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징계 심의 중”, 학생대책위 “연석협의체 필요”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사과대·발전사회학)가 2020학년도 1학기 강의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라 사회학과 ‘경제사회학’ 과목과 교양강의 ‘대한민국의산업화와민주화’는 대체강사가 수업을 맡는다. 일반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동남아의사회와문화’ 수업은 폐강됐다.

 

류 교수 강의 개설 논란 이후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본관 앞에 나열돼 있는 모습

 

지난 1월, 2020학년도 1학기 ‘경제사회학’, ‘대한민국의산업화와민주화’ 수업의 강의계획서에 류석춘 교수가 강의자로 기재돼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0호 ‘2020학년도 1학기, 류석춘 교수 강의 개설’> 이에 1월 28일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아래 학생대책위)와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전 교무처장 손영종 교수(이과대·천문관측학)와 만나 류 교수의 파면과 대체강사 배정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총학생회장 권순주(기계·16)씨는 “류 교수 사건에 대해 교무처로부터 정보를 공유받기로 약속받았으며, 관련 정보를 페이스북 페이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학생들에게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연세민주동문회’(아래 민주동문회)와 학생대책위는 지난 2월 6일 ‘서울대학교민주동문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과 연대해 현수막을 앞세운 선전전을 열었다. 집회에서 발언자로 나선 민주동문회 이인숙 부회장(사학·81)은 “학교 측이 류 교수의 파면이 아닌 다음 학기 강의 개설로 답한 것에 황당함을 느낀다”며 “학교 당국의 안일한 상황 판단과 미흡한 대응력에 실망과 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회 이후 민주동문회 측은 신임 교무처장 이종수 교수(사과대·지방정부/인사행정)에게 ▲류 교수의 직위 해제 ▲신속한 징계 절차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2월 20일, 민주동문회는 ‘전국민주동문회협의회’, ‘정의기억연대’, 그리고 우리대학교 출신 종교인들이 연석한 가운데 추가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대체강사 지정 과정에서 수강신청 혼란 겪기도

 

한편 지난 2월 13일에는 류 교수의 강의가 예정된 과목의 강의계획서에서 류 교수의 이름이 돌연 사라져 학생들이 의문을 품기도 했다. 홍보팀 직원 김슬교씨는 “교원인사위원회(아래 인사위)에서 강의자 지정 보류를 결정함에 따라 2월 13일부터 ‘경제사회학’, ‘대한민국의산업화와민주화’ 두 강의의 계획서에서 류 교수의 이름이 제외됐다”며 “이후 2월 20일 인사위 징계 결의에 따라 강의 중단과 대체강사 투입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또한 일반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동남아의사회와문화’ 강의에 대해서도 지역학협동과정 고상두 주임교수(지역학협동과정·지역학)는 “인사위 결정에 따라 대체강사 채용이 결정됐으나, 시간이 촉박하고 채용에 차질이 생겨 폐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대책위는 “수강신청 당일까지 담당 교수명 칸이 비어 있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추가신청이 이뤄진 지난 2월 20일까지도 강의자가 결정되지 않아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7대 사회학과 학생회 <Dive>는 해당 문제를 파악한 직후 ‘경제사회학’ 수업 신청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Dive>는 ‘경제사회학’ 강의의 ▲강의시간이 변경되더라도 추가 수강신청 기간 내에 강사와 강의계획서가 확정되는 것 ▲강사 지정이 늦어지더라도 수업시간을 유지하는 것, 두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를 수집했다. 사회학과 학생회장 김수진(사회·19)씨는 “많은 학생이 두 번째 방안을 지지함에 따라 2월 25일에 대체강사 투입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학생대책위는 교무처에 ‘대한민국의산업화와민주화’ 대체강사 모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수강신청 이후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이 바뀌어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산업화와민주화’ 수강생 전지훈(정외·16)씨는 “수강신청 날 강의계획서에 교수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그대로 남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추후 강의자가 바뀌고 강의계획서와 평가방식이 달라져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민주동문회, 학생대책위 “강의 배제만으로는 부족하다”

 

▶▶류 교수는 2020학년도 1학기 강의에서 배제됐지만 여전히 징계 여부는 결정 나지 않았다.

 

민주동문회와 학생대책위는 강의 배제조치를 환영하지만, 강의 배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학교가 열린 자세로 대응해준 것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직위 해제까지 이르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징계위에 회부된 만큼 신속하고 엄중한 징계 조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 대응을 믿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동문회 이강수 사무국장(중문·84)도 “일단 징계가 의결됐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에서는 벗어났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징계 수준이 파면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시민사회와 공조해 더 크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16일(월) 예정된 민주동문회와 서승환 총장의 면담에서 다시 한 번 전달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월 20일, 학생대책위와 총학은 이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류 교수의 사건 심의가 교원징계위원회(아래 징계위)에 회부된 점 ▲류 교수가 1학기 강의에서 배제된 사실을 전달받았으며, ▲대체강사 모집과 ▲사건 처리 절차에 대한 정보 공유를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학생대책위는 이날 면담에서 ‘교수와 학생 간 권력관계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에 대한 연석협의체’를 요청하기도 했다. 학생대책위는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해 “류 교수 강의 배정 보류 결정을 환영한다”며 “징계 과정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욱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연석협의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학생대책위가 요청한 연석협의체는 학생·교원·학교본부로 구성되는 것으로, 학생대책위는 여기에 학생대책위 구성원 3명 이상의 참여를 요구했다. 사건 진행 상황을 감시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당시 이 교수는 제도 개선에 있어 협의체 구성은 소관 밖의 일이라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학생대책위는 “학생대책위 활동은 종료되지 않았다”며 “연석협의체 제안 이유와 요구 사항에 대한 공문을 작성해 교무처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에 대한 징계는 현재 법인 징계위에서 논의 중이다. 교무처 교무팀 황정원 팀장은 “인사위 징계 심의는 이미 끝났으며 현재 징계위에서 징계 내용을 심의 중”이라고 말했다. 교원인사규정 제45조는 징계위가 징계 의결 요구를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징계를 의결하도록 한다. 류 교수 사건에 대한 징계위 의결 시한은 오는 4월 20일이다. 긴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지 학내외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김수영 기자
bodo_inssa@yonsei.ac.kr

사진 박민진 기자
katari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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