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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주택자 청년입니다”3명의 청년, 부동산 정책을 논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9.06 20:39
  • 호수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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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도 집이 있는데…’ 사람이 살 집 하나 갖기 어려운 현실은 어느새 당연한 이야기가 됐다. 청년에게 ‘내 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과 같다. 지난 8월 26일 발표된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자료」에 따르면 2030 청년 가구는 약 14년 1개월 동안 월급 전부를 저축해야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

23번 바뀐 부동산 정책 속
새우 등 터지는 청년들

주택 품귀현상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거래를 넘어서 암묵적 ‘투자시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 정부는 ▲투기근절 ▲실수요자 보호를 통한 주거안정을 부동산 정책의 주요 골자로 내세웠다. 최근 그 일환으로 ▲대출규제 강화 ▲임대차 3법* 등이 빠르게 시행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개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대출규제를 통해 고가 아파트 갭투자**를 막고, 임대차 3법을 통해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같은 부동산 정책이 성공을 거둔다면 ‘1인 1주택’ 시대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섣부른 정책 도입이 오히려 청년층과 무주택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난 8월 4일 입법된 임대차 3법의 경우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내 집 마련’이 더욱 요원해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현 정부는 ‘서민과 청년이 안심하고 사는 주거환경 조성’을 통해 포용적 복지국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에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현행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정록(정외/경제·18) "정책 방향성 동의하나 단계적 시행이 바람직”
신효택(경영/도시·18)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 개혁 필요”
장준표(정경경영/사회·19) “다주택자 아닌 무주택자 잡는 정책”

Q. 현 부동산 정책이 주거안정과 투기억제에 있어 효과적이라고 보나.

정록: 그렇다고 본다. 전대 정부에서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한 것을 고려하면 현 부동산 정책에 큰 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불어 지난 8월 4일 발표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장기적으로 127만 호의 주택 공급물량 확보를 계획 중이다. 결론적으로 현 부동산 정책은 일관되고 강력하며 장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효택: 일부 그렇다고 본다. 부동산은 수요에 따라 공급을 즉각적으로 늘릴 수 없고, 그 괴리가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이 된다. 현재 가장 효과적으로 공급을 늘릴 방법은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유세 인상과 같은 강경책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인하 등의 유화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유인해야 한다.

준표: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현 부동산 정책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 시장에 전쟁을 선포했을 뿐, 무주택자들을 위한 근본적 공급정책은 될 수 없다. 청년층과 무주택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조세 정책이 아니라, 공급을 확대해 주택마련의 기회를 높이는 것이다.

효택: 127만 호 주택 공급 실현 가능성에 관한 정록 학우의 의견이 궁금하다.

준표: 동감한다. 127만 호를 단계적으로 서울권역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서울 10개 주요 대단지 재건축 조합들은 참여 거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정록: 물론 127만 호를 모두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시행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Q. 대출규제 강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준표: 아이러니하게도 대출규제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무주택자다. 청년, 저소득층을 포함한 무주택자들은 집을 마련하기 위해 큰 금액을 대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다주택자들은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를 통한 갭투자로 주택을 사들인다. 따라서 정작 다주택자에게는 대출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정록: 다소 섣불렀다고 본다. 대출규제 정책은 사전에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한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세에서 주택 소유로 넘어가고자 하는 무주택자들이 차액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 즉 현금 다량 보유자가 아닌 이상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효택: 동감한다. 대출규제 정책은 청년과 무주택자 등 실수요층의 주택 구매 수요까지 억누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전세 대출을 사다리 삼아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 대출규제 정책으로 이전보다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이 집을 사기는 더 힘들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임차비용과 이사비용 등을 계속 부담해야 하기에 주택 소유자와의 계층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

Q. 임대차 3법의 도입이 특히 화두다. 해당 법안이 청년들의 장단기 주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나.

정록: 청년 주거에 긍정적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다. 임대차 3법의 도입은 단기적으로 전세매물 급감, 전셋값 급등 등의 문제점을 불러온다. 결국 청년과 무주택자들은 정부의 장기 주택공급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아직 보장되지 않은 상태다.

준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다. 청년들은 대부분 목돈이 부족하기에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서 그 이자를 납부한다. 장기적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청년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 모으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효택: 단기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이 임차권 4년을 보장하기 때문에 청년 주거불안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두 학우가 말했듯 전세매물이 반전세, 월세로 전환되기 시작하면 청년세대의 주거안정은 어려워진다. 실제로 목동지역 아파트의 경우 현재 5천500여 세대 단지의 전세매물이 0개로 자취를 감췄다. 또 청년층의 수요가 높은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는 최근 전셋값이 매매 실거래가를 역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한도가 낮은 청년들은 월세로의 전환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Q. 현 부동산 정책에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록: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은 늘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지나치게 급격한 부동산 억제 정책은 ▲전세매물 급감 ▲전셋값 폭등 ▲빈부격차 심화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니 단계적으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준표: 현 정책은 사실상 수요억제에 불과하다. 보유세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세까지 높여 주택을 사고팔 때도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부동산 거래를 근본적으로 마비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효택: 실속 있는 주택 공급책이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쉽다. 재건축·재개발이나 공공부지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는 요원하다. 관련 기관과 협의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를 위한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공급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록: 준표 학우는 현 부동산 공급정책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을 했다. 그렇다면 공급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지 추가의견을 듣고 싶다.

준표: 서울은 고밀도 지역이기 때문에, 공급을 위해서는 재개발 및 재건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안전진단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로 사업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수도권 주변에 지어진 2기 신도시의 미분양 지역들에 교통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인구 분산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 3기 신도시 또한 서울 주요 도심과의 실질적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

Q. 청년세대로서 부동산 정책 진행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효택: 주거는 우리 일상과 맞닿아있는 문제다. 어렸을 때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동네 친구의 존재가 유년기 정서 형성에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주거공간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 나아가 주거는 저출산이나 빈부격차 등 주요 사회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시장은 투기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지금처럼 공급 확대나 수요억제를 위한 인위적 정책만 내놓기보다 시장의 근본 구조를 바꾸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균형발전 ▲인프라 및 교통시설 증대 등을 통해 ‘서울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록: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성급히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점진적인 규제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또한 2030세대만을 위한 주택 보유방안을 만들었으면 한다. 공공임대주택 중 청년 전세 임대주택의 비율을 확대하거나, 청년 월세 지원의 대상을 중위소득 150% 이하로 확대하는 식으로 말이다.

준표: 우선 청년 주거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현재 저렴하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공공주택 청약제도는 가점제로 이뤄진다. 그러나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없는 청년들은 가점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저소득층, 신혼부부, 외국인 등을 위한 특별공급 부문에 청년 공급 할당량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효택 학우가 말했듯 단순히 주택공급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유치 ▲자족도시 계획 등을 통해 ‘살고 싶은 지역’이 보다 많아질 수 있도록 근본적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기가 아닌 대체 투자처를 마련하기 위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1천조 원에 달하는 시중의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동산 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일례로 국가 주도 사업인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등을 통해 대체 투자처를 마련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경제적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임대차 3법: 지자체에 계약 신고를 의무로 하는 전월세 신고제,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로 하는 전월세 상한제, 임차인에게 4년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하는 계약 갱신 청구권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법안

**갭투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 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

***초과이익 환수제: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실질적 이익이 1인당 평균 3천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

****분양가 상한제: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하여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

글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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