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캠 창업 수업 실효성 문제를 짚어보다

미래캠은 청년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업가적 정신을 함양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창업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에브리타임’ 강의평가 게시판에는 창업 과목에서 창업을 실질적으로 배울 수 없다는 평이 다수 등록됐다. 이처럼 창업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습형 수업 ‘제로’
실무 교육의 공백

 

창업 과목은 이론형과 실습형 수업으로 나뉜다. 이론형 수업은 창업 시 필요한 창업사례분석과 지식재산권, 기술사업화와 같은 이론적 기초를 배운다. 이와 달리 실습형 수업에서는 창업과 관련한 아이템 탐색이나 사업계획서 작성 등 실무를 배운다. 창업 과목 이수가 실제로 학생들의 창업으로 이어지려면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은 필수다. 따라서 이론형 수업과 실습형 수업의 균형이 중요하다.

미래캠의 창업 과목에는 실습형 수업이 부재한 상황이다. 대학알리미 창업지원 교육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실습형 수업은 개설되지 않았다. 이론형 수업은 3년 평균 17.6개였지만, 실습형 수업은 0개였다. 2020학년도 창업 과목 상황도 비슷했다. 2020학년도 1학기에 11개, 2학기에 9개 개설된 수업 모두 이론형 수업이었다. 반면 신촌캠의 경우 2019학년도 기준 창업 수업 57개 중 25개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경우 44개 중 20개가 실습형 수업으로 개설됐다. 또 강원권 대학인 가톨릭관동대의 경우 창업 수업 92개 중 38개가, 강릉원주대의 경우 23개 중 4개가 실습형 수업으로 개설됐다.

창업 수업 2과목을 수강한 이현수(패키징·15)씨는 “창업 수업 수강 이후 실제로 시제품을 제작했을 때 가격협상, 견적서 작성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현장에서 부딪힐만한 상황에 도움 되는 수업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업 수업 3과목을 수강한 임진혁(의공·석사4학기)씨 역시 “실습형 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창업 아이템을 제품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 협력업체 선정 등의 실습을 해본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창업 과목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정규 과목의 특성을 원인으로 삼았다. LINC+사업단 L2M교육실 김광선 부팀장은 “정규 교과목은 학생들에게 성적을 부여해야 하기에 수업의 내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제와 시험으로 성취도를 평가하다 보니 학생들이 실질적인 창업 내용을 배우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실습형 수업이 없다는 지적에 이론형 수업에서 현장 기반의 실습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 부팀장은 “일부 이론형 수업은 실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수업에서 배운 이론적 지식을 적용할 수 있는 단계적 커리큘럼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이론형 과목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팀장은 “정규 교과목을 보완하기 위해 실습기반의 아이템 발굴과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작업 등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수업 개선요청 사항을 다음 수업에 반영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시행하고, 매 학기 창업 강사와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이론형 수업을 보완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습형 수업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은 창업 실무 학습을 필요로 하지만 여전히 미래캠에 공식적인 실습형 수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해서도 공식적인 실습형 수업의 개설이 필요해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아이디어 도출 도구이다. 고객 세분화, 가치 제안, 채널, 고객 관계, 수익원, 핵심활동, 핵심자원, 파트너십, 비용 구조 등의 요소를 통해 한눈에 비즈니스 모델을 파악할 수 있다.

 

 


글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그림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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