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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소속 청소노동자 해고 위기에 갈등 빚어져연세대 분회, 부당해고 주장하며 농성 이어가
  • 박진성 조현준 홍예진 기자
  • 승인 2020.05.31 20:04
  • 호수 1853
  • 댓글 0

우리대학교 청소 용역업체 ‘코비컴퍼니’(아래 코비) 소속 노동자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 분회(아래 연세대 분회)는 지난 5월 21일부터 매일 총무처 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백양로에서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의 부당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코비 노동자들이 농성에 나서기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코비는 부당노동행위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던 업체다. <관련기사 1839호 3면 ‘그들은 왜 학생회관 앞에 모였나’> 현재 청소노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로는 ▲학교의 수의계약* ▲부당한 해고 ▲노동조합원 탄압 ▲원청인 학교의 책임 회피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12월까지였던 코비와의 계약을 두 차례에 걸쳐 2020년 12월까지로 연장했다. 이는 수의계약이므로 우리대학교 「구매업무규정」 제8조**에 위반되는 사항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소용역 계약은 2천만 원이 넘는 계약이므로 공개입찰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부득이한 연장이었다는 입장이다. 총무처 총무팀 송동우 팀장은 “첫 번째 3개월 연장은 총장 인수위가 꾸려지던 시기라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때였다”며 “두 번째 9개월 연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공개입찰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8일에는 청소노동자 이인화(62)씨가 계약기간 만료 통보서를 받으면서 부당해고 논란도 불거졌다. 학교와 코비의 계약이 연장됨에 따라 청소노동자들이 새로 근로 계약서를 작성한 후였다. 이인화씨는 “코비 소속 중간관리자가 ‘9개월 연장 계약서’라고 설명해서 서명했다”며 “나중에 보니 내 계약서만 계약 만료일이 6월 4일이었다”고 말했다. 계약 만료가 연말인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이인화씨는 계약 만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코비 박경식 대표는 “거래 계약에 효력이 있는 것은 구두가 아닌 문서”라며 “근로계약서를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고 말했다.

연세대 분회는 이 사건이 부당한 해고이자 노동조합 탄압이라고 지적한다. 연세대 분회는 이인화씨가 해고 위기에 처한 이유가 연세대 분회 조합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손승환 조직부장은 “코비 박경식 대표는 조합원들을 고소하고 부당 징계를 내리며 탄압해왔다”며 “이인화씨 역시 노동조합 탄압의 일환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들은 과거 박 대표가 코비 소속 일부 조합원들을 고소한 내용을 보면 이인화씨가 조합원 중에서도 ‘눈엣가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코비 소속 5명의 청소노동자들은 경찰서로부터 피고소 사실을 들었다. 박 대표가 연세대 분회 집회 중 명예훼손과 모욕적 언행이 있었다며 조합원들을 고소한 것이다. 이인화씨는 이 당시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한 조합원 중 하나였다. 2월 26일, 서부지검은 이를 무혐의로 판단했지만 박 대표가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등검찰청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지난 5월 25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가 코비와 계약 연장했다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도 연장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중간 계약 만료는 그 누구에게도 적용된 선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대표는 “계약종료는 회사의 권한이므로 문제가 있다면 노동부 등 관련 기관으로 이의제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앞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노동자들도 재계약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무처는 이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급계약 하에서 코비의 경영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송 팀장은 “연세대 소속이 아닌 코비 소속 직원이기에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해고 건도 항의가 들어와 알게 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는 원청의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대위 대표 이연재(사회·16)씨는 “하청업체에 말하라는 것은 원청이 책임을 회피하는 전형적 변명”이라며 “노동자와 업체의 발언권이 동등하지 않음에도 학교가 어떤 개입도 않는 것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 분회는 지난 5월 21일부터 총무처 내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어지는 농성, 커지는 집회

연세대 분회는 지난 5월 21일부터 총무처 내 농성을 이어가며 이인화씨의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5월 28일 낮 2시 30분에는 백양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연세대 분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공대위 ▲노학연대단체 ‘만년설’, ‘모닥불’, ‘가시’ ▲수습노무사모임 19기 ‘노동자의 벗’ ▲노동해방투쟁연대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가 참여했다. 집회는 참가 단체들의 연대발언으로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장성기 지부장은 “코비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 등을 지적받은 업체”라며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용역업체임에도 원청은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대 발언자로 나선 숙명여대 노학연대단체 ‘만년설’의 나수빈(법학부·17)씨는 “세상의 진리와 철학을 배우는 대학에서 푼돈에 인격이 버려지고 있다”며 “연세대 본부는 외면하지 말고 부당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2시간가량 진행된 집회는 ‘고창농악 전수생 연합’의 풍물공연과 함께 본관 행진이 이어진 후 종료됐다. 손 조직부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코비와 관련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 역시 이어지고 있다. 갈등이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의계약 : 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체결하는 계약

**제8조(계약의 방법) ② 추정가격이 2,000만원 초과인 경우에 경쟁입찰 등의 방법으로 계약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사진 조현준 기자
wandu-kong@yonsei.ac.kr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박진성 조현준 홍예진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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