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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

올해 유례없이 긴 장마가 기후위기의 전조임을 알리는 전북녹색연합의 해시태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위에 정체돼 장장 54일간 비를 뿌린 것이다.

기후위기의 결과는 참담했다. 장마철 폭우로 인해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1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국에서 산사태가 1천5백 건이 넘게 발생했고, 전체 농경지의 3%가 침수됐으며, 축산농가 역시 가축 폐사로 직격탄을 맞았다. 피해 규모가 막대해 총 38개 시·군·구와 36개 읍·면·동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장마가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방재의 출발은 인재였던 부분을 되짚어보고 동일한 실수가 재발하지 않는 데서 찾아야 한다. 실제로 용담댐, 합천댐, 섬진강댐의 방류량 및 방류 시점의 조절 실패가 저지대의 피해를 가중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환경부는 인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착수했다.

이외에도 침수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금액을 현실화하고, 지원방법 및 대상을 다각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정부가 침수지원금을 2배로 증액하기로 했지만, 그 금액은 가구당 2백만 원에 불과하다. 집 전체가 완전히 파손됐더라도 최대 지원금은 1천6백만 원을 넘을 수 없다. 더욱이 일상생활상의 지원을 넘어 삶의 터전인 논과 밭 자체를 복구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요원하기만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재해는 찾아왔다. 경찰과 구조대원은 실종자를 찾고, 정치인은 수해 현장에서 ‘인증샷’을 찍어대며, 방송은 수재의연금을 독려하는 과거의 공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와 같은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작금의 홍수 피해에 대한 냉철한 반성으로 국가의 치수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항상 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는 동시에 피해 주민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향후 출현 가능한 다양한 기후위기를 예측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로드맵을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이제 K-방역에 이어 K-방재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때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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