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미준수·기술적 문제 제기돼

지난 8월 19일, 우리대학교는 비대면·온라인강의를 중간고사 기간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개강을 열흘 앞둔 8월 중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에 이어 비대면·온라인강의 방식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수업 방식과 내용의 미흡함은 여전히 지적됐다.

 

▶▶지난 1학기에 이어 우리대학교의 수업은 비대면·온라인강의로 진행 중이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제기된다.

 

수업 시간 부적절 문제
너무 짧거나, 너무 길거나

 

강의계획서에 기재된 수업 분량과 실제 수업 분량이 달라 학생들은 혼란을 겪었다. 실제 수업 시간의 길이가 계획된 분량에 미치지 못하거나 초과하는 문제가 있었다.

교무처는 수업 분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부 과목은 가이드라인 기준에 미달됐다. 대학교양 자연과우주 영역 A과목은 3학점 수업으로 동영상 콘텐츠가 제공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1주차, 2주차 동영상 콘텐츠의 길이는 30분에 그쳤다. A과목 수강생 김모씨는 “충분한 내용을 배우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며 “대면수업 때와 같은 등록금이지만 수업의 질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3학점인 인문과학부 전공탐색 B과목은 한 교시 분량의 동영상 콘텐츠가 2주차는 10분, 3주차는 20분에 그치기도 했다. 교무처 교무부 관계자 C씨는 “수업 시간은 1학점당 25분 이상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수업 시간의 길이가 정해진 분량을 지나치게 초과해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3학점인 보과대 전공 D과목은 수업 시간의 길이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가량 초과됐다.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 30분 정도의 수업을 들어야 했다. D과목 수강생은 “수업 시간이 초과돼 수강이 매우 버겁다”며 “교수님들께서 수업 시간을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정상 수업 시간과 실제 수업 시간이 달라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었다. 동영상 콘텐츠로 진행되는 일부 과목은 수강편람에 실제 수업이 아닌 시험 일정에 해당하는 시간이 기재돼 있었다. 3학점인 대학교양 지역과사회 영역 E과목은 수강편람에는 금요일 1, 2교시 2시간짜리 수업으로 등록됐지만, 실제 제공된 강의 콘텐츠는 3시간 분량이었다. 게다가 동영상 콘텐츠를 당일 낮 3시까지 수강해야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E과목 수업 후 다른 강의를 이어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타 과목 수강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침 11시에 수업이 끝날 것을 예상하고, 그 이후 시간의 과목을 수강 신청한 학생들의 경우다. E과목 수강생 박모씨는 “총 영상 길이가 3시간인 것을 확인했을 때 E과목 수업 후 다른 강의를 이어 들어야 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며 “이후 문의를 통해 수강 제한 시간이 연장되긴 했다”고 말했다. 교무처는 일요일 임의의 시간으로 강의 시간 정보를 추가 입력해 출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반영한 상태다.

 

미숙한 수업 진행과
수업의 질 문제 여전해

 

담당 교수의 미숙한 수업 진행으로 온전한 수업 진행이 어렵기도 했다. 경제학과 전공선택 F과목은 제공된 플랫폼 링크 주소가 존재하지 않아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학생들은 다시 제공된 링크로 접속했지만 수업 중간에 기술적인 문제로 재접속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가 강의실 입장을 수락하지 않은 채 강의를 이어가 일부 학생들은 수업을 끝까지 수강하지 못했다. F과목 수강생은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수업을 듣기 힘들었고, 기술적인 문제까지 겹쳐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비대면·온라인강의의 기술적인 문제도 여전하다. 지난 1일부터 총학생회(아래 총학)에서 운영 중인 ‘비대면 강의 민원 접수 채널’에 18일 낮 4시 30분까지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전체 21건 중 9건이 ▲음질 부정확으로 인한 수업 이해도 하락 ▲낮은 영상의 질 항목이었다. 총학생회장 최웅집(글로벌행정·13)씨는 “지난 학기보다 접수된 민원의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며 “접수된 민원은 교무처에 이관하고 각 수업 담당 교수님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무처는 총학과 긴밀한 협조를 이어가고 있다. C씨는 “접수된 민원을 교수님들께 전달하고 민원에 대한 교수님들의 회신과 시정 상황을 총학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캠은 원활한 온라인강의 진행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C씨는 “강의 촬영 셀프 스튜디오·온라인수업 제작용 디바이스 대여와 실시간 온라인 수업용 강의실·디지털 도우미 등 다양한 유·무형의 시설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 비대면 수업도 벌써 2학기째, 더는 ‘시행착오’라는 말로 강의 질 저하를 설명할 수는 없다. 장기화되고 있는 비대면 체제 속에 학교 본부와 교수, 학생 간의 소통 및 문제개선이 절실하다.

 

 

글 권은주 기자
silverzoo@yonsei.ac.kr

사진 김수빈 기자
sbhluv@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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