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에 열광하는 MZ세대

TV 홈쇼핑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상품을 주문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한 경험이 있는가. 직접 가게에 방문하지 않고도 상품을 간접 체험하며 쇼핑하는 기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거래 방식 ‘라이브 커머스’는 이러한 MZ세대의 고민에 응답했다.

 

새로운 쇼핑 방식, 라이브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커머스(Commerce)를 합친 말로,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를 일컫는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쇼핑라이브’나 롯데백화점의 ‘100Live’ 등 전문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문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다. 혹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개인 SNS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팔로워들에게 제품을 홍보하는 것도 라이브 커머스의 일종이다.

온라인을 통한 상품 구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중후반에 등장한 인터넷 쇼핑과 TV 홈쇼핑은 이미 우리의 일상을 장악했다. 그럼에도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라이브 커머스 성공 전략』의 저자 이현숙씨는 “온라인 쇼핑과 TV 홈쇼핑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쇼핑의 사진이나 글자만으로는 고객이 만족할 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기 힘들다. 영상을 통해 상품을 보여주는 TV 홈쇼핑 또한 일방적인 소통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하지 못한다. 즉각적인 양방향 소통이 불가능하므로 상품에 대해 질문해도 답변을 바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TV를 통한 쇼핑은 더이상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 중 스마트폰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을 살펴보면 20대는 4시간 이상(23.8%)이 가장 많다. 또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대 소비자 지출패턴 집중분석’에 따르면 20대의 한 달 기준 SNS 핫아이템 소비 관찰 횟수는 1인 평균 5.8회, 1인 최대 13회로 적지 않다. 이미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매체가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갔으며, 소비까지도 모바일 SNS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스마트폰, 특히 SNS를 바탕으로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내 최초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이 지난 2019년 2월에 등장했다. 이후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와 맞물려 수면 위로 드러났고,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성장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쇼핑이 어려워지며 라이브 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티몬, 11번가, 롯데백화점 등 기업들이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약 3조 원, 2023년까지 약 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분석했다. 국내 홈쇼핑 시장 규모가 2019년 기준 5조 72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성이 더욱 돋보인다.

 

MZ세대에게 쇼핑이란

일종의 ‘놀이’

 

라이브 커머스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실시간 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활발한 쌍방향 소통이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실시간 채팅창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바로 판매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고,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이나 후기도 바로바로 들어볼 수 있다. 이씨는 “다른 색상의 옷도 입어봐 달라는 등 구체적인 요구가 가능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습득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재미 위주의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상품 판매자는 소비자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사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혹은 쇼핑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퀴즈쇼를 진행하기도 한다. 실제로 퀴즈쇼와 라이브 커머스를 결합한 ‘잼라이브’는 현재 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퀴즈를 풀면 특정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거나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펀슈머’적인 MZ세대의 특징과 잘 들어맞는다. 펀슈머(Fun+Consumer)란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나아가 굳이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도 재밌는 영상을 보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챙겨보는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라이브 커머스를 종종 즐겨보는 정모(20)씨는 “웹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가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시청했다”며 “평소 관심 있던 배우와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라이브 커머스는 콘텐츠의 재미로 시청자를 끌고, MZ세대의 성향을 겨냥한 데다 상품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 이는 높은 구매전환율*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일반적인 전자상거래의 구매전환율은 0.3~1%인데, 라이브 커버스의 구매전환율은 5~8%에 달한다. 라이브 커머스가 MZ 고객을 사로잡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라이브 커머스는 상품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활발한 소통과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로운 오프라인 쇼핑이 어려운 지금,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방구석 쇼핑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쇼핑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구매전환율: 상점 방문자 수 대비 구매자 수. 라이브 커머스 전체 시청자 중 상품을 구매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글 김서하 기자
seoha03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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