

소감의 시작에는, 감사의 인사를 해야 있어 보인다 들었습니다.

사랑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퍼부어준 가족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세간의 사랑이 뭔지 알려주었던 전 여자친구에게도 매우 매우 감사를 드립니다.

개소리를 사람 소리로 만들어 준, 참된 경청인들로 구성된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환멸의 글을 알려주신 조지 오웰 선생님과 방망이 깎는 마음으로 글을 쓰라 일러주신 윤오영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괴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저의 소설을 가작으로 뽑아 주신 연세 문화상 심사위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지옥으로 몰아 넣었던, 이 소설 창작력의 원동력이었던 ‘그녀석들’에게도 감사의 엿을 드립니다.

어떤 공모전이든 당선만 되면, 작가의 자격을 얻는다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제 저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연세가 인정한 작가! 기성 문단에서는 이러한 선언을 귀엽게 보겠지만, 아무튼 저는 작가로의 취업을 선언합니다.

언제 잘릴 지 모르는 현대 사회에서, 고용 불안정이 모두를 실존주의자로 만들어 버리는 시대에서, 작가라는 평생 직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백수생활로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더라도, 방어가 불가능한 필살기를 획득했습니다.

“글을 쓰고 있다니까요!”

좋군요.

 

 

[오화섭 문학상(희곡 분야) 수상소감]

이연경(국문·17)


안녕하세요. 우선 부족하기만 한 제 글을 감상하고 선정해 주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별다를 게 없이 흘러가는 나날 속에서, 불쑥 그런 생각이 틈입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여태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모르겠고, 더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해가 갈수록 조금 더 추워지는 겨울을 맞이할 때마다, 제 삶 또한 겨울 한복판에 버려진 묘목(墓木) 같다는 괴로움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꾸만 추위가 드는 사방에서, 유일하게 안심할수 있는 난로가 글이었습니다. 비록 유별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려한 필력을 갖춘 것도 아니며, 창작 또한 언제나 고통스럽긴 매한가지지만 한 편의 글을 완성해냈을 때의 보람과 감격은 그 어떤 것과도 맞바꿀 수 없는 온기가 됩니다. 이 수상은 제게만 유의미할 그 온기가, 어쩌면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질 수도 있겠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아직은 제 이름을 적기도, 제 글을 작품이라 칭하기도 부끄럽지만, 용기를 거름 삼아 더 나은 글을 위해 살아가고 자라나는 묘목(苗木)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언젠가는 작가로 이름할 수 있는 어엿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극의 원천이자, 시대가 바뀌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알게 해준 백석 시인과 자야 선생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더불어 집필 계기를 마련해 준 이진솔 학우 및 <나나흰밤>일동에게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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