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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인스타그램으로 만화를 볼 수 있다고?인스타툰 『며느라기』, 『곤』의 수신지 작가를 만나다
  • 변지후 송정인 기자
  • 승인 2020.11.01 20:13
  • 호수 61
  • 댓글 0

하루 중 SNS에 소비하는 시간은 적지 않다. 그래서일까.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는 ‘인스타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만화 연재 방식이 생겨났다. 인스타툰은 누구나 만화 소재만 있다면 연재할 수 있다. 인스타툰을 해시태그로 검색해보면 약 47만 개*의 게시글이 나올 정도로 웹툰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엄청난 인기를 얻은 인스타툰 『며느라기』는 웹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다. 『며느라기』와 『곤』의 창작자, 수신지 작가를 만나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대표작인 『며느라기』와 『곤』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책의 소개 부분이나 책날개에 ‘글과 그림에 관심 있는 작가’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독자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방법이다. 이야기를 쓰며, 그 이야기에 맞는 그림도 같이 그리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며느라기』와 『곤』은 SNS에 연재됐던 만화다. 『며느라기』는 6개월 정도 연재됐다. 『며느라기』의 주인공은 민사린이라는 여성으로 결혼 후 만나게 된 남편의 가족들과 일어나는 일, 거기서 오는 감정을 풀어낸 이야기다. 『곤』은 제목이 이미 있는 저작물과 겹쳐서 ‘노패밀리’라는 제목으로 1년 반 동안 연재된 만화다. ‘노’라는 성을 가진 세 남매가 임신과 출산, 육아를 통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Q. ‘인스타툰’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만화다. 인스타툰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도전이라고 하면 너무 비장하지만, 많은 사람이 내 만화를 봐 주기를 원하는 작가의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에 연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화 연재 사이트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래서 대신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찾았고, 그게 SNS였다. 큰 기대를 갖고 시작한 게 아니었는데, 지금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신기한 기분이 든다. SNS 파급력을 보며 입소문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Q. ‘인스타툰’만이 가지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SNS가 가지는 특징이 곧 인스타툰의 매력이지 않을까 한다. SNS는 접근하기 쉽고, 항시 로그인돼 있고, 댓글을 다는 게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래서 인스타툰을 보고 많은 독자가 댓글로 생각을 나눈다. 이야기에 공감하는 이들을 발견하면 뿌듯함을 느낀다. 때로는 내용에 대한 독자들의 갑론을박도 있다. 또, SNS에서는 팔로우가 된 친구끼리는 상대의 댓글을 바로 볼 수 있다. 일반 만화 사이트라면 친구가 단 댓글을 볼 수 없는데, 인스타그램에서는 ‘너 여기서 뭐 해’와 같은 댓글을 달며 소통할 수 있다. 이 또한 인스타툰의 재미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Q. 『며느라기』를 곧 웹드라마로도 만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A. 드라마 제작에는 관여한 게 전혀 없다. 드라마로 나온다고 기사화된 건 최근의 일이지만 드라마 계약은 『며느라기』를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기 시작했을 즈음의 오래된 일이다. 실제 드라마화되는 웹툰이나 책, 영화는 매우 적다고 알고 있어서 큰 기대 없이 기다렸다. (웃음) 이전에는 원작이 본래의 내용이나 의도와는 달리 변질될까 우려돼 여러 제안을 정중히 거절해왔다. 그러나 작품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의 변화가 생겨 드라마화를 결심했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혹은 계획하고 있는 장르는 무엇인가.

A. 전공이 서양화라서 전공을 살려 추상적인 순수작업을 하고 싶다. 이전에는 추상적인 것이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느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만화가 좋았다. 그런데 구체적인 작업을 하다 보니, 추상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 발현될 수 있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Q. 앞으로 새롭게 다루고 싶은 만화의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곤』을 연재하면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나눠봤을 때 『곤』 연재는 내가 해야 하며 잘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큰 메시지는 없더라도 재밌게,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 학원물도 고려 중이다.

Q. 인스타툰 작가를 꿈꾸는 청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인스타툰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인스타툰은 단순히 일기 쓰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대중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 창구로 인스타툰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수신지 작가의 『3그램』을 추천합니다>

수신지 작가의 첫 번째 만화이자 지금은 인스타툰으로도 만날 수 있는 『3그램』을 추천한다. 『3그램』에는 수 작가가 난소암을 선고받고, 한쪽 난소 제거 수술을 받고, 병문안을 온 옛 애인과 재회하고, 퇴원 후 일상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당시 수 작가의 나이는 겨우 27살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그 누구보다 씩씩하고 희망을 잃지 않았던 수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수 작가는 인터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3그램』”이라며 “3년에 걸쳐 작업했다”고 전했다. 제목인 3그램의 의미를 묻자 수 작가는 “떼어낸 한쪽 난소의 무게”라고 답했다. 수 작가는 “암을 이겨낸 경험이 감사하고 특별한 경험이라 생각해 작업으로 남기고 싶었다”며 “암 환자분들이 이 작품을 통해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 작가는 책을 암 환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병원을 돌아다니며 전시했다. 수 작가는 “이 작품에는 정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고 애착이 많이 간다”고 덧붙였다. 수 작가의 『3그램』을 읽고 나면 울컥하기도 하고 내 삶의 무게를 씩씩하게 감당하는 용기를 갖게 되기도 한다. 오늘 하루, 삶이 너무 지치고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수 작가의 『3그램』을 읽고 따뜻한 위로를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기사 발행일 기준 ‘#인스타툰’ 해시태그 검색 시 나오는 게시물 수

변지후 기자
wlgnhuu@yonsei.ac.kr

송정인 기자
haha2388@yonsei.ac.kr

<사진제공 수신지 작가 인스타그램>

변지후 송정인 기자  wlgnhu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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