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강의평가 실효성에 계속해서 의문 제기해

우리대학교는 학기 말 성적 확인 및 정정 기간에 강의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강의평가가 강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다.

 

강의평가 결과 반영,
학생들 “체감할 수 없어”

 

현재 강의평가는 ▲강의의 질 개선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교무처는 학생들의 강의평가가 종료되면 모든 평가 결과를 문항별로 평균 점수를 낸 뒤 변환표준점수로 환산한다. 이는 주관식 답변과 함께 해당 수업의 교수에게 전달된다. 교수는 강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강의를 자율적으로 개선한다. 또 객관식 문항의 결과는 학생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연세포탈에 게시된다.

하지만 학생들은 강의평가 결과를 통한 강의 개선을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한다. 강의평가에서 지나치게 낮은 점수를 받은 경우 일정 제한이 있긴 하나, 대체로 강의 개선 이행 여부는 강제성 없이 교수 재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교무처 관계자 A씨는 “일정 점수 이하를 받은 교수에 한해서는 교무처가 강의 개선을 위해 도움을 제공한다”며 “그 이외에는 교수의 자율에 맡긴다”고 말했다.

 

학생·수업 특성 고려한 강의평가 필요해

 

강의평가 자체도 ▲익명임이 명시되지 않는 점 ▲실험·실습 수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허점을 드러낸다.

먼저, 학생들은 강의평가 시 익명성 여부가 명시되지 않아 솔직한 답변을 꺼린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강의평가 결과의 익명성 여부에 관한 게시글이 수차례 올라오기도 했다. 학부생 B씨는 “강의평가가 실제로 익명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 솔직하게 답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모든 강의평가 결과는 익명으로 교수에게 전달된다”며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교무처 내부적으로 익명성 표기에 관해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강의평가 문항이 수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험이나 실습이 포함된 수업은 교육 목표와 수업 진행 방식에서 일반 수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강의평가 문항은 이러한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모든 수업에 동일한 문항을 제공한다. 강의평가에서 실험과 실습에 관한 질문은 한 개뿐이며, 이마저도 ‘잘 진행됐나’ 정도에 그친다.

한편, 서강대의 경우 실험·실습 수업의 강의평가 문항은 일반 수업과 다르게 제공된다. 실험·실습 수업의 경우 ▲조교 지도의 적절성 ▲실험 장비 구축 등 수업 특성을 고려한 내용으로 문항이 구성돼 있다. 이에 A씨는 “강의평가 개선을 위해 검토와 논의를 지속하겠다”며 “최종적으로 강의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의평가는 현재까지 많은 문제를 안은 채로 운영됐다. 강의평가의 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A씨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강의평가 자체가 보완돼야 한다”며 “강의평가 외에도 강의중간점검(TABS)과 CQI*를 통해 실질적인 강의를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CQI: 미래융합교육원에서 교수가 강의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글 김재현 기자
bodo_boy@yonsei.ac.kr
박채연 기자
bodo_cy52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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