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화상(시분야) 당선작]
 

눈먼 시계는 멈추어 있다

이성태(행정·17)

 

청춘의 상처로 겹겹이 쌓아 올린

운명의 돌무지무덤 아래에

꿈쩍도 못하는 채 울적이는 꿈이 있다

 

부푼 제 꿈 짊어지느라

이불조차 무거워 걷어 내질 못하고

밤이면 바닥과 처절하게 키스하는 내가 있다

 

“지금이 몇시인가요?”

 

새벽을 향해 달아나는 중인지

깊은 한밤으로 파묻히는 중인지

무모한 청춘은 모르고 오로지

무정한 달만이 아는 이 때

 

추억이 상처보다 가벼운 탓으로

별처럼 아득히 흐려지는 것인가

상처가 추억보다 무거운 탓으로

나도 어둠도 함께 나앉는 것인가

 

젊음의 방황으로 첩첩히 세워 올린

숙명의 돌무지무덤 아래에

신음도 못하는 채 꿈을 꾸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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