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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 우리대학교 총학 게시물 표절 의혹총학, “서울대 총학 측 대응 방식 아쉬워”
  • 김수영 정희원 기자, 구나연 수습기자
  • 승인 2020.11.08 21:35
  • 호수 1861
  • 댓글 2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지난 2020학년도 1학기부터 공약사업으로 ‘Mate야 뭐하니?’라는 캘린더 사업을 진행했다. 한 달 동안의 총학 업무를 달력 형태로 요약해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이 10월부터 ‘총학은 열일 중’이라는 캘린더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대학교 총학의 달력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리대학교(좌측)와 서울대(우측) 총학의 캘린더 사업 이미지. 총학은 서울대 총학이 우리 총학의 캘린더 사업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표절 논란, 주요 쟁점은?

표절은 타인의 아이디어나, 타인이 구체적으로 표현해 창작한 작품을 훔치는 행위를 말한다. 디자인 분야 표절의 경우 ▲원본 텍스트를 인지했다는 전제가 성립하고 ▲원본 텍스트가 이전에 사용되지 않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이것을 비슷하게 제시할 경우 표절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 총학은 서울대 총학이 게시한 이미지가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입장이다. 총학은 ▲월 표시 ▲박스형 날짜 배열 ▲색상 시스템 등에서 두 대학의 캘린더 사업 이미지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달력 형태 아이디어뿐 아니라 구조, 색상 등 전반적인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날짜를 선으로만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을 상자 형태로 배치하고, 이전·이후 달의 날짜를 표시한 방식이 동일하다고 말했다. 특히 각 부서별 업무를 색상으로 구분해 표시한 점 등에서 특별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이 총학의 주장이다.

또한 다른 대학교 학생회에서 우리 총학의 캘린더 사업과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한 적이 없음을 들어 해당 이미지가 우리 총학의 고유한 창작물임을 주장했다. 다른 대학교에서 캘린더 사업을 진행한 적은 있으나, 부서별 업무를 모두 포함한 사례가 없고, 우리 캘린더 사업과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양교 총학 간 소통 삐걱…


표절을 의심한 우리 총학은 지난 10월 17일 메일을 통해 서울대 총학에 이의를 제기했다. 11월 2일 개최된 중앙운영위원회 29차 정기회의에서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서울대 총학으로부터 받은 답변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대 총학은 메일에서 “사업 기획 과정 중 연세대 총학 사업 내용을 참고”했으며 “해당 게시물을 디자이너에게 참고자료로 제공”했음을 밝혔다. 해당 내용은 우리 총학이 표절을 확신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서울대 총학이 우리 총학 게시물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총학은 공식적인 사과와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은 돌연 해당 아이디어가 우리 총학의 독창적인 창작물이 아니며 단순 참조는 표절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게시하고, 우리 총학에 그 사실을 통보했다. 우리 총학은 경위서에 대해 ▲경위서 작성과 관련된 상의가 없었던 점 ▲메일과 입장이 달라진 점 ▲문제가 된 디자인을 경위서에 게시하지 않은 점 ▲유사성을 인지했음에도 사후 조치를 언급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씨는 “표절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이 서울대에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은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경위서를 공개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은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입장문에서 서울대 총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총학은 입장문을 통해 서울대 총학에 ▲문제가 된 게시글을 철회할 것 ▲디자인 창작자에게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권씨는 “본 입장문의 취지는 표절 자체에 대한 시시비비만이 아니라 부주의한 사업 진행과 섣부른 경위서 게시를 비판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 중앙집행위원장 손태준(전기정보공학부·18)씨는 “우리 측 경위서를 통해 참고자료로 검수 중 부주의가 있었음을 인정했기에 입장을 바꿨다고 볼 수 없다”며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하기에 연세대 총학의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통 부재에 대해서도 “면담 등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연세대 총학 측에서 2주간 별다른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과거 서울대 총학의 표절 관련 대응으로 인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대 총학은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통해 ‘서강대학교 총학생회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사과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두 총학의 기말고사 간식 사업 게시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저작권 침해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서강대 총학은 서울대 홍보물을 참고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대 총학의 간식사업 게시물 역시 고유한 저작물이 아니라 ‘freepick’이라는 디자인 제공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임이 확인됐다. 이에 서울대 총학은 “원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유사성을 지적했다”며 과도한 문제제기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학생들은 이처럼 서울대 총학이 과거 비슷한 문제를 겪었음에도 다시 표절 의혹을 받았을 때, 대응이 모호하다는 점을 비판한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이전에 같은 사유로 문제제기 했던 학교가 같은 문제를 일으킨 것이 의아하다”며 “논란이 사실일 경우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한 차례 표절 논란을 겪었음에도 또다시 서울대 총학은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속 양교 총학 간 소통 문제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권씨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의를 하던 중 이를 저버린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며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갈등 속 두 총학이 해당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글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구나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제공 55대 총학생회 <Mate>, 서울대 총학생회>

김수영 정희원 기자, 구나연 수습기자  bodo_inss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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