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만 450명, 해외 154만 8천170명. 4월 10일 기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 인원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된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퍼져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지대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개강과 개학은 모두 연기됐다.

취업 시장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우려로 올해 2020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아래 국가공무원시험)을 비롯한 각종 취업·자격증시험과 공채가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됐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이 모든 사태 앞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세대다. 이들은 과연 안녕할까. 『The Y』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진단해봤다.

 

코로나19로 제동 걸린 청년의 삶

 

지난 2월 5일 교육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모든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2주 뒤, 대부분 대학은 원활한 학사일정 진행을 위해 온라인 개강으로 2020학년도 1학기를 시작했다. 전국의 대학생들은 각자의 집에서 수업을 듣는, 사상 최초의 ‘온라인 개강’을 경험하게 됐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청년은 대학생뿐만이 아니다. 대학교를 졸업해 사회 진출을 앞둔 취업준비생에게도 코로나19의 여파는 크다. 정부는 3월 말에 예정돼 있던 국가공무원시험을 미뤘고, 주요 대기업 또한 상반기 공채를 잠정 연기했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안수현(25)씨는 “준비 중이던 자격증시험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며 “시험 준비를 위해 다니던 학원 역시 임시 휴원해 인터넷 강의로 독학 중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안씨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취업 시장이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막막하다”며 취업 시장 동결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무방비로 들이닥친 코로나19는 이렇게 수많은 청년의 삶에 제동을 걸었다. 

 

어른도 청소년도 아닌, 청년의 ‘잠시 멈춤’에도 도움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 접촉과 사회생활을 최대한 자제하란 정부의 ‘잠시 멈춤’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서, 청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경제·사회적 기반을 가진 청년들에게 ‘잠시 멈춤’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많은 청년이 부모의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지도, 안정적인 직장 혹은 자산을 확보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기반을 갖기 위해 이른바 ‘스펙’ 쌓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이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적 공백과 일시 정지에 불안과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성장해가는 매 순간 경쟁해온 청년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이러한 돌발 상황의 대처에 미숙하고, 그 대처를 가능케 할 사회적 기반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흐름으로서는 그 누구도 청년의 ‘잠시 멈춤’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하다. 단적인 예로 청년들은 그들이 경제력을 유지하는 가장 흔한 방법인 아르바이트에서도 내몰리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인을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잠정 휴업을 결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 영역에서 청년을 위한 움직임은 감지하기 어렵다. 소상공인에 초저금리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대출해주는 정책이 발표됨과 동시에 자영업자들을 위해 원금상환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유예해주는 등 지원책이 매우 구체적으로 마련된 데 반해 청년들을 위한 정책은 미비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누구도 예상하지도, 대비하지도 못한 코로나19다. 불안해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 청년들의 삶에 있어 ‘잠시 멈춤’은 거대한 장애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반은 청년들에게 잠시 멈추라고만 할 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회 구성원이 모두 어려운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 청년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은 닿아야 한다. 청년들 모두는 안녕해야 한다.

 

 

글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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