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확산 등의 요인으로 8월 취업자 수가 6개월째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은 42.9%에 불과했는데 이는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진 기업들이 채용을 연기하거나 축소했고, 청년들이 주로 취업하던 대면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부터 실시 중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여파가 더해지면 9월 고용의 충격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혹여 경기가 나아지더라도 지금의 청년들은 다음 취업준비생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최근의 구직동향도 청년들에겐 부담이다. 좁은 취업문 앞에서 동년배는 물론 후배와 선배 모두와 겨루게 된 셈이다. 20대 중·후반에 취업하지 못하면 계속 양질의 일자리에서 배제되는 현상을 ‘이력효과’라고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양질의 일자리를 놓친 대졸자들이 이후에도 불안정한 고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상황이 재연될 조짐이다.

사실 청년층 취업난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09~2019년 OECD 국가들의 청년 고용지표를 분석한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OECD 청년실업률은 평균 4.4%P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0.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증가한 국가는 조사대상 37개국 중 3개국(한국, 이탈리아, 그리스)이 전부다. 단순히 코로나19로만 청년 취업난의 원인을 돌릴 수 없는 이유다.

정부는 청년들을 위해 수십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가늠하기 어렵다. 더욱이 정부 주도의 일자리 정책과 재정 투입은 한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고용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투자에서부터 나온다. 이에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경제 환경과 정책이 무엇인지 찾아 수정하고, 기업의 투자 심리를 개선해 나가는 것에서 청년 취업의 단초를 찾아야 할 것이다. 마치 전염병과 같은 청년실업을 퇴치하기 위한 경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