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때

김지은 (국문·18)

지난 2019년 12월부터 발병하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는 2020년의 절반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못한 채 우리의 일상에 침투하고 막중한 경제·사회적 피해를 가져왔다. 우리나라 또한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가 침체하는 등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통해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위축됐던 소비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었으며, 소득 감소로 우려를 표하던 국민들을 위로함으로써 심리적 방역 또한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며 우리나라는 한 차례 위기를 넘긴 듯 보였으나, 최근 다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런 긴급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미뤄뒀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무엇보다 이번 논란은 지급 방식에서 크게 의견이 갈렸다. 선별지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경제성과 효과성에, 보편지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긴급성과 효율성에 무게를 두며 논쟁에 참여했다. 두 의견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 쉽게 결정지을 수 없는 문제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본 글에서는 아래의 이유로 현 상황에 필요한 것은 보편지급보다는 선별지급임을 주장하고자 한다.

선별지급을 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첫 번째로 경제성을 들 수 있다. 선별지급은 지급 대상을 특정 계층으로 축소한다는 점에서, 보편지급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구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특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국채를 통해 지급될 수 있기에 당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우선하는 방식이 더 적절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선별지급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행정적 처리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현 상황을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단기적으로 바라본 주장이다. 현재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생길 만큼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위기상황이 생길 때마다 행정처리 과정을 이유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다면, 우리는 매번 재정난에 허덕여야 할 것이다. 추가로 드는 행정 비용이 보편지급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넘어선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한 번 마련되면, 이를 바탕으로 추후에 더 효율적인 행정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현재 긴급재난지원금 외에도 다른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정부는 재정난을 의식해 경제성을 고려한 선별지급을 채택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선별지급은 효과성 면에서 보편지급보다 탁월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시대는 특정 계층에게 특히 큰 피해를 줬으며, 소비시장의 동향 또한 크게 바꿔 놓았다. 코로나19 이후의 소비시장을 살펴보면, 대면으로 진행되던 사업들은 침체됐으나 비대면 사업들은 호황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선별지급 기준을 마련함에 있어 코로나19 전후의 소득 수준을 조사해 실질적 피해를 본 사람들을 가려낸다면, 보편지급을 했을 때보다 더 큰 구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보편지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해 경제가 활성화되면 전 사회적으로 구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다. 실제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기획재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효과가 있었다”라고 봤다. 그러나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그동안 필요했던 소비가 이미 충족된 상태임을 고려한다면,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실질적 효과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봐야 옳다.

이번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격상으로 촉발된 만큼 ‘구제’에 보다 방점을 둬야 한다. 보편지급을 했을 경우에는 그 긴급성과 효율성을 챙길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질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하위계층을 충분히 구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없다는 문제를 낳는다. 지금 당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이 형평성 측면에서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봐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전 국민의 협력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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