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상황 속, 교환학생들 불안 겪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가 온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감염에 노출되며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전 세계적인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유례없는 사태에 전 세계가 당황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파견된 우리대학교 교환학생들도 여러 고초를 겪고 있다.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 국제처 대응은?

 

우리대학교 국제처는 교환프로그램 담당부처로, 코로나19에 따른 상황 변화에 지속해서 대응하고 있다. 국제처 국제교류팀 임방울 차장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해 지난 1월 말부터 바로 대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일찍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중국의 학교들이 폐쇄되면서 국제처는 중국 파견 교환학생들이 파견연기나 파견취소를 할 수 있게 조정했다. 중국에서 교환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돌아온 이준하(중문·18)씨는 “파견취소를 일찍 결정해 2월 17일 우리대학교 수강 신청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대부분의 중국 파견 학생들은 우리대학교에서 수강할 준비를 미리 끝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학생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일부 현지 대학들은 2020학년도 1학기 교환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 국제처 국제교류팀 조동란 팀장은 “일본 국적 학생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일본 파견 교환학생이 프로그램을 취소·연기했다”고 말했다.

북미·유럽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를 상대적으로 늦게 맞았다. 3월 초, 북미와 유럽 국가들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국제처는 지난 2일과 9일 모든 교환학생에게 안내 메일을 전송했다. 메일에는 ▲학생들의 안전·건강 유의 당부 ▲교환프로그램 취소 시 우리대학교에서의 수학 안내 ▲휴학 일정 안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 차장은 “북미 지역은 팬데믹 선언 이후 빠르게 온라인강의 전환 등 대처를 발표했지만, 유럽은 전반적으로 대처가 더뎠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13일, 유럽지역 교환학생들에게 메일을 추가로 발송했다”고 말했다. 해당 메일에서는 ▲파견 철회 후 우리대학교에서 수학 ▲파견대학에 잔류 ▲2020학년도 2학기로 파견 학기 연기 ▲휴학 및 등록금 전액 환불 등 4가지 선택지가 안내됐다.

교환학생이 파견을 취소할 경우, 본래 ▲추후 모든 해외 국제처 파견 프로그램 재지원 불가 ▲국제처 40시간 봉사의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이번 사태로 교환프로그램을 취소한 학생들도 정규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 재지원은 불가능하다. 대신 이들에겐 예외적으로 국제처 봉사가 면제된다. ▲여름·겨울 계절 교환프로그램 ▲방문학생 프로그램 ▲자비 유학 프로그램 ▲인턴십 프로그램 등 나머지 해외 파견 프로그램에는 새로 지원할 수 있다.

 

귀국과 잔류의 기로에 선 교환학생들

 

국제처에 따르면 기존 2020학년도 1학기 교환프로그램 파견 예정이었던 학생은 총 503명이었다. 이중 코로나19 사태 이후 교환프로그램 취소, 파견 기간 단축, 입학 연기를 택한 학생은 3월 20일 기준 총 89명이다. 해당 학생들은 2020학년도 1학기를 우리대학교에서 수학하거나 휴학을 선택했다. 우리대학교에서 수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약 50명 정도다.

교환학생들은 각국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돼 거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학생들은 이른 시일 내 교환프로그램 취소, 파견국 잔류 등을 결정해 국제처에 알려야 했다. 교환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독일에서 돌아온 최해민(철학·18)씨는 “13일에 구체적인 안내 메일을 받은 후 16일까지 국제처에 회신해야 했다”며 “긴급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3일 만에 결정해야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수강 변경 기간 전에 학생들이 거취를 정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2020학년도 1학기를 우리대학교에서 보내기로 결정한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수강 변경 기간을 이용해 수강 신청을 진행했다. 국제처는 복귀 교환학생들이 수강 변경 기간에 필요한 강의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각 단과대⸱학과에 협조를 요청했다. 조 팀장은 “강의 정원 증설, 예비 T/O 이용 등으로 복귀한 교환학생들의 강의 신청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교환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돌아온 김진하(독문·17)씨는 “실제로 교수님께 파견취소 교환학생임을 밝혔더니 강의 정원이 늘어 수월하게 신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교환프로그램 재지원 불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독일 잔류를 결정한 서민주(독문·17)씨는 “2학기 전공 필수 과목을 우리대학교에서 수강해야 해서 국제처가 제안한 2020학년도 2학기로의 파견연기를 선택할 수 없었다”며 “2021학년도 1학기 교환학생 재지원이 가능했다면 파견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팀장은 “취소 학생에게 재지원 기회를 주면 다음 학기 신청자들이 불이익을 받아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대신 파견연기와 다른 형태의 해외 파견 프로그램 지원 등의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감염부터 혐오까지…교환학생 고충 잇따라

 

해외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교환학생들은 타지에서 불안을 겪고 있다. ▲안정적이지 않은 수학 환경 ▲감염에 대한 불안 ▲동양인 혐오 등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해외의 많은 대학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강연기·학교폐쇄·온라인강의 등의 조처를 하며 학사일정을 크게 조정하고 있다. 미국으로 교환프로그램을 신청했던 최지은(정외·18)씨는 “현지 학교로부터 온라인강의 전환과 학교폐쇄를 공지 받았다”며 “한국으로 돌아가 온라인강의로 교환 학기를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들은 아직 학기가 시작되지 않아 개강 여부가 불투명한 경우도 있다. 임 차장은 “독일의 경우 원래 개강이 늦어 무기한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가 많다”며 “상황이 악화돼 현지 학교에서 수강이 불가능한 일부 학생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휴학해야 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해외에 잔류하는 학생들은 감염에 대한 불안에도 시달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일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으로 격상했고,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북미·유럽의 분위기와 외국인이라는 신분은 교환학생들의 불안을 심화시킨다. 미국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정윤형(SDC·18)씨는 “현지인들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다”며 “교환학생으로서 감염 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동양인을 향한 혐오도 교환학생들을 두려움으로 몰아넣는다. 최지은씨는 “마스크를 쓴 동양인이 폭행당하는 뉴스가 연일 나와 마스크가 있어도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해민씨는 “마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한국인은 들어올 수 없으니 나가라’는 말을 듣기도 해 무서웠다”고 말했다. 교환학생들은 현지에서의 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는 상황을 전해왔다. 정씨는 “마을 식당, 도서관 등이 모두 닫고 학생들에게는 통행 제한이 걸렸다”며 “5월에 기숙사를 떠날 때까지 학교 안에서만 생활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처는 수강변경기간 종료와 동시에 전체 해외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체류 여부와 귀국 예정일을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많은 학생이 부푼 기대를 안고 교환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임 차장은 “이번 학기 교환학생들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겠지만, 아쉬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제처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그림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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