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제화 위해 모두의 노력 필요해

미래캠 내 외국인 학생 수는 지난 2019학년도 기준 약 560여 명이 넘는다. 그러나 현재 이 외국인 학생들은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내 자치기구도 부재해 이들의 불편사항이 해결되기 힘든 상황이다.

 

외국인 학생들,
한국어 난관에 봉착해

 

미래캠 내 많은 외국인 학생들은 ▲학내 공지사항 및 YSCEC 일부 미번역 전달 ▲영어강의 수강 과정에서 불편을 겪어왔다.

외국인 학생들은 미번역된 공지사항과 YSCEC 안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문제는 주로 미래캠 자체적으로 제공되는 공지에서 발생한다. 신촌캠과 통합공지일 경우 일반적으로 영어와 중국어 번역이 함께 제공되지만, 이외의 경우 대부분 한국어로만 안내되기 때문이다. 중국인 학생 주군탁(역사문화·19)씨는 “학내 공지사항이 주로 한국어로만 제공돼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중국어로도 번역되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교류원 관계자 A씨는 “학내 모든 공지사항을 번역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외국인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공지 위주로 번역해 재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은 YSCEC 이용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미래캠 학생들은 자신이 수강하는 강의나 학교 공지를 YSCEC으로 확인한다. YSCEC의 언어를 영어로 바꿀 수는 있지만, 모든 항목에 적용되진 않는다. 언어를 영어로 설정해도 우측 배너와 공지사항은 한국어로 표시된다. 또 중요한 공지사항이 올라가는 알림창도 한국어로만 지원되는 경우가 많다. 방글라데시 재학생 제프리 라투알 상마(Jeffrey Ratul Sangma)(KOICA지역개발·석사2학기)씨는 “YSCEC의 중요한 공지가 영어로 번역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다”며 “일부가 아닌 모든 화면이 영어로 번역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 재학생 프레셔스 아코스 도미니크(Precious Akos Dominic)(KOICA지역개발·석사2학기)씨 역시 “공지사항 대부분이 한국어로 쓰여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며 “번역기를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경·창업대학원 KOICA 석사학위과정 신하준 YP*는 “외국인 학생들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공지를 번역해 학생들에게 전달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공지가 번역되진 못해 외국인 학생들은 한계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로 진행되지 않는 일부 영어강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영어강의 과목은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부 과목에서는 수업의 상당 부분이 한국어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A씨는 “실제로 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된 일부 영어강의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외국인 학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교수의 영어 전달력이 부족하거나 한국인 학생들이 영어 수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종종 발생했다. A씨는 “완전한 영어 수업 진행에 무리가 있을 경우 교수가 외국인 학생들에게 철회를 권하기도 한다”며 “당시 민원을 제기했던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외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일반 과목에 비해 강의료가 높게 책정된다. 그러나 영어강의의 수업 대부분이 한국어로 진행돼도 해당 교수에게 실질적인 제재는 가해지지 않는다. 교무처 관계자 B씨는 “영어강의의 한국어 진행에 대한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담당 교수에게 전달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관리하기 어려우며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안도 없다”고 말했다.

 

대표성 띠는 자치기구도 없어…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생활 중 여러 불편을 겪지만, 이들을 대변할 학내 자치기구가 없어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일부 외국인 학생들이 가입한 중국·일본 유학생회가 있지만 이마저도 외부 조직의 지부 차원이다. 현재 학교와 외국인 학생 간 소통은 국제교류원과 학과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학생복지처장 김지현 교수(보과대·기계생물학)는 “국제교류원과 각 단과대 및 학과 학생회에서 외국인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장 최웅집(글로벌행정·13)씨는 “외국인 학생들의 의견은 학과 또는 유학생회를 통해 전해진다”며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들어온 문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여러 학과에 분포해 있는 외국인 학생들의 의견을 통합하는 창구로는 한계가 있다. 학내 불편사항을 개인 차원에서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문제 공론화와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마땅한 학내 자치기구가 없어 민원사항은 국제교류원에서 주로 해결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유학생회 자체가 없어 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엘리트학부 내 중국어 구사자로, 중국인 학생들의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 박응석 교수(GED·문화경영)는 “현재 학생회와 국제교류원에서 외국인 학생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학생의 의견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조직이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YP 역시 “외국인 학생 간에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이를 종합할 수 있는 외국인 학생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는 고정수입 확보로 이어져 학교 재정난의 보완책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 유치가 높은 국제화 지수 및 재정 완화를 위한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미래캠 내 진정한 국제교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언어와 국가의 장벽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김 교수는 “앞으로 외국인 학생 유치 강화 및 입학생 증가에 대비할 것”이라며 “유관 부서와 협력해 외국인 학생 모임의 활동 경비와 공간을 지원함으로써 대학 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뿐 아니라 학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Young Professional의 약자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관하는 ‘ODA 사업수행기관 영프로페셔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선발된 전문인력 인턴이다.

 

 

글 김소현 기자
smallhyun@yonsei.ac.kr
박채연 기자
bodo_cy526@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