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우리대학교 각종 행사들을 살펴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올해 예정돼 있던 크고 작은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학내 교류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새로운 방식의 행사들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연이은 행사 취소에 아쉬운 학생들,
일부 비대면 전환되기도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학기에는 교내 행사가 거의 모두 취소되며 학생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합동응원전과 아카라카, 대동제 등 주요 행사들이 연이어 2학기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 들어서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끝내 취소됐다. 게다가 원래 2학기에 예정돼 있던 정기 연고전까지 무산돼 유례없이 ‘조용한 캠퍼스’를 맞이해야 했다.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체 행사를 준비 중이다. 각종 교류행사들이 모두 취소된 가운데 총학은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와 협업해 온라인 행사인 ‘연택트 고류전’을 진행 중이다. 현재 총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e-sports 경기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매 학기 초 시행되는 동아리 박람회 역시 1학기처럼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온라인 동아리 박람회는 각 동아리에서 제출한 홍보 자료들이 인터넷 페이지에 게재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 단과대 학생회들도 기존에 진행하던 행사들을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 진행하고 있다. 문과대와 이과대는 각각 온라인으로 e-sports 대회를 개최했으며, 상경·경영대는 지난 19일 온라인으로 ‘상경경영대 동문멘토링’을 진행했다. 의과대는 학생들의 연구 실적을 발표하는 ‘YMSC(Yonsei Medical Students’ Colloquium)’를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단과대가 연합한 합동행사도 있다. 문과대와 이과대는 합동행사인 ‘문이전’의 첫 개최를 계획하고 있으며, 상경·경영대는 공과대와 손을 잡고 ‘공상전’을 개최했다. 의과대·치과대·간호대는 의료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인 ‘의치간 아이디어페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아래 전약협)에서 진행하는 전국약대생축제 역시 ‘방구석 약대생 축제’(아래 방약제)라는 이름으로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코로나19가 낳은 ‘새로운’ 축제들
 

온라인 환경에 맞게 행사를 기획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행사 분야가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쉬운 e-sports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행사에 함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문이전 기획단장 심준보(중문·19)씨는 “예년처럼 축제 분위기로 가득한 캠퍼스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며 “이로 인해 축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지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도리어 이런 문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온라인 공간의 장점을 활용한 색다른 콘텐츠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상경·경영대와 공과대 연합 축제인 ‘공상전’에서는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방구석 챌린지’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처럼 운동 경기를 개최하지 못하는 대신, 혼자 운동을 하는 모습을 SNS로 공유하는 이벤트다. 이에 많은 학생이 방에서 혼자 맨몸 운동을 하거나 턱걸이를 하는 영상 등을 올리며 함께했다. 방구석 챌린지에 참여한 전상윤(경영·19)씨는 “코로나19로 무기력하고 우울하던 일상에 활력소가 됐다”며 “도전하는 재미도 있고 매일 새로운 운동을 고민하며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구석 챌린지를 진행한 공상전 기획단 체육팀장 김민기(경제·19)씨는 “체육팀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안전한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비대면 진행의 취지에도 부합해 공상전을 대표할 만한 행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각자의 취미생활 등을 즐기는 유튜브 계정을 공유하고 홍보하는 ‘마이리틀공상대전’도 진행된다. 또, 공상전은 YBS와의 협업을 통해 25일에는 동아리들의 공연 영상을 유튜브 생중계하는 등 온라인 진행의 장점을 살렸다.

약학대가 참여하는 방약제에서는 ‘카카오톡 방탈출’을 진행했다. 기존의 방탈출 형식을 카카오톡 채팅방에 녹여낸 것이다. 유튜브 ‘전약협 TV’ 채널을 통해 ‘슬기로운 약대생활’이라는 토크쇼와 사연 공유 코너인 ‘수상한 복약상담’도 진행됐다. 모두 비대면 상황에 맞춰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들이다. 약대 학생회장 이명진(약학·17)씨는 “이미 수년간 진행해왔던 행사도 완전히 새롭게 개편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평소에 장소 대관, 다과 준비 등에 사용하던 비용을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나 경품에 사용할 수 있게 돼 참여자가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한 학기를 넘어 두 학기째 집어삼키고 있다. 캠퍼스의 활력도 떨어져 가는 듯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온라인 공간으로 장소를 옮겨 나름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코로나우울’을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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