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매거진부장 (정외·14)

또 한 번의 개편이다. 지난 7일, 『The Y』는 거의 모든 코너를 개편한 혁신호를 발행했다. 지난 1학기에 ‘신촌 지역지’에서 ‘청년·대학사회 매거진’으로 매체 정체성을 바꾼 데 이어 두 학기 연속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한 셈이다. 잦은 개편이 불안정한 매체 상황을 의미하는 것 같아 염려스러웠지만, 매번 이번이 마지막 개편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리고 이번 개편으로 앞으로 1~2년 동안은 큰 폭의 변화 없이도 안정적인 발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The Y』를 개편할 때마다 참고할 자료가 전무하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이 주제를 매체 정체성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 코너를 만든 의도는 무엇인지 등 『The Y』를 창간한 선배들의 본뜻을 헤아릴 수 있다면 더 확실한 길이 보일 것 같았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하는 개편에 확신이 있을 리 없었다. 갈팡질팡하며 어렵게 개편한 코너가 한 학기 만에 폐지된 적도 많았다.

123기인 나는 신촌 지역지 『The Y』와 청년·대학사회 매거진 『The Y』 모두에 기사를 쓴 유일한 기수다. 지난 학기의 매체 정체성 개편에 정기자로 참여했고, 이번 학기의 대대적인 코너 개편을 부장으로서 책임졌다. 『The Y』에 무모한 개편이 더 이상 없길 바라며 내가 경험한 『The Y』의 개편사를 기록해놓고자 한다.

#1. 신촌 지역지에서 청년·대학사회 매거진으로의 개편은 ‘신촌 지역지’라는 정체성이 시효를 다했다는 내부 평가에 의해 단행됐다. 검색 한 번이면 타지역 소식도 쉽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지역지는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2017년부터 신촌지역지 『The Y』를 24개호 발행함에 따라 신촌이라는 지역을 대상으로 쓸 만한 아이템이 고갈된 것도 한몫했다. 아이템이 떨어지자 『The Y』의 지역정체성은 희미해졌고, 매 학기 코너의 신설과 폐지를 반복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관련기사 1853호 11면 ‘Y에게’>

『The Y』를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신촌 지역지 『The Y』는 배부 방식과 용지, 판형 모두 「연세춘추」와 달랐다. 빳빳한 흰 용지에 잡지와 어울리는 판형(255x340mm)으로 인쇄됐고, 「연세춘추」와 별도로 배부됐다. 우리신문사로서는 독자들이 찾지 않는 『The Y』를 비싼 돈 들여 발행할 이유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2월 11일, 우리신문사는 『The Y』를 「연세춘추」와 같은 형태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갱지에 베를리너 판형으로 인쇄하고 「연세춘추」 사이에 끼워 배부하기로 했다. 또 개편된 매체의 물성에 맞게 청년·대학사회를 『The Y』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삼기로 했다. 대학생의 시각으로 청년·대학사회 이슈를 분석해보자는 취지였다. 지난 3월 16일에 발행한 55호가 청년·대학사회 매거진으로서의 첫 번째 『The Y』였다.

#2. 지난 7월, 매거진부는 또 한 번의 개편을 준비했다. 청년·대학사회 매거진『The Y』를 한 학기 동안 발행하며 한계점을 많이 느낀 터였다.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코너 개편을 진행했고, 그 결과 3개 코너를 폐지하고, 6개 코너를 신설했다.

청년·대학사회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코너들로 꾸리고자 했다. ‘커버스토리’와 ‘이슈브리핑’이 좋은 예다. 둘 다 청년·대학사회와 관련된 시사 이슈를 다루지만 기사 형식과 구성은 완전히 다르다. MZ세대의 놀이문화를 담을 수 있는 코너를 신설해 독자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OTT를 틀어줘’와 ‘독립서적’, ‘MZ돋보기’가 이에 해당된다. ‘Y,人’과 ‘문화,人’은 인터뷰이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인물의 생애가 아닌 인터뷰이의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는 코너로 개편·신설했다. ‘와이말풀이’는 『The Y』의 장수코너 ‘빨잠뎐’을 대체하기 위한 코너다. 와이말풀이를 통해 독자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지난 7일에 발행한 59호가 코너 개편을 한 이후 첫 번째로 발행된 『The Y』다.

『The Y』는 지난 2학기 연속 큰 폭으로 변했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개편의 경과를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기자는 기록의 힘을 믿는 자들이라고 했던가. 이 기록이 『The Y』가 100호를 넘어 1000호까지 발행되는 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