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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人] 누구에게도 두렵지 않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외침대학 내 권력형 성범죄에 대응하는 홍류서연씨를 만나다
  • 김예서 김지원 김채영 수습기자
  • 승인 2020.11.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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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에 있던 ‘대학 내 권력형 성범죄’가 문제로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사건들은 끊임없이 발생하며 그 해결 과정 또한 미진한 경우가 많다. 여기 21대 국회를 향해 ‘제도 개선’을 외치며 두렵지 않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있다. 『The Y』는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대학가 공동대응’의 기획단장 홍류서연씨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및 공동대응단 소개 부탁한다.

A.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대학가 공동대응’의 기획단장 홍류서연이다. 서울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1학년 때 우리 과인 사회학과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진 이후, 계속 교수 성폭력이나 인권 침해 사건들이 발생했다. 교내에서 대응 활동을 하던 것이 공동대응 꾸리기까지 이어졌다. 공동대응단은 학생회, 학생 단체, 유니브페미나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을 비롯해 대학 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단위들 35개가 모여 꾸린 단체다.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Q. 활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하다.

A. 각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대응하던 중, 지난 2019년 7월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내 징계위원회, 인권 센터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처음 단체를 형성했던 사건은 2019년 2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교수 사건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제도 개선 요구안을 제시했으나 우리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서울대학교 2020 총선국회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비슷한 문제를 가진 다른 대학들과 협력해볼 것을 제안했다. 다양한 단위가 힘을 모아 새로 출범한 21대 국회가 요구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공동대응단의 목표다

Q. 대학 내 권력형 성범죄 문제의 주요 원인을 무엇으로 진단하는가.

A. 교수가 가지고 있는 막강한 권력 때문이다. 교수의 성범죄 자체가 자신의 권력을 지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학생들은 즉각적인 문제 제기를 어려워한다.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은 특히 대학원생들이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지도 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는 종속적인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모 교수가 인권 침해에 문제를 제기한 대학원생의 졸업 논문을 심사해주지 않던 사건도 있다. 특히 음악미술대학의 경우에는 ‘교수 라인을 잘 타야 미래가 핀다’라는 말이 돌 만큼 학계가 좁고, 사제 관계가 종속적이다. 게다가 교원 징계위원회는 교수 위주로 꾸려지고, 대학 본부와 인권 센터에도 보직 교수들이 많이 포진해 해결 과정에서조차 위계가 작동할 우려가 크다. 성폭력 사건 발생과 미진한 해결, 사건 재발이 돌고 도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현실이다.

Q. 대학 내 인권 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인권 센터 개선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A. 우선 인권 센터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뀌어야 한다. 첫째, 인권 센터를 모든 대학에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전문 인력이 없으면 징계위원회 회부 전까지의 과정에서 교수의 이해관계 개입 등의 문제들이 쉽게 발생한다. 둘째, 설치된 인권센터가 내실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독립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학생처 산하 기구에 두지 말고 총장 직속기구로 두는 방법이 있다. 또한 인권 센터 운영위원회 소속 인력을 전문직, 정규직으로 보충해야 한다. 지금은 인력 부족에 처해 있는 곳들이 많다. 인권 센터는 사건 해결의 시작에 서 있는 기관이다. 인권 센터 개선은 사건 초기 대응에 꼭 필요하다.

Q. 교원징계위원회의 비민주성을 지적했는데 실태가 어떠한가.

A. 핵심은 교원 징계위원회 구성원이 거의 교수라는 점이다. 현재 교원 징계위원회 구성을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에는 교원 또는 외부 전문가만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라면 성폭력 피해 해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학생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인력으로 구성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 관행 하에서는 징계 수위가 낮거나 전문성이 부족하며, 피해자의 권리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

Q.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권리가 있다면.

A. 과정별로 나눠 짚어볼 수 있다. 우선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려면 임시 조치가 필요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간을 분리하고, 피해자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담당 교수를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건을 조사하고 징계하는 과정에서는 2차 가해 발언을 듣지 않을 권리가 중요하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권센터에서 “이것을 학외로 공론화하지 않은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킬 뻔했다”라고 말한 사례도 있다.
또한 징계위원회의 진행 상황을 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국·공립대학 대상으로 성폭력 사건 ‘결과’를 피해자에게 고지할 의무가 규정된 지조차도 오래되지 않았다. 서울대 음대 C 교수 사건에서는 피해자는 C 교수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사실조차 몰랐고, B 교수도 피해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5번이나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징계위원회를 거친 이후에는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 상담 지원이나 2차 가해에 대한 예방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Q. 권리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A. 이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고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등 대학 관련 법률에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학은 자율적으로 사건을 처리한다. 우리는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 징계위원회의 학생 참여, 인권 센터 내실화를 법으로 규정하도록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A. 먼저 11월 중에 국회 토론회를 진행 할 예정이다.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는 됐으나 통과가 되지 않았고, 이번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만 돼 있는 상태다. 반대가 많아서라기보다는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계류되고 있는 것인데, 우리는 올해 정기국회 안에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사건에 함께 대응할 대학, 시민사회 단위를 모아 국회를 압박하는 활동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Q. 학생 차원에서 대학 내 성범죄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A. 진부한 말일 수 있지만 역시 관심이다. 처음 이 단체를 하게 된 계기가 ‘내 문제가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었다. 이처럼 대학생들 모두가 수업 도중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성희롱 발언 등 일상화돼 있는 문제들이 언젠가 나와 나의 동료들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임을 자각하길 바란다. 그런다면 대학 캠퍼스가 안전하고 인권 친화적이며 누구에게나 평등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할 수 있는 대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작더라도 함께 움직임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우리 무사히 살아남읍시다. 모두 별 탈 없이 무사히 학교 졸업하자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홍류씨는 ‘무사히 살아남는’ 것이 학생들의 목표가 돼버린 현실을 자조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자조에서 주저앉고 그치지 않는다.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12일, 대학가 공동대응은 원생 노조와 함께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과 성적으로 평등한 대학을 위한 대학가 공동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의 노력은 분명히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개정안들이 다수 발의됐으며, 국정 감사에서 대학 내 권력형 성범죄가 다뤄지기도 했다. 오래된 관행이 바뀌기 위해서는 결국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제도의 변화는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공동대응 활동가, 이 기사를 쓰는 기자, 대학 내 폭력에 조금이나마 관심 갖게 될 독자까지. 우리의 행동이 작게나마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길 소망한다.

글 김예서 김지원 김채영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제공 홍류서연>

김예서 김지원 김채영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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