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가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이런 꽃 같은 엔딩』, 『트웬티 트웬티』…

 

MZ세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웹드라마들이다. 웹드라마는 M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웹드라마가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트웬티 트웬티』 포스터

 

웹드라마, 너는 누구냐

 

웹드라마는 TV가 아닌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시청하는 드라마다. 그래서 웹드라마는 ‘SNS드라마’, ‘모바일드라마’로 불리기도 한다. 주로 ‘네이버TV’, ‘다음 스토리볼’, ‘유튜브’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 웹드라마와 TV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 회당 분량이다. TV 드라마는 한 회당 방영 시간이 1시간 내외지만 웹드라마는 보통 10~15분 정도다. 길어봤자 30분이면 웹드라마 한 편을 볼 수 있고 심지어 3분짜리 웹드라마도 있다. 시청 방법, 시청 시간 모두에서 전통적인 TV 드라마와 다른 셈이다.

국내 웹드라마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국내 웹드라마의 역사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국내 웹드라마의 시초다. 윤 감독은 “인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매회 약 5분씩 총 10편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국내 웹드라마 시장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2013년에 LTE 통신망이 구축돼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다음 스토리볼과 교보생명 소셜플라자에 웹드라마 『러브 인 메모리』를 선보였고, 삼성그룹은 네이버TV와 삼성그룹 블로그에 웹드라마 『무한동력』을 공개했다.

드라마 제작사들 역시 웹드라마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 엔터테인먼트 업체 ‘iHQ’는 웹드라마 『연애세포』를 제작했고 같은 해 윤 감독은 『출출한 여자』와 『출중한 여자』를 네이버TV에 공개했다. 윤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어디에나 있을법한 소소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국내 웹드라마 역사에 획을 긋는 작품이 나타난다. 대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참신한 스토리로 주목받은 『연애플레이리스트』다. 당시 신생 회사였던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연애플레이리스트』는 3년에 걸쳐 시즌 4까지 제작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후 『에이틴』, 『인서울』 등 MZ세대의 인기를 끈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며 웹드라마는 이들의 삶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게 됐다.

 

MZ세대, 웹드라마 왜 좋아해?

 

웹드라마가 M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숏폼 영상 콘텐츠라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장민지 웹 평론가는 “MZ세대는 많은 양의 정보를 최대한 함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며 “한 회당 방영 시간이 1시간가량 되는 TV 드라마에 비해 웹드라마를 보는 데에는 집중력의 부담이 덜 하다”고 웹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웹드라마는 짧지만,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어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많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대학생 신인선(22)씨는 “웹드라마는 짧은 시간 안에 탄탄하고 강렬한 스토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연애플레이리스트』와 『이런 꽃 같은 엔딩』을 제작한 이슬 작가는 “MZ세대는 조금이라도 지루하면 ‘스킵’을 해버린다”며 “캐릭터와 장면을 압축해 꼭 필요한 요소만 들어가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TV가 아닌 모바일 기기로 볼 수 있다는 점도 MZ세대의 인기를 끌었다. 웹드라마는 스마트폰만 있다면 출퇴근길의 대중교통, 약속 시간 전에 잠시 들른 카페 등 언제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다. 『에이틴』과 『트웬티 트웬티』를 제작한 한수지 감독은 “MZ세대는 모바일 기기를 접하며 자란 세대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대학생 송수빈(21)씨는 “TV 드라마와 달리 웹드라마는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어 좋다”며 웹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웹드라마는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 한 감독은 “MZ세대는 ‘틱톡 챌린지’처럼 단순 소비가 아닌 참여를 좋아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웹드라마를 제작할 때도 MZ세대가 출연진들을 아이돌처럼 우상으로 삼고 직접 따라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전했다. MZ세대의 놀이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또 장 평론가는 “웹드라마는 신인배우가 주로 나와 몰입도에 도움을 준다”며 “이러한 특성은 MZ세대로 하여금 웹드라마의 내용이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강모(22)씨는 “웹드라마에는 MZ세대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아 감정이입이 잘 된다”고 말했다. 신씨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이틴』을 보며 공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웹드라마는 MZ세대가 짧고 강렬한 콘텐츠, 높은 접근성,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이야기 등 MZ세대가 좋아할 법한 요소를 모두 갖췄다. 이 작가는 “지친 하루 끝에 휴식을 취하며 보기 좋은 드라마로는 웹드라마가 제격이다”라고 말했다. 바쁘고 힘든 일상이 버거울 때 웹드라마 한 편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게 어떨까.

 

▶▶『연애플레이리스트』 포스터

 

<웹드라마에 입문하려는 그대에게>

『연애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한다. 코로나19로 학교생활을 못 해본 새내기에게는 대리 만족을 주고, 캠퍼스 라이프를 그리워하고 있는 헌내기들에게는 추억을 소환해줄 것이다. 이 작가는 “『연애플레이리스트』를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보면 대학생활을 다 경험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비대면 강의를 듣느라 ‘코로나 우울’에 빠진 것 같다면 인터넷에 ‘연애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보자. 현실감 있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배경, 배우들의 풋풋한 연기가 당신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연애플레이리스트』는 V LIVE, 네이버TV,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시청할 수 있다.

 

 

글 송정인 기자
haha2388@yonsei.ac.kr

<사진제공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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