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없이 진행된 ‘2020 연세문화상’

매년 우리신문사가 주관하는 ‘연세문화상’은 ▲시(윤동주 문학상) ▲소설(박영준 문학상) ▲희곡(오화섭 문학상) 세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로 61회를 맞이한 ‘2020 연세문화상’(아래 연세문화상) 시상식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됐다. 그럼에도 연세문화상을 향한 열기는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이번 연세문화상은 시 부문에 총 53명의 학생이 105편의 작품을 응모했으며, 소설 부문에는 19명의 학생이 20편의 작품을 접수했고, 희곡 부문에 응모 학생 5명의 작품 7편이 접수됐다. 심사를 거쳐 ▲서경민(국문·18)씨의 시 「공포영화」가 윤동주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허재성(정외·15)씨의 소설 「현자 타임」이 박영준 문학상 가작으로 선정됐다. ▲희곡 부문에서는 이연경(국문·17)씨가 「나의 나타샤와 흰 바다」로 오희섭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 부문 심사를 담당한 정명교 교수(문과대·현대문학)는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이 젊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대상들과 교섭하는 방식이 다변화되는 시간이기도 했던 모양”이라며 “올해의 투고작들은 이전보다 주제가 훨씬 넓어졌다”는 총평을 남겼다. 수상작 「공포영화」는 비정상적인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내용을 담은 시다. 「공포영화」라는 제목에 맞게 엽기적인 현실을 시에 그려낸 서씨는 “이미 아는 이야기를 인내심을 갖고 들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석구 교수(문과대·현대영소설)가 심사를 맡은 소설 부문에서는 SF 계열 작품이 여럿 제출됐다. 그중에서도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사는 주인공의 삶을 매개로 현실을 풍자한 허씨의 「현자 타임」이 박영준 문학상 가작으로 선정됐다. 허씨는 “괴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소설을 가작으로 뽑아준 것에 감사하다”며 “연세가 인정한 작가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화섭 문학상을 수상한 이씨의 「나의 나타샤와 흰 바다」는 백석 시인과 기생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각색한 웹드라마 형식의 희곡이다. 이 씨는 “이 극의 원천이자, 시대가 바뀌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알게 해준 백석 시인과 자야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더 나은 글을 위해 살아가고 자라나는 묘목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60년 4월 18일 ‘연세춘추문화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연세문화상’이 이례적으로 시상식 없이 진행됐다. 그럼에도 이 상이 창작을 꿈꾸고 문학을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글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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