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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후기인가 광고인가, 성형광고의 문제를 짚다교묘한 성형외과의 바이럴 마케팅
  • 정영은 기자
  • 승인 2020.11.08 21:16
  • 호수 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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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vlog] ○○○성형했습니다.” 유튜브에 ‘성형 후기’를 검색하자 수십 가지 종류의 성형 후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들 중 어떤 것이 광고인지 구별하기란 매우 어렵다. 오늘날 성형광고는 버스, 지하철 배너나 길거리 광고를 넘어 유튜브, 성형정보 앱,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후기형식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형정보가 불법광고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후기를 가장한 의료계의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 불법 의료 광고 규제 가이드라인은 불명확한 상태다.

나날이 커지는 성형시장
그 뒤에는 바이럴 마케팅?

지난 2017년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는 우리나라의 성형시장 규모를 약 5조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세계 성형시장의 25%를 차지하는 규모다. 성형시장이 크게 형성된 만큼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강남 소재 모 성형외과의 노복균 원장은 “마케팅 비용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며 “보통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이 들고, 대형병원의 경우 억 단위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비를 적게 쓰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점점 경쟁이 과열된다”고 설명했다.

바이럴 마케팅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최근 성형광고는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아래 앱), SNS 등을 통해 후기 형식으로 나타난다. 일례로 유튜버의 성형 후기 영상을 들 수 있다. 유튜버 자신이 성형한 부위와 시기, 병원 등을 소개하며 솔직한 후기를 공유하는 영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후기 영상이 ‘뒷광고’로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최근에 유튜버 ‘민서공이’가 성형 후기 영상을 올렸다가 뒷광고 논란에 휘말린 이후 결국 해당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2호는 ‘환자에 관한 치료경험담 등 소비자로 하여금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하고 있다. 유튜버들의 성형광고 영상은 단순한 뒷광고를 넘어 의료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용되는 성형 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성형 앱은 ‘바비톡’과 ‘강남언니’로 각각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200만 건을 자랑한다. 앱에 들어가면 병원별 수술 후기와 함께 “[이벤트]○○수술 n만원!!” 등의 문구가 나와 있다. 전문가는 성형 앱에 나와 있는 후기가 사실상 광고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노 원장은 “한 병원의 후기가 4~5천 개에 달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자발적인 후기가 맞는지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형 앱에서는 일정 수 이상의 환자가 유인되지 않을 경우 광고를 의뢰한 병원에 일정 금액을 환불해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노 원장은 “대가성 광고에 해당하며, 일반적인 광고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기 작성을 대가로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이벤트 등도 모두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어엿이 광고로 활용되고 있다.

의료법 위반하는 바이럴 마케팅
제대로 된 규제는 없어

의료계가 바이럴 마케팅에 뛰어든 이유는 ‘후기’를 가장한 광고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박채원(20)씨는 “유튜브나 앱 후기는 진짜 후기일 것이란 믿음에 많이 참고하는 편”이라며 “후기가 많은 병원일수록 신뢰가 간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녹색소비자연대의 ‘성형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1천 명 중 87%가 가장 광고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광고 유형으로 ‘후기성 광고’를 지목했다.

그러나 ‘가짜 후기’나 ‘뒷광고’ 등 일부 의료계 바이럴 마케팅은 「의료법」에 직접적으로 위배된다. 「의료법」 제56조는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의료광고가 단순한 홍보 기능을 넘어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짓 광고를 포함한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가 성형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의료법」 제57조 제2항에 따르면 의료광고 시 반드시 부작용을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튜브 성형 후기 영상은 부작용 가능성을 알리지 않는다. 성형 앱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 후기도 마찬가지다. 이에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이희복 교수는 향후 부작용을 우려하며 “의료광고는 인간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부문이므로 광고의 내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플랫폼 자체의 규제 방안은 미비한 실정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경우 플랫폼 자체에서 불법 의료광고를 제지하는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콘텐츠가 필터링되지는 못하고 있다.

소비자 개인이 불법 의료광고를 발견하면, 의사협회로 구성된 자율 심의기구에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의료광고 심의기구에 시청자가 직접 신고해야 할뿐더러, 일반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의료법」 위반으로 인지하기 쉽지 않아 무용지물에 가깝다.

설사 신고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에 대한 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의료기관 128곳에서 「의료법」 위반 혐의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 중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 의료기관은 14곳(11%)에 불과했다. 또한 9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법」 위반 광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위반 건수가 2017년에는 436건에서 2019년 1천591건,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1천250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정작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병원은 2017년 120건, 2019년 81건, 2020년 상반기 25건에 불과했다.

의료광고 사전심의제
현실에 맞는 변화 필요해

현재 우리나라 의료광고는 민간 주도의 사전 자율 심의제를 거친다. 사전심의제도란 의료광고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하지 않는지 사전에 심사를 하는 제도다. 법에서 규정하는 매체에 광고를 싣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 2015년 정부가 직접 심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이후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자율적으로 사전심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성형광고가 법의 사각지대 그늘 아래에서 점차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의료법」이 유튜브 뒷광고, 성형 앱 등 최신 광고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행 「의료법」은 사전심의 대상을 신문·잡지 등과 1일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매체·SNS로 규정한다. 따라서 10만 명 이상이 접속하지 않는 플랫폼의 경우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한국인터넷광고재단에서 실시한 '성형·미용 및 치과 진료분야' 의료광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의심 의료광고 83.2% 상당이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의료전문 앱, 의료기관 홈페이지·블로그 등이었다. 노 원장은 “포털의 10만 명과 의료전문사이트의 10만 명은 다르다”며 “의료광고만을 하는 곳을 10만 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의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경우 10만 명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전체 유튜브 이용자 수, 구독자 수, 영상 조회수 중 어떠한 기준으로 10만 명을 측정할지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심의기구에서 진행하는 불법 광고 모니터링이 부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후기와 광고를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이 부재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노 원장은 “현실적으로 순수한 목적으로 작성한 후기와 대가성 광고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광고와 후기 사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는 정확한 정보 없이 성형외과로 향한다. 노 원장은 “의료광고가 호객행위로 이어지면 안 된다”며 불법 의료 광고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형이 쉽게 살 수 있는 상품처럼 광고되고 소비된다. 하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 성형수술 또한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술’이다. 성형광고에 대한 사전 단속을 강화하고, 모니터링 기준을 명확히 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글 정영은 기자
eh5586@yonsei.ac.kr

사진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정영은 기자  eh558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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