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변하고 있다. 지역사회로의 광범위한 전염을 막기 위해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는 물론,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 참가 등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를 지향하는 사회 운동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각기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름하여 ‘빨잠뎐, 코로나19 특별편’이다.

 

# “혼자 노는 게 제일 좋아~” 김선경(21)씨

1. ‘사회적 거리두기’, 잘하고 계신가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요. 친구를 만나는 약속이나 쇼핑과 같은 일은 미뤄두고, 일주일에 세 번 아르바이트 가는 날만 나가요. 나갈 일이 생겨도 딱 볼일만 보고 오는 편이에요. 물론 볼일을 보더라도 최대한 혼자 돌아다니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힘 쏟고 있어요.

 

2. 집에 있는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요?

취미나 밀린 일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올해 상반기 휴학 신청을 했거든요. 그저께는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서 엄마와 등산을 다녀왔어요. 동네 뒷산이고 산에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얼른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한지 등산객이 엄청 많더라고요. (웃음) 그 외에 셀프염색도 하고, 신발 정리도 하고, 가계부도 쓰며 지내는 중이에요.

 

3. 집안에서 혼자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 원래도 혼자 하는 활동을 즐기시나요?

맞아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자유로운 시간 보내기를 좋아해요. 작년 겨울방학에는 집 밖으로 열 번도 채 안 나갔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게 답답하고 불편하기보다는 오히려 편안했던 것 같아요. 요즘엔 SNS를 통해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볼 수도 있으니까 소통이나 인간관계 유지에서도 어려운 부분이 없는 것 같아요.

 

4. 앞으로의 사회적 거리두기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지내온 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 학원에 다닐 예정이라 그때를 위해 지금은 외출을 자제하면서 모이는 돈을 적금에 넣을 생각이에요. 요즘 집에서 가계부를 쓰고, 나에게 맞는 카드 혜택을 찾아보는 일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 “학교, 너무 가고 싶어요” 곽인국(21)씨

1. ‘사회적 거리두기’, 잘하고 계신가요?

너무 잘하고 있어서 탈일 정도예요. 저는 원래 밤에 혼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아예 산책도 나가지 않아요. 꼭 나가야 하는 일이 있거나 마스크를 사러 갈 때 말고는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요. 정말 답답해서 미칠 노릇이지만요. (웃음)

 

2. 집에 있는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요?

온라인 개강에 맞게 화상 강의도 열심히 듣고 과제도 성실히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학기 미래캠 사진 동아리 ‘FOA’의 회장을 맡았는데, 개강이 연이어 밀리면서 이전에 써 둔 동아리 활동 계획서를 수정하는 중이에요. RC 문화예술 사진 TA도 하게 돼서 매주 수요일에 있는 화상 수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3. 온라인 개강임에도 동아리나 수업 조교 등 활발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계시네요.

맞아요. 저희 동아리에 애착이 컸던 터라 제가 회장으로 역임하는 해에 더욱 활발하게 동아리를 이끌어 나가고 싶었어요. 동아리 활동 계획서도 열심히 짜놨는데 못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아쉽네요. 신입 부원을 모집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고, 상반기 제일 큰 행사인 ‘FOA 습작전’을 열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워요. RC 문화예술 사진은 원래 야외에서 사진을 찍는 수업인데 화상 강의로 진행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아요. 일단 PPT로 이론 수업을 하는데,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힘들어서 수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하루빨리 오프라인 개강을 해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동기들도 얼른 보고 싶어요.

 

4. 앞으로의 사회적 거리두기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진 TA로서 앞으로의 수업 준비를 더 탄탄히 해나갈 계획이에요. 수업 차시 중에 포토샵을 가르치는 내용이 있는데, 제가 포토샵을 잘 다루는 편이 아니라서 포토샵 공부를 할 거예요. 그동안 출사 가서 찍은 사진들로 보정 연습을 하려고 해요. 유튜브를 보면서 직접 해볼 거예요.

 

# “요리는 내 친구” 박승원(21)씨

1. ‘사회적 거리두기’, 잘하고 계신가요?

사실 초반에는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 마스크를 쓰고 많이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전국적으로 개학과 개강이 밀리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에는 외출 자체를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2. 집에 있는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요?

게임과 유튜브 시청을 가장 많이 해요. 평소에도 많이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밖에 잘 나가지 못하면서 특히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는 요리를 영상으로만 봤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후부터는 요리를 직접 해보고 있어요.

 

3. 평소에도 요리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네,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했어요. 처음에는 집에 남아 있는 재료들을 다 비우기 위해 냉장고 털이 식의 요리를 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도 도전하게 됐어요. 지금까지 남은 생크림을 이용한 프랑스식 크림 계란 오믈렛과 크림 리조또, 남은 치킨으로 만든 황금볶음밥,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동생을 위해 김밥도 만들었죠.

 

4. 앞으로의 사회적 거리두기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제는 고등학교 때 함께 소설을 쓰던 친구와 다시 새로운 소설을 써보려고 해요. 장르는 추리소설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친구는 저와 다른 대학을 다니는 친구라 학기 중에는 긴 연락이 어려웠는데 코로나19 덕분에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서 새 소설을 구상하기 좋을 것 같아요. 소설을 쓰며 밖에 나가지 못하는 설움을 달랠 거예요.

 

글 변지후 기자
wlgnhuu@yonsei.ac.kr

<사진제공 김선경, 곽인국,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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