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칙 개정, 총학 산하단체 인준 등 미뤄왔던 논의들 오가

지난 14일 저녁 7시, ‘2020학년도 정기 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가 열렸다. 이번 확운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로 두 학기 만에 개최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줌(ZOOM)을 이용한 비대면 회의로 진행된 확운위 안건으로는 ▲총학생회칙 개정안 ▲총학산하 단체 기구 구성 인준안 ▲집행위원회 결산 심의의 안이 상정됐다.

 

▶▶지난 14일, ‘2020학년도 정기 확대운영위원회’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회의로 진행됐다.

 

총학생회 회칙 개정과 인준
어떻게 진행됐나?

 

‘총학생회칙 전부 개정안’은 중앙운영위원 19명의 발의로 상정됐다. 전부 개정안은 회칙의 조문 체계를 기존의 ‘장, 조, 항, 호’에서 ‘장, 절, 조, 항, 호’로 변경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선관위)를 회칙기구화 및 상설기구화하는 것을 골자로 개정이 이뤄졌다. 특히 중선관위 관련 내용이 선거시행세칙에만 존재해 불안정하다는 점과 선거 기간에만 구성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이 개정이유로 제시됐다.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중선관위는 지금까지 눈앞에 놓인 선거를 관리하는데 바빠 세칙 정비 부족, 정치적 중립 문제가 지적돼왔다”며 “중선관위 상설화를 통해 시기가 다른 단과대 선거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권씨는 “중선관위를 회칙기구화, 상설기구화하는 것은 총학의 공약이었다”라고 말했다. 회칙 전부 개정안은 참석한 121단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후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 구성 ▲장애인권위원회 구성 ▲법제위원회 구성 및 법제위원장 ▲총학 집행위원회에 대한 인준이 이뤄졌다. 각 단체들은 인준에 앞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집행위원회 사업 질의응답 시간에는 교육권 수호에 관한 논의들이 오갔다. 지난 학기부터 현재까지 총학이 교육권 보호를 위해 펼쳤던 사업에 대한 평가가 오고 갔고, 이번 학기 총학이 어떤 방식으로 교육권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랐다. 총학 기획전략실장 박현민(행정·19)씨는 “최근 수강신청 변경기간 중 수강 인원 증원을 비롯해 지난 학기부터 지금까지 교육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피해사례 수합 창구를 만들고, 교무처에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등 앞으로도 교육권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추가로 권씨는 “학교 측의 입장이 강경하지만 등록금 반환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학교의 1학기 회계 내역을 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성단위 및 장 인준안은 모두 가결됐다.

 

국제캠 학생대표위원회 인준, 진통 끝 가결

 

이어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학생대표위원회(아래 국학위) 인준의 안’이 상정됐으나 논의 과정에서 많은 진통을 겪었다. 국학위는 국제캠 문제 전반과 RC 교육과 관련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총학 주도로 설립돼 활동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장기간 신촌캠 총학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며 국학위 역시 활동의 동력을 잃어 해산하고 말았다. <관련기사 1800호 3면 ‘국제캠 학생대표위원회, 설립 2년 만에 홀연히 사라져’> 그러나 국제캠 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는 기구 자체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지난 4년간 출마한 여러 총학 선본이 공약으로 내세웠다.

55대 총학 <Mate>는 국학위를 총학 산하 기구로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11차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서 국학위 준비위원회가 인준 받았다. 국학위 준비위원회는 이번 확운위에 ▲국학위 구성 ▲자치회칙을 마련해 보고했고, 국학위 인준을 요청했다.

국학위의 핵심 구성원은 국제캠에 재적 중인 과·반 및 독립학부의 새내기대표자들로 구성된 과·반 대의원*과 4월에 RC, RA 중 선출되는 하우스 위원 및 non-RC 위원 등이다. 국제캠에서 수업을 듣거나 살고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게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많은 확운위원들이 국학위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대표자들의 자격과 임기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자치회칙에 명시된 새내기대표라는 명칭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며 ▲한 학기만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위원직 임기와 상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LC 학생회장 김소라(GLC·17)씨는 “글로벌융합공학과, UIC, GLC 등 단위 자체가 국제캠에 재적 중인 경우에는 새내기대표라는 명칭이 애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학위에서 각 과 대표들은 확운위원처럼 국학위 예결산, 회칙, 심의 등을 담당한다. 다만 회칙상 표현이 새내기대표로 돼있어 2‧3‧4학년도 국제캠에서 재학 중인 단위들의 경우 자격에 대한 혼동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RA와 non-RC, 0.5학번 등 1년 임기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국학위 대표 선거가 매년 4월에 진행돼 1년간 활동하도록 규정하면 학기 단위로 국제캠에 있는 일부 학생들이 활동하기 어렵다. 글로벌융합공학과 학생회장 이기창(글융공·19)씨는 “0.5학번의 경우 국제캠에 거주한 지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야 투표를 할 수 있으며 선출되더라도 곧 신촌캠으로 넘어가야 해 1년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세부적인 내용을 더 가다듬고 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창씨 역시 “더 준비해서 좋은 상태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인준 반대 의견을 표했다. 반면 공과대 학생회장 유호균(기계·17)씨는 “다음 확운위로 안건을 넘길 경우 인수인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실제 발생할 문제들은 직접 겪고 부딪혀 봐야 더 잘 알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드러냈다. 해당 안건은 참석자 92명 중 찬성 70명, 기권 14명, 반대 8명으로 가결됐다. 발제자 박씨는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지적 사항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계 결산에 구멍… 결국 안건 철회까지

 

기타 안건에는 ‘총학생회 집행위원회 결산 심의의 안’이 논의됐다. 지난 1학기에 확운위가 열리지 않은 탓에 1, 2, 3분기 결산이 본 확운위에서 한꺼번에 심의됐다. 확운위에서는 많은 양의 결산안 세부 항목에 대한 질문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결산안에 일부 실수가 있음이 드러났다.

결산안 내용에서 일부의 오탈자를 비롯해 ▲물품 구매액 오류 ▲계정 내용 중복 기입 오류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여러 확운위원 사이에서 안건을 철회하고 추후 임시 확운위를 통해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국어국문학과 비상대책위원장 이기린(국문·17)씨는 “단순 오탈자 정도가 아니라 측정된 가격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안건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총학 결산 심의는 오는 10월 개최될 임시 확운위에서 재논의되는 것으로 결론났다.

 

근 1년 만에 개최된 확운위는 8시간 이상 진행됐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해 확운위는 비대면으로 개최됐지만 모든 확운위원들이 성실하게 회의에 임하며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권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생회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문화가 잘 이어지길 바란다”며 확운위를 마무리 지었다.

 

*글융공, UIC 일부 학과, 약학대 등 1년 이상 국제캠에 거주하는 단위들의 경우 새내기가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다.

 

 

 

글 김수영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사진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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