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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도 못 뗀 감사위원회, 제대로 된 운영은?제 역할 하기엔 빈틈 많은 감사위… 보완 필요해
  • 김수영 조성해 기자
  • 승인 2020.09.06 11:55
  • 호수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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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로 활동하는 학내 자치단체들은 진실하고 투명하게 자금 운영을 할 의무를 진다. 그러나 이들의 운영을 감독하고 부정을 제재할 감사위원회(아래 감사위)는 아직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회칙은 있는데…”

학생회칙에 자치단체 감사가 명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사가 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의 업무 및 권한으로 규정돼 있을 뿐, 그 과정이나 범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10월 28일 개회된 2019학년도 2차 임시 확운위에서는 감사위를 독립적인 회칙 기구로 운영하도록 회칙이 개정됐다.** 당시 개정안을 발의했던 54대 총학생회장 박요한(신학/경영·16)씨는 “중앙 단위 차원에서의 통일된 감사 규정이 없어 자치단체별로 회계 투명성에 큰 차이가 있었다”며 “감사위 규정을 만들어 학생사회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무 감사대상에 과·반 단위 미포함 ▲감사위 투명성 미흡 ▲감사위 정원 부족 등에서 회칙상의 허점이 드러난다. 과·반 단위 학생회는 매년 구성원들로부터 많게는 인당 10만 원이 넘는 학생회비를 걷어 활동한다. 이렇게 큰 금액을 운용하면서도 학생회비 책정 기준이 모호하고 예·결산이 요식행위로만 이뤄지는 등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돼 왔다. <관련기사 1817호 3면 ‘단과대 및 과·반 학생회비 합리성 확보할 때’> 그럼에도 회칙상 명시된 감사위의 의무 감사대상은 총학 집행위원회, 단과대학생회, 특별자치단체로, 과·반 단위 학생회는 제외된다.

또 감사위의 투명성을 담보할 장치도 부족하다. 회칙에는 확운위원 중 5명을 감사위원으로 뽑아 활동하게끔 명시돼 있다. 그러나 본인이 속한 단위의 감사 진행에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등 친분·위계로 생길 수 있는 불공정 관계를 고려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회칙에서 규정한 5명의 감사위 정원 역시 우리대학교의 모든 학생사회 단위를 감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 밖에도 감사위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세칙이 마련되지 않아 감사 진행, 결과 공개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감사위 ‘모범사례’를 찾아서

감사위가 원활하게 활동하는 모범사례도 있다. 미래캠의 경우, 감사위의 회칙과 운영이 비교적 체계적이다. 미래캠 총학생회장 최웅집(글로벌행정·13)씨는 “감사대상은 학생회비를 사용하는 학생사회 단위 전체”라며 “단과대는 물론이고 과·반 단위 전체에 감사를 진행하며, 과에서 학생회비 지원을 받는 소모임도 그 대상이다”라고 감사위의 기본 원칙을 설명했다. 감사는 한 해에 두 번 진행되며 결과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아래 전학대회)에서 공개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1월 개회된 전학대회에서 다수의 학생회 단위가 감점을 받아 징계 대상이 됐다는 감사 내용이 발표됐다. <관련기사 1842호 6면 ‘매 학기 진행되는 전학대회, 학생 대표자의 책임감은?’>

감사위원의 구성 또한 전학대회 인준 대상이다. 감사위는 부총학생회장을 감사위원장(아래 감사위장)으로 하고 그 아래 20~30명가량의 감사위원으로 이뤄진다. 감사위원은 전학대회 대의원 중에서 모집한 후 단과대별 대의원 수를 고려해 명단을 추리고, 이를 전학대회에서 인준한다. 인준된 감사위원들은 본인이 속하지 않은 단과대 소속 단위 감사에만 투입된다. 친분·위계 관계로 생길 수 있는 불공정을 막기 위해서다. 최씨는 “총학생회(아래 총학) 감사의 경우에도 총학 구성원을 제외한 감사위원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감사위가 총학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도 있다. 서울시립대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립대 감사위장 김다현(건축공학·18)씨는 “감사위를 회칙상 독립 기구로 명시하고 있어 모든 재학생이 감사위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 구성에는 단과대별 최대 인원이 정해져 있다. 김씨는 “감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각 단과대마다 1~2명으로 제한해 총 16명의 감사위원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는 8개 단과대에 9천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 것에 비해 우리대학교의 경우 17개 단과대에 1만 9천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회칙상의 ‘5명의 감사위원’이 매우 부족함을 방증한다.

감사 결과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비교된다. 실제로 서울시립대 감사위는 한 해 두 번 정기 감사를 진행하고, 감점 총점과 감점 세부 내역, 복리후생비용을 단위별로 공개한다. 벌점 누적 정도에 따라 ▲사과문 게재 ▲계정별 금액 정리 후 공개 ▲복리후생비 반납 등이 징계로 부과된다. 감사 결과뿐 아니라 감사위 자체에 대한 정보도 쉽게 알 수 있다. 김씨는 “감사위의 회칙 및 벌점 기준표 등 또한 모든 재학생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감사위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감사위 회칙도 미비할뿐더러, 회칙에 따르면 한 학년의 첫 확운위에서 인준이 이뤄져야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에 따라 확운위도 개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회칙을 정비하고 세칙을 새로 제정한 후에야 정식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연세 학생사회를 위해 하루빨리 감사위 규정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

*제24조③ : 예산 심의 확정 및 결산 심사
제24조⑩ : 집행부 집행사항의 감사 및 감사 결과 부정 시 그 해당 책임자에 대한 학교 당국에의 징계 건의
**제69조 (지위) : 감사위원회는 집행사항의 감사를 위하여 확대운영위원회가 자격과 권한을 위임한 상설기구이다.

글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그림 민예원

김수영 조성해 기자  bodo_inss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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