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제도부터 학생회까지 변화를 거듭한 GLC

GLC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 학생들로 구성된 단위로, 지난 2015년 1월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해 학부로 설립된 후 2018년 9월에 단과대로 승격됐다. 우리대학교 막내 단과대 GLC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해가며 성장 중이다.
 

 

부족한 전임교원과 강의 수,
“나날이 개선 중”

 

GLC에 속한 학생 수에 비해 전임교원 수가 너무 적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10명의 전임교원과 한 명의 학사지도교수가 1천131명의 학부생들을 책임지고 있다. GLC만 담당하는 전공책임교수는 5명에 그친다. GLC 학생회장 김소라(GLC·17)씨는 “전임교원이 부족하다 보니 심도 있는 교육을 받는 데에 제한이 생긴다”며 “강의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열리지 못하고 변동이 잦다”고 말했다. GLC 행정팀 손성문 팀장은 “교육·연구력·학생지도 모두에 탁월한 역량 있는 교원을 선발해야 하기에 간단하지 않은 일”이라며 “학교본부와 협력해 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 수가 부족하다 보니 강의 수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야마기시 마나(GLC문화미디어·19)씨는 “매 학기 전공 수업 정원이 넉넉하지 않다”며 “학생들이 수강신청에 번번이 실패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019학년도에는 바이오생활공학전공과 응용정보공학전공이 신설됐다. 하지만 같은 해 1학기와 2학기에 개설된 두 전공 강의 수는 각각 하나씩뿐이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해당 전공 희망 학생들은 전공이 없어질까 불안해했다”며 “준비와 검토를 잘 하고 전공을 신설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2019년 신설된 두 전공은 19학번 대상이었다”며 “올해 각 전공에 전임교원이 부임하게 돼 개설 강의의 수와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학기에는 바이오생활공학전공 강의 5개, 응용정보공학전공 강의 6개가 개설됐다. 이후에도 GLC국제통상전공 A씨는 “학과마다 전공수업 선택의 폭도 다르다”며 “바이오생물공학, 응용정보공학, 한국언어문화교육학과의 경우 다른 과에 비해 규모가 작아 매학기 개설되는 모든 전공을 필수 수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LC의 경우 타 단과대 수업은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기에 수업 부족 문제가 더욱 부각된다. GLC 내의 강의로만 전공 학점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손 팀장은 “유사 학과·계열 전공을 듣고 인정해주는 부분은 여러 학과와의 사전 교육 및 협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어려운 문제다 보니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개편에
혼란스러운 학생들

 

GLC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전공진입제도가 운영됐다. 학부에 소속돼 있는 2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원할 때 전공진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각 전공에서 졸업요건 개편이 단기간 내에 여러 번 이뤄져 혼란을 유발했다.

국제통상전공, 한국언어문화교육전공, 문화·미디어전공은 2016년 개설 이래로 2차례 이상 졸업요건 개편이 이뤄졌다. 2019년에 글로벌기초교육학부(아래 GBED)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교양 교육 체계 또한 개편됐다. 기존에는 학부대학에서 필수교양 24학점을 이수하도록 돼 있다가 GLC 자체의 대학교양 9학점을 이수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손 팀장은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완화하면서 수강과목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하려는 취지”였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15~17학번과 18학번, 그리고 19학번 이후의 졸업요건이 모두 달라 이를 상세히 확인해야 한다”며 “학과 홈페이지에 명시가 돼 있지만 혼란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복되는 전공 신설과 통폐합 속에 GLC 학생회 체계도 혼란에 놓였다. 지난 2019학년도 2차 정기 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와 2019학년도 2차 임시 확운위에서는 연이어 GLC 체계변경 인준의 안이 상정됐다. <관련기사 1840호 2면 ‘2019학년도 2차 임시 확운위… 총학생회칙 개정·GLC 체계변경 인준’>

지난 2017년까지 GLC는 1~5반 학생회로 이뤄져 있었다. 그러나 반 단위 학생회는 각 전공 학생을 대변하기 어려웠다. 이후 GLC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각 전공 학생을 담당할 전공단위 학생회를 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뒤따랐다. 김씨는 “한국문화통상전공은 2016년 한국문화전공과 국제통상전공으로 분리됐다”며 “한국문화통상전공 재학생 대부분은 졸업을 앞두고 있어 별도로 학생회를 구성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씨는 “한국문화통상전공 재학생을 어떤 전공 학생회에서 담당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2019년 임시 확운위 이후 GLC 전공 학생회는 국제통상전공과 한국언어문화교육전공, 문화·미디어 전공 3단위로 구성됐다. 졸업요건과 전공 강의 등을 공유한다는 공통점에 따라 전공을 분류한 결과다. 그러나 개편은 끝나지 않았다. 2019년 신설된 바이오생활공학전공과 응용정보공학전공을 담당할 학생회도 신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공 체계가 바뀔 때마다 학생회 체계도 바뀔 수밖에 없다”면서도 “자주 바뀌는 학생회 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학생들 지원에도 제동 걸린 GLC 학생회

 

체계가 급변하는 것 외에도 GLC 학생회는 ▲과중한 업무량 ▲학생회에 대한 인식 부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GLC 학생회는 현재 학생들의 공지 번역부터 강의 만족도 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김씨는 “GLC 행정팀 차원에서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공지를 번역한다”면서도 “수강신청 제도 설명 등은 중국어·일본어로 제공되지 않아 학생회에서 번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전공에 진입하지 않은 학생들의 오리엔테이션 준비 등 학생 복지 관련 대부분 업무가 GLC 학생회의 몫”이라며 “집행부원이 20명이 넘는데도 인력이 부족해 원활한 업무 진행이 어렵다”고 전했다. GBED 학생 관련 업무 일부도 GLC 학생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은 전공을 막론하고 모두 1년간 GLC 산하 GBED에서 기초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GBED 학생들은 원칙상 1년간 GLC 소속 학생이기 때문에, GLC 학생회에서 GBED 학생들을 위한 단과대 오리엔테이션 등을 담당한다. 이에 김씨는 “GBED 학생들은 1년만 GLC 소속 학생이기 때문에 GLC 학생회에서 담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GLC의 구성원들에게 ‘학생회’의 개념이 보편적이지 못한 것도 제약이다. 대학에 학생회가 있는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타 단과대 소속 학생들 대부분은 전공 강의 부족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과대 또는 학과 학생회를 찾는다. 김씨는 “해외에서 온 학생들은 부당함을 느껴도 이를 학생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며 “최근에는 학생회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해결하기보다 참으려한다”고 전했다.

 

3개 전공으로 출발한 GLC는 현재 5개 전공과 천여 명의 재학생을 갖춘 규모 있는 단과대로 성장했다. 그러나 급격한 속도로 변화를 꾀하는 중에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글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그림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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