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파티의 달이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케이크. 추운 겨울, 시린 옆구리를 달달함으로 녹여줄 케이크를 찾아 기자들이 디저트 여행을 떠났다. 눈과 입을 모두 행복하게 해 줄 나만의 케이크를 골라보자.

 

1. 스튜디오웝 (치즈케이크, 200g당 6천 원)

이화여대 후문 맞은편에 있는 아담한 카페다. 콘크리트 외벽에 노란 네온사인 간판이 달려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수제 밀크티로도 유명하지만, 대표메뉴는 치즈케이크다.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 나오는 ‘귀염뽀짝’한 치즈를 쏙 빼닮았다. 제리처럼 두 손에 들고 크게 베어 먹고 싶은 비주얼이랄까.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른다. 한편으론 빵 없는 케이크라는 생소함에 걱정되기도 한다. 크림치즈를 화이트 초콜릿으로 코팅만 했다는데, 생긴 것만큼 맛도 있을까?

스푼으로 크림치즈와 초콜릿을 한꺼번에 떠 입속에 넣어본다. 가장 먼저 치즈의 고소한 향과 초콜릿의 단맛이 입안에 번진다. 단맛이 약해질 즈음엔 짭조름한 치즈 맛이 느껴진다. 자극적이지 않은 적당한 ‘단짠’의 맛이다. 다른 치즈케이크와 달리 초콜릿이 느끼함을 잡아줘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식감도 훌륭하다. 꾸덕꾸덕한 크림치즈와 촉촉한 초콜릿의 조합이 아주 부드럽다. 사장님이 케이크 상자에 그려주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아늑한 분위기에 가격까지 저렴하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곳이다.

총평: 이 맛있는 걸 너 혼자 먹었어? 어릴 적 친구 제리가 미워지는 맛.

 

2. 몰리스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120g당 6천500원)

연세로 근처에 위치해 찾기 어렵지 않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사장님의 수많은 업적과 기사가 전시돼 있다. 내부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따뜻한 인테리어다. 케이크뿐만 아니라 타르트, 초콜릿 등 다른 디저트도 많이 준비돼있다.

생크림 케이크를 한입 넣는 순간, 20년 이상 케이크를 만들어 온 장인의 솜씨가 여실히 느껴졌다. 생크림은 너무 달지 않고 적당했으며 부드러웠다. 빵도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과일 반 빵 반’을 원하는 건 욕심일까. 케이크에 들어 있는 복숭아와 귤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이 케이크는 장식이 화려한 다른 케이크들에 비해 생크림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다. 그래서인지 디자인도 심플했다. 여기에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사장님의 플레이팅 센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프렌차이즈의 달기만 한 케이크에 질렸다면 이곳의 담백한 맛을 추천한다.

총평: 생크림 케이크의 교과서, 과연 S 백화점에서 대상 받을 만했다.

 

3. 에이투지카페 (티라미수, 7천 원)

커피와 디저트, 브런치와 와인까지 파는 ‘만능’ 카페다. 명물거리 뒤편에 있다. 매장 분위기부터 눈길을 끈다. 투박한 인테리어에 세련된 가구가 어우러진 고풍스런 분위기다. 고흐의 작품 속 카페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대표메뉴는 딸기 라떼지만 티라미수 또한 유명하다. ‘서울 3대 티라미수 맛집’이라고 불릴 정도다. 한 입 떠먹어보면 그 유명세가 단번에 이해된다. 혀끝에 별빛이 쏟아지는 것 같은 맛이랄까? 크림은 혀에 닿자마자 달콤하게 녹아버리고, 진한 커피 향이 오래도록 입속을 감돈다. 형언할 수 없는 맛에 넋 놓고 먹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생화와 공룡 피규어가 함께 담겨 오는 플레이팅 또한 훌륭하다. 정성스런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이 정도 맛과 분위기라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버킷으로 한꺼번에 만들어 접시당 중량은 사장님도 모른다.

총평: “맛있다”는 감탄만 연발하게 되는 ‘어나더레벨’ 티라미수.

 

4. 리히트 케이크 (캐롯캐롯 케이크, 100g당 6천500원)

연남동과 연희동을 가르는 골목에 있다. 건물 외벽에 여러 가지 케이크 그림이 그려져 있어 건물 전체가 베이커리인 줄 알았지만 아쉽게도 리히트 케이크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다. 가게에서 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위층의 카페 ‘베어스덴’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입구를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면 자그마한 반지하 가게에 6가지 이상의 다양한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리얼 단호박, 밀크티마롱, 쿠쿠크크 케이크 등 이름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귀여운 케이크들이다.

캐롯캐롯 케이크의 특별한 점은 유기농 밀가루와 동물성 생크림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크림으로 만든 앙증맞은 당근 모양의 장식 또한 포인트다. 레이어드 된 빵과 크림치즈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조합이 일품이다. 담백한 크림치즈가 당근을 좋아하지 않는 어린아이들의 입맛까지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 빵에 있는 당근이 잘근잘근 씹히는 것도 또 다른 묘미다. 그러나 빵의 가장자리가 다소 퍽퍽한 느낌은 있었다.

총평: 설탕 특유의 진한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한다. 건강한 느낌에 맛도 있는 케이크.

 

글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김병관 기자
byeongmag@yonsei.ac.kr

사진 박민진 기자
katari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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