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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코로나19와 RC
  • RC교육원장 전광민 교수(공과대·내연기관)
  • 승인 2020.09.06 11:53
  • 호수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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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교육원장 전광민 교수
(공과대·내연기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기존의 생활방식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인간과 인간이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이 정상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외 대학들도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특히 연세대학교 RC는 이 큰 도전에 직면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지난 학기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해 RC가 채택한 변화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RC는 ‘Residential College’의 약자로, 학생들이 함께 기숙하며 생활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RC교육은 강의를 통한 대학교육에 더해, 생활을 통해 살아있는 경험적 지식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하면서 이 기본 전제가 흔들렸다.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사하지도 못하는데 RC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질문한다. 과연 이 시기에 RC의 정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RC구성원들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의하면서 방향을 잡아 왔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RC의 기본 목적은 학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주인이 돼 동료들과 함께 대학 생활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교에 올 수 없는 상황에서 얼굴도 모르고 뿔뿔이 흩어져 사는 학생들에게 RC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연세대학교에 대한 소속감, 자긍심, 동료의식 고양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신입생들이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와보지도 않은 캠퍼스를 어떻게 사랑하고 ‘연세대인’임을 자랑스러워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고민 끝에 RC의 주요 업무를 설정했다. 바로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해 대학에의 소속감을 느끼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RC교과목에 ‘자기주도활동’이 있다. 학생들이 자신이 과연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돌아보고, 대학에 들어와서 하고 싶었던 활동을 선택하고 계획한 후 실행하는 과목이다. 이 과목을 지난 2년간 준비해서 올해부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하도록 방향을 수정했다. 비록 코로나19와 맞물려 이 변화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방식의 유연성 때문에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주어진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도 꽤 있고 이를 다른 과목과 비슷한 수업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도 있어서 아쉽지만, 새 학기에는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 늘 것이라고 기대한다.

RC교육원에서는 기존의 방식과 같이 문화예술, 특강, 건강 분야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각 하우스에서도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업무가 많아진 RA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하우스 프로그램은 전체 프로그램으로 대체해 축소했다.

이제 RC에 남은 숙제는 학생들이 어떻게 연세대학이라는 공동체에 속했다는 것을 경험하고 즐기도록 분위기를 만들 것인가다. 지난 학기에는 ‘연세 갓 탤런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팀을 이뤄 장기를 발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고, 기존의 창의플랫폼을 통해 팀워크를 경험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이 비대면 교육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김진 명예교수의 스트레스 저감과 명상에 대한 특강, 박순영 명예교수와 박진배 명예교수의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대한 대담, 인도문화원의 명상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또 학생들의 신체 건강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홈 트레이닝, ‘Running Crew’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소속감도 느끼고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동료의식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과정에서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을 줄이고, 비록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 나누고 소통하며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이번 학기에는 일단 기숙사에 들어와 대학 생활을 맛보기를 원했으나,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인해 다시 나중을 기약하게 됐다.

너무 아쉽고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워낙 커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오는 경우를 대비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준비를 용의주도하게 하고 있다. 이미 RA들은 기숙사에 머무르며 RC학생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지가 없는 학생들이 일부 기숙사에 들어와 있는데, 이들과 함께 코로나19 전파를 방지하는 생활방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비록 대면으로 만나지는 못하지만,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가기 위해 서로 위로하고 힘을 북돋기를 희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

RC교육원장 전광민 교수(공과대·내연기관)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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