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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두 ‘혐오’하고 돈 벌 수 있어!사회 분열 일등공신 혐오 콘텐츠, 이대로 괜찮은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1.15 23:26
  • 호수 1862
  • 댓글 2

“000 참교육 했습니다” 유튜브에 ‘참교육’을 검색하면 특정 집단에 대한 무차별적 혐오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그 대상은 성별, 정치적 이념 등에 따라 다양하다. 이처럼 높은 조회 수를 겨냥한 자극적 혐오 영상이 ‘돈’이 되는 세상이다. 나날이 커가는 혐오 콘텐츠 시장의 실태를 짚어봤다.

‘떡상’ 중인 ‘혐오 코인’
설 자리 잃어가는 피해자들

“극우 코인 탈까요, 극좌 코인 탈까요?” 최근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와 같은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인터넷 방송을 준비하는 데 있어 특정 정치적 성향을 대중에게 추천받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유튜버 및 스트리머들이 시청자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한쪽을 선택한 후에는 반대 성향의 사람들을 혐오하고 모욕하는 영상을 게재한다. 이처럼 동영상 플랫폼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자극적이고 편향된 영상을 제작해 수익을 창출하는 혐오 콘텐츠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혐오 콘텐츠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지닌 속성을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고 적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최근 A 유튜브 채널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고인(故人)의 사망 장소와 장례식장 등을 방문해 이를 가십거리로 삼는 영상을 올렸다. 자극적인 댓글이 달리고 논쟁이 불붙을수록 조회 수가 올라 크리에이터는 수익을 얻는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본다는 이유하(22)씨는 “자극적인 제목을 보면 궁금증이 들거나 화가 나 클릭하게 된다”며 “어떤 이슈에 대한 영상을 보면 관련 내용을 다룬 혐오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뜨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혐오의 화살은 어디로든 향한다. 정치적 이념뿐 아니라 성별, 국적 등에 따른 차별과 배제가 만연하게 이뤄진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혐오 콘텐츠가 사회적 소수자의 설 자리를 더욱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일례로 ‘00녀 참교육’, ‘내가 겪은 맘충 썰’과 같은 제목을 단 혐오 영상은 특정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화시키며 이들을 사회로부터 소외시킨다. 올해 초에는 ‘안티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B 유튜버가 “n번방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스스로 피해자가 될 상황을 자초한 일”이라고 발언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부추기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혐오 표현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77.9%에 달했다. 청년참여연대 조희원 사무국장은 “혐오 콘텐츠는 온라인상에 기록으로 남아 비판의식 없이 소비되고 재생산된다”며 “이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공고히 하고, 혐오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싫어요’도 ‘좋아요’!
조회 수가 돈이 되는 세상

온라인상의 혐오 콘텐츠 사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아래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온라인 차별·비하 콘텐츠 심의 건수는 무려 2천337건에 달했다. 관련 심의 건수는 2014년 861건, 2015년 1천184건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조 사무국장은 “별도의 규제가 없다면 혐오 콘텐츠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혐오’는 가장 쉬운 돈벌이 수단이자 투자 대비 기대효과가 큰 콘텐츠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양질의 구성이나 특별한 재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조회 수가 곧 수익과 비례하기 때문에, 혐오 콘텐츠는 그야말로 ‘가성비’ 높은 사업이다. 유튜브 기준 월간 영상 조회 수가 850만 회 가량이면 크리에이터는 약 1천200만 원의 월수입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유튜브는 광고수익의 55%를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한다. 심지어 유튜브는 논란이 되는 혐오 콘텐츠를 필터링 없이 추천 영상으로 알고리즘에 띄우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이은택 교수는 “알고리즘을 통해 혐오 영상이 추천되면 비판적 수용 의식이 없는 시청자는 무방비로 혐오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조회 수 경쟁을 유도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메커니즘 속에서 혐오 산업은 더욱 몸집을 불리고 있다.

혐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 있다. 지난 2017년, 상대 성별에 대한 혐오를 일삼는 C 유튜버와 D 유튜버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C 유튜버는 D 유튜버에 대한 살해 협박 영상을 올림으로써 약 800만 원의 광고수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경찰 신고로 그가 부담한 범칙금은 단돈 5만 원이었다. 이처럼 플랫폼 구조상 제재 수준에 비해 수익이 크다 보니 범죄 수준의 혐오 콘텐츠가 제작되기도 한다.

신속성과 자극성만 추구하는 혐오 콘텐츠는 가짜뉴스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다. 이 교수는 “듣고 싶은 대로 들으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 혐오 콘텐츠 사업의 주요 상술”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보수적 성향의 남성 구독자를 주로 유치하는 E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여성은 경제적 능력이 없기 때문에 무상 복지 정책을 펴는 좌파 정부를 선호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정보의 유익함을 칭찬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명확한 사실 검증 없는 의견이 마치 사실인 양 배포되는 것이다.

온라인 혐오 산업,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혐오 콘텐츠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플랫폼 차원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플랫폼의 자체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19년 기준 방통위 지정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측의 시정 조치는 16.5%에 불과하다. 2019년 8월 27일 유튜브 수잔 보이치키(Susan Wojcicki) 대표는 "유튜브의 본질은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논란이 많거나 다소 공격적인 콘텐츠도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0년 기준 국내 유튜브 이용자가 3천만 명을 돌파했고, 온라인 동영상 시청자 90%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외부 규제 없이는 혐오 콘텐츠 성행을 막을 길이 없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정부가 혐오 콘텐츠에 대한 법적 규제를 시행한다. 독일은 「네트워크시행법(NetzDG)」을 통해 이용자가 200만 명 이상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콘텐츠가 올라오면 업체 측이 삭제하도록 강제한다. 지난 2019년, 독일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증오 콘텐츠 의무 삭제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혐오 발언이 포함된 게시물을 24시간 내 삭제하지 않으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프랑스의 레티시아 아비아(Laetitia Avia) 하원의원은 “온라인 혐오는 공공 건강의 문제를 위협한다”며 “온라인상에서 취약계층을 포함한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사무국장은 국내에서도 온라인 혐오 콘텐츠를 철폐할 법안이 필요하다며 그 방안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어디까지를 혐오로 볼 것인지에 대한 공통의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온라인 혐오 콘텐츠를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혐오 표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한 후에 콘텐츠에 대한 법적 규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다.

마지막으로 광고계의 ‘혐오 보이콧’도 혐오 콘텐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수 있다. 플랫폼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은 혐오 콘텐츠를 용인하는 플랫폼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혐오 콘텐츠에 광고를 송출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가 적절히 협력해야 한다”며 “이는 정부 차원의 법적 규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례로 미국의 '유색인 지위향상 협회(NAACP)' 등 시민단체는 지난 7월 인종차별 등의 혐오 표현을 방치한 페이스북에 광고를 보이콧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이에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스 등 기업이 동참하면서 운동이 확산됐다.

온라인 혐오 콘텐츠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타인의 고통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혐오 산업을 언제까지고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를 끊임없이 분열하게 하는 혐오 콘텐츠의 확산을 규제하기 위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그림 민예원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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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2020-11-16 16:48:36

    혐오는 증오와 더불어 우리사회를 피폐화시키는 행위일뿐입니다. 비대면 의견개진이 활발한 세상이다보니 더 기승을 부리는것 같습니다.최소한의 자기성찰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부터.....   삭제

    • ㅇㅇ 2020-11-16 15:03:15

      혐오는 정의의 도구로는 사용될 수 없을텐데요 안타깝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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