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 열려

24년 전 용감한 청년이 있었다. 고(故) 노수석(법학·95) 열사는 지난 1996년 3월 29일 김영삼 정부에 맞서 대선자금 공개와 등록금 인상 저지, 교육재정 확보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대학생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경찰의 강경한 진압을 피하던 중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그를 기리는 행렬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노수석을 기리는 사람들

 

▶▶ 24주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는▲온라인 추모 주간 ▲약식 추모제 ▲무인 분향소 설치로 대체됐다. 다수가 모이는 행사는 취소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리고 있다.

 

지금까지 노수석 열사 추모제는 노수석 열사의 기일인 3월 29일을 전후로 학내 추모제, 추모의 밤, 광주 열사 묘역 방문 등의 행사로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의 확산세로 각종 행사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노수석 열사 추모 사업회(아래 추모 사업회)와 ‘연세교육권네트워크’는 ▲온라인 추모 주간 ▲약식 추모제 ▲무인 분향소 설치로 24주기 노수석 열사 추모제의 오프라인 행사 공백을 채웠다.

추모 사업회 간사 공필규(국문·15)씨는 “추모제에 참석할 회원 및 학생들의 건강을 염려해 다수 인원이 모이는 행사는 취소했다”며 “대신 추모 사업단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노수석 열사 온라인 추모 주간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어졌다. 추모 사업회 페이스북에는 지난 3월 26일부터 순차적으로 ‘노수석 열사 추모 사업회의 2019년 돌아보기’, ‘노추사(노수석추모사업회)가 만난 사람들’ 등의 영상이 게재됐다.

‘노추사가 만난 사람들’ 영상에 출연한 김은결(행정·18)씨는 “추모 사업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등록금심의위원회 준비에 추모 사업단이 도움을 준 인연으로 영상에 출연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김성훈 동문(의류환경·92)의 주도로 페이스북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한 ‘추모 행동 인증 릴레이’가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3월 30일, 노수석 열사 추모비 앞에서는 약식 추모제가 진행됐다. 추모 사업회가 총학생회(아래 총학)에 요청해 진행된 약식 추모제는 ▲총학생회장 추모사 낭독 ▲총학 집행부원·중앙운영위원회원 헌화로 구성됐다. 공씨는 “노수석 열사가 참석했다가 돌아가시게 된 집회는 당시 총학 주최로 집행됐다”며 “이후로도 노수석 열사의 추모 행사는 총학이 맡아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공씨는 “올해는 약식 추모제로나마 총학 및 중앙운영위원회 대표자들과 추모 주간을 보내려 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학생이 적어 크게 홍보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약식으로라도 추모제를 진행해 20대의 봄을 맞이하지 못하게 되면서까지 신념을 지킨 열사의 정신을 다시 한 번 기릴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밖에 우리대학교 추모비, 학생회관 등에는 무인 분향소도 설치됐다. 노수석 열사를 기리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노수석 열사 추모제는 올해로 24번째 봄을 맞았다. 작금의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인 행사는 무산됐으나, 그를 기리는 움직임까지 멈추지는 못했다. 공씨는 “노수석 열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는 그가 하려고 했던 일들을 이어가는 재학생들과 함께일 때 가능한 일”이라며 “이번 주간에는 많은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생들의 삶을 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사진 정여현 기자
jadeyj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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