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신촌캠 교무처는 ‘중간고사 온·오프라인 시험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교수진에 발송했다. 이후 미래캠 교무처 역시 주요 지침은 신촌캠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대체수업이나 간단한 퀴즈로 시험을 대체할 것을 공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 측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목에서는 중간고사가 시행됐다.

 

 

중간고사, 어떻게 진행됐나

 

신촌·미래캠 교무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과 비대면 시험의 공정성 문제를 방지하고자 중간고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 이유로 신촌캠 교무처장 이종수 교수(사과대·지방정부/인사행정)와 미래캠 교무처장 서광덕 교수(과기대·영상통신)는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강의에서는 중간고사가 시행됐다. 시험은 ▲줌(zoom)을 통한 실시간 평가 ▲제한시간 내 풀이 답안 제출 ▲대면 시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줌을 이용한 실시간 시험이 치러졌다. 모든 학생이 화면을 공유해 대면 시험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함이다. 교과대 재학생 A씨는 “교수가 줌으로 문제를 공개하면 학생들은 시간 내 문제를 풀어 답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험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래캠에서 경제학 강의를 수강 중인 B씨도 “학생들이 시험 치는 모습을 공개하고 문제를 풀어야 했다”고 말했다.

교수가 와이섹(YSCEC)에 시험 문제를 공개하면 학생들이 주어진 시간 내 답안을 제출하는 방식도 있었다. 대개 실시간 현장을 공유할 수 없어 오픈북 시험을 전제로 했다. 신촌캠 한 영문과 강의는 학생들의 동의 아래 제한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교재를 참고해 서술형 답변을 제출하게 했다. 미래캠 디자인예술학부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험이 치러졌다. 디자인예술학부 재학생 C씨는 “학생들이 일정 시간 동안 작품을 만들면 교수가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시험이 진행된 과목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면 시험이 실시되기도 했다. 신촌캠 의과대에서는 지난 3월 30일 첫 대면 시험이 이뤄졌다. 신촌캠 의과대 학생회장 장혁주(의학‧17)씨는 “발열 체크와 자가 문진을 필수로 시행했다”며 “미약한 의심 증상이라도 보이는 학생들은 증상자 시험장에서 따로 시험을 쳤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4월 안에 분기 평가를 완료해야 하는 의과대 학사 일정상 불가피하게 시험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기대에서도 대면 시험이 치러진 과목이 있었다.

 

혼란 속 잇따른 우려들

 

다양한 형태로 중간고사가 시행된 상황에서 ▲정당성 ▲부정행위 ▲성적 장학금 수혜자 선발 문제와 관련해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중간고사 시행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촌캠 재학생 D씨는 “두 과목에서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봤다”며 “원칙적으로 중간고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시험 강행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캠 재학생 E씨는 “일부 과목에서 중간고사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원칙적으로 중간고사를 불허하지만, 중간고사를 시행해도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없다면 제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교수 재량을 완전히 박탈할 수는 없다”며 “수업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중간고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간고사를 진행한 신촌캠 F교수는 “현재 강의 중인 수업은 전공기초 과목으로, 학생들의 심도 있는 학습을 위해선 중간고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 시험 특성상 예상되는 부정행위 가능성도 우려했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경우 여러 매체로 교과 내용을 확인하거나 다른 학생들과 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기연(인예국문·19)씨는 “다양한 부정행위가 이뤄질 수 있음에도 온라인 시험을 치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촌캠 재학생 G씨는 “학생들이 답변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아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부정행위 우려에 ▲문제 유형 변경 ▲정밀한 시험 감독 등의 대비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일부 교수들은 명확한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학생들의 이해도 측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 신촌캠 H교수는 “학생들의 암기력이 아닌 이해력과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형 시험을 진행했다”며 “이러한 시험은 부정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면밀한 감독 아래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과목도 있었다. 신촌캠 I교수는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줌으로 학생들을 감독했다”며 “원활한 시험을 위한 예비 점검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은 부정행위 처벌에 강경한 태도를 내비쳤다. 이 교수는 “온라인 시험에서의 부정행위 등 문제가 관찰될 시 현황을 조사하고 관계자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기 전면 비대면·온라인 강의…
순탄치 못했던 첫 성적평가

 

이러한 대비책에도 불구하고 중간고사 기간 동안 부정행위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촌캠 한 교양 강의에서는 온라인 퀴즈 진행 중 학생들이 SNS로 답안을 공유한 사실이 적발돼 도중에 시험 방식이 변경됐다. 기존에는 비교적 긴 제출기한을 두고 학생들의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출제했지만,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빠르게 답해야 하는 문제 중심으로 출제하게 된 것이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이 점수에 급급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공정하게 푼 학생이 불공정하게 평가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캠의 한 강의에서도 시험시간에 학생들이 답을 공유한 사례가 드러났다. 학부생 J씨는 “해당 학생들은 카메라가 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메라를 끄고 답안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며 “성적평가에 있어 공정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학교 측의 공식대응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교무처 학사지원팀 김영숙 팀장은 “아직 부정행위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게 없어 학사지원팀의 제재나 대응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신촌캠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사실상 부정행위를 일일이 찾긴 어려워 시험 관련 논의가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기 모든 과목에 대한 절대평가 원칙에 따른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성적 장학금 수혜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면 온라인 강의로 인해 성적 기준을 예년보다 유하게 설정한 교수들이 많아지면서다. 그러나 학교 측은 성적 장학금 선발 기준은 기존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과대 행정팀 관계자는 “아직 장학금 관련 논의가 이뤄진 바는 없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대책을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캠 학생복지처장 김지현 교수(보과대‧기계생물학) 또한 “기존 성적 장학금 제도 외 다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며 “제한된 상황 속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성적평가가 이뤄질수록 교무처와 교수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고사가 원칙적으로 불허된 상황에서 일부 과목에선 다양한 방식으로 성적평가가 진행됐다. 더불어 지난 4월 29일, 우리대학교는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학기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공지하며 기말고사 평가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할 것을 권했다. 이에 따라 성적평가를 둘러싼 학내 구성원의 혼란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 김재현 기자
bodo_boy@yonsei.ac.kr
변지현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그림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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