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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人/다] 대한민국의 인사행정, 전 세계로한국인 최초로 UN ICSC에 선출된 김판석 교수를 만나다
  • 박채연 백단비 조현준 기자
  • 승인 2020.11.22 23:19
  • 호수 1863
  • 댓글 0

인사 행정계의 저명한 학자이자 국내외를 아우르는 풍부한 실무경험을 가진 인사행정 전문가 김판석 교수(정경대·인사행정)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김판석 교수(정경대·인사행정)는 한국인 최초로 UN ICSC에 선출됐다. 그는 조교수 시절부터 IIAS등에 참석하며, UN의 행정 관련 조직과 협력해왔다.

Q.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현재 정경대학 글로벌행정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경대학장과 정경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인사행정론과 조직행태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 인사행정학회의 회장으로 활동했고 노무현 정부의 인사제도비서관, 현 정부의 인사혁신처장을 역임했다. 국제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아시아행정학회(Asian Association for Public Administration, AAPA)와 세계행정학회(International Institute of Administrative Sciences, 아래 IIAS)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Q. 한국인 최초로 UN 국제공무위원회(International Civil Service Commission, 아래 ICSC) 위원으로 선출됐다. ICSC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선출 소감이 궁금하다.

A: 지난 6일 뉴욕 UN 본부에서 실시된 ICSC 위원 선거에서 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임기 위원으로 선출됐다. ICSC는 1974년 UN 총회 결의안에 따라 설립된 UN 총회 소속의 전문기구다. UN 관련 조직은 종류가 많고, 하는 일도 다양해 ‘UN 공통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제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UN 공통시스템에 속한 기관은 28개에 이른다. ICSC는 이처럼 많은 기관의 인사제도와 보상 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주요 업무로는 국제공무원의 급여와 수당 및 보조금 조정 등이 있다.
UN 인사행정 분야의 위원회에 선출된 것은 한국의 국제적 인식과 위상이 제고된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인사행정 전공자로서 우리 정부의 인사행정에 이어 국제기구의 인사행정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게 돼 감사하다.

Q. UN ICSC는 어떻게 운영되며, 위원으로서 필요한 역량과 자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ICSC는 4년 임기로 선출된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다른 위원회와는 달리 ICSC의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상근직으로 UN 본부에서 근무하고, 일반 위원은 비상근으로 뉴욕과 제네바 등에서 개최되는 정기회의 등에 참석한다. ICSC는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사무국은 위원회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인적 자원 관리와 관련된 제도 및 정책 등에 대한 사항을 집행한다. 이를 위해 보수와 수당, 인적 자원정책 등의 다양한 부서들을 두고 있으며,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소그룹 회의에 위원들은 수시로 참여한다.
이처럼 국제공무원의 인사제도나 인사정책에 관련된 업무가 많기에 대부분의 위원은 자국의 중앙정부나 국제기구 등에서 고위직을 경험한 전문가들이다.

Q. 세계행정학회장과 UN 행정전문가위원회(United Nations Committee of Experts on Public Administration, 아래 CEPA) 위원과 부위원장을 역임하게 된 과정과 역임 기간에 느낀 바가 궁금하다.

A: 해외 행정학회에 관심을 가지고 조교수 시절부터 외국의 행정학회, 특히 IIAS에 참석하며 논문을 발표해왔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외국의 학자들과 교류·협력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그러다가 IIAS의 이사로 선출됐고, 자연스레 UN의 행정 관련 조직과도 협력하는 계기도 생겨 CEPA에서 2회에 걸쳐 8년간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두 번째 임기 때에는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IIAS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행정학회다. 2010년 전까지는 아시아인 회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회원들의 지지로 회장으로 선출돼 3년간 봉사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CEPA 위원과 IIAS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UN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지난 6일 UN ICSC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교두보가 된 것 같다.
IIAS의 회장을 지내면서 IIAS는 행정학회의 UN처럼 느껴졌다. 각 나라의 행정학회가 가입해 있는 곳이 IIAS이기에 재임하는 동안 대륙별 다양한 세계행정학회의 회의를 다녔다. 그러면서 다양한 국가의 행정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행정학에 대한 고민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Q.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의 초대원장 시절에는 캄보디아지원사업을 했고, 문재인 정부 인사혁신처장 시절에는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국가들과의 우의 증진과 인력개발의 공로로 공로패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A: 우리대학교 글로벌행정학과가 국제개발 트랙을 두고 있듯, 나 역시 국제개발에 관심이 많다. 지난 2010년 한기수 전 미래캠부총장과 함께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을 창립해 초대원장을 지내며 빈곤 문제 해소를 위한 국제개발 연구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대학중점연구소로 지정되고, 코이카*의 지원도 받게 되면서 캄보디아의 왕립프놈펜대학교(Royal University of Phnom Penh, RUPP)를 중심으로 인력개발지원사업을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의 행정발전에 관심을 두게 돼,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행정발전에도 참여하게 됐다.
이후 인사혁신처장을 지내던 시절 우즈베키스탄의 경제부총리와 고용노동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 우즈베키스탄의 인사제도발전을 위해 양국협력을 도모하자는 얘기가 오갔고, 우즈베키스탄의 인사기관을 설립하는 일과 공무원법을 기초하는 작업을 지원했다. 그러한 결과로 인사행정허브(Astana Civil Service Hub, ACSH)로부터 공로패를 받게 됐다.

Q. 전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인사제도비서관과 현 정부의 인사혁신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성과 또는 업적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인사제도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공무원제도개혁에 관심을 두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중 고위공무원단**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국내 전문가와의 협업은 물론 고위공무원단을 두고 있는 미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의 외국학자들을 만나 외국 사례를 학습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현 정부에서는「공무원 재해보상법」 제정이 기억에 남는다. 이 법은 공무원의 공무로 인한 부상, 질병, 장해, 사망에 적합한 보상을 하고 공무상 재해를 입게 된 공무원의 재활 및 직무 복귀를 지원한다. 또 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무원 및 유족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Q.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가 던져주는 시대적 의미는 무엇이며, 위 시기에 걸맞은 리더의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코로나19로 보건 위기를 겪으며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국가의 귀환’이라 부르기도 한다. 신공공관리라는 이름으로 정부 기능을 효율성 위주로 축소하다 보니 일부 서방국가의 정부 기능은 줄고, 또 일부 기능은 비게되면서 정부 기능은 약화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로 구미(歐美)선진국들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인텔 대표를 역임한 앤디 그로브(Andrew Grove)는 『승자의 법칙(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책 제목을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편집증(paranoid)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편집증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만, 이 책에서는 긍정적인 차원의 과잉반응을 의미한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편집증을 가진 사람처럼 과도할 정도의 경쟁우위를 도모할 때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요즘과 같은 보건 위기 시기에 적용해보면, 정부의 기능이 축소돼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이 시기의 리더는 평상적 대응보다 과잉대응해야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다.

Q. 최종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어떤 자리를 목표로 두고 살지는 않는다. 연구하고 강의해온 분야가 인사행정이라 흥미를 느끼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외부에서 연락이 와 정부 기관 등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 계획한다고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영어 속담에 ‘Man Plans, God Laughs’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는 표현이다. 따라서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하는 일들을 여력이 있는 한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할 예정이다.

*코이카(KOICA):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및 상호교류 관계를 증진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기관
**고위공무원단: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 및 관리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실·국장급 공무원단

글 박채연 기자
bodo_cy526@yonsei.ac.kr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사진 조현준 기자
wandu-kong@yonsei.ac.kr


박채연 백단비 조현준 기자  bodo_cy52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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