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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스크린 속 이야기로 울고 싶지 않습니다악성 댓글,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한 마디
  • 조서우 기자
  • 승인 2020.04.06 00:13
  • 호수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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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대한민국은 악성 댓글에 울었다. 악성 댓글(아래 악플)은 소중했던 가족을, 동경하던 아티스트를 집어삼켰다. 악플은 비단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SNS가 발달한 이후 일반인의 악플 고충도 많이 볼 수 있다. 개학을 하루 앞두고 자살한 여고생이 사이버폭력 피해자였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이버폭력,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

사이버폭력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가해지는 괴롭힘을 의미한다. 특정인을 비하하는 글·사진·영상이나 개인 신상을 유포하는 행위, 당사자가 원치 않음에도 단체 채팅방에 계속 초대하는 행위까지 모두 사이버폭력에 해당한다. 지난 2018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가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고 명예훼손, 따돌림, 스토킹이 뒤를 이었다.

사이버폭력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 발생 건수가 1만 5천926건이었다. 2014년 8천 880건이었던 것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함에 따라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사람도 많아졌다. 앞선 한국정보화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성인 1천 500명 중 24.1%가 1년 이내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5명 중 1명이 사이버폭력을 행한 셈이다. 36.8%는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3명 중 1명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사이버폭력의 문제는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폭행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다. 앞선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가해의 이유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52.5%, ‘흥미롭고 재미있어서’가 32.9%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한국인터넷진흥원 문화기획팀 손민지 선임연구원은 한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공간의 비대면성은 가해자가 피해 행위를 체감하지 않고 피해자의 감정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없게 한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가해자는 가해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해자가 가해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기 어려워 폭력성이 점차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악플의 피해자, 그들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사이버폭력 피해자들은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앞선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천 500명 중 39.7%가 상대방을 차단하거나 본인의 ID/이메일을 삭제·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이버폭력에 대처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 피해자가 물러나는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한 것이다. 피해에 대응하지 않았다는 응답자 중 42.9%가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대응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서울사이버대 최혜라 교수는 “사이버폭력을 처벌하는 법 자체가 미비해 많은 피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피해자가 본인의 피해 사실을 스스로 신고해야 한다는 점 역시 적극적인 대응을 어렵게 한다. 피해자는 자신에 대한 외모 비하, 성희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댓글을 스스로 수집해 신고해야 한다. 사이버폭력 피해자 A씨는 “증거를 모으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모든 악성 댓글을 읽고 확인해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이버폭력 피해자는 그 후유증으로 계속해서 고통받는다. 앞선 사이버폭력실태조사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자의 약 30%가 우울 및 불안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및 자해 욕구를 느끼는 경우도 17.2%로 낮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부진한 처벌과 먼지만 쌓이는 악플 방지법

피해자의 고통과 사이버폭력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악플을 단 가해자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가해자 인적사항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온라인 환경에서 익명으로 가해지는 사이버폭력의 특성상 가해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어렵다. 가해자를 파악하려면 먼저 피해자가 악플 화면을 캡처해 수사기관에 전달한다. 수사기관은 악플을 남긴 아이디를 기반으로 IP주소를 추적해 가해자를 찾는다. 그러나 악플을 단 사람이 해외에 있거나 해외 IP를 쓴다면 가해자를 찾기도, 처벌하기도 어려워진다.

사이버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와 관련해 검거된 인원 중 50.3%가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2018년에는 검거 인원의 38.4%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검거된 가해자가 기소된다 해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제70조에 따르면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그러나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2019년 한 유튜버 기사에 비하 댓글을 단 김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또한 유명 연예인의 기사에 비방 댓글을 8차례 단 서씨는 벌금 300만 원 형에 그쳤다. 범죄 전력이 없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

한편 사이버폭력을 해결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게시글 등으로 인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모욕 등의 행위를 방지하려는 목적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논의단계에 머물러있다.

한 포털사이트는 연예뉴스 댓글 창을 지웠다. 하지만 악플과 피해자들의 밤은 현재진행형이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악플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강화가 시급하다.

글 조서우 기자
mulkong@yonsei.ac.kr
<자료사진 방송 SBS 스페셜>

조서우 기자  mulk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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