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0시 기준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후 수일 이내에 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했다가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긴다면 쥐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감 바이러스는 A, B, C, D 네 가지가 있고, A와 B형이 사람에게 감염되면 병적 증상을 일으킨다. 요즘 사용하는 4가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2종류와 B형 독감 바이러스 2종류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독감은 일반적으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무렵에 유행하기 시작하므로 세계의 의학자들은 그해 말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 종류를 파악하여 백신을 제조하고 가을에 접종하는데, 그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 백신이 면역기능을 제대로 나타내려면 적어도 2~4주가 필요하다. 독감이 한창 유행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11~12월이므로 10월 말에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작년에는 독감 예방접종 기간에 백신 투여 후 1주일 안에 만 65세 이상인 사람 약 1천 5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아주 드물지만, 백신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올해는 백신 운송 과정에서 보관온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침전물이 발견되는 문제가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예방접종 후 사망하는 원인이 백신의 부작용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은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의학에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고, 접종용 백신은 생산 과정에서 안전성 검사를 마친 것이다.

보건당국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독감 예방접종에 임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국민들은 보건당국의 결정을 신뢰해야 한다. 때가 늦으면 예방접종을 한 후 면역력이 발휘되기 전에 독감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적시에 접종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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