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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사회, 미국의 인종차별 반면교사 삼아야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린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경찰관은 즉각 해임되고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희생자를 추모하고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진압 사건이 아니라 공동체에 내재화 돼있던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을 드러낸 사건이다. 이에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는 #Blacklivesmatter 해시태그 운동이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국과 FIFA, 바티칸까지도 본 사건의 본질을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근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사회는 비단 태평양 건너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일까. 동시대의 대한민국은 인종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니다. 지난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한국사회 인종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이주민의 68.4%가 인종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중 거의 절반은 ‘무언가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라고 답해 아무런 도움 없이 수동적으로 인종차별에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52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9%에 달했다. 이들이 차별로부터 적극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이른바 ‘인종차별철폐법’을 새롭게 제정해 인종차별에 관한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는 동시에 피해를 구제하며, 인종차별 대응을 위한 교육과 정보 제공을 증진 시켜야 한다. 또한 인종갈등 해소와 다문화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의무화시켜서 인식 개선을 위한 첫걸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적 요소가 넘쳐난다. 특정 인종이나 특정 지역인을 비하하는 표현은 일상생활을 넘어 방송에서까지 쉽게 목격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크레파스에도 ‘살색’이라는 표현이 최근까지 사용됐다. 이 ‘살색’으로 그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와 동등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지금은 살구색으로 대치됐지만, 이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인종차별적 요소를 찾아내 근절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했을 때, 우리도 언젠가 미국 사회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인종차별의 참혹한 결과 앞에 선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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