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연세로 중앙에는 빨간데 목이 굽어 그 모양이 마치 빨간 샤워기 같기도 하고, 빨간 지팡이 같기도 한 물건이 있다. 그 쓰임이 뭔고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그 앞에 모여 서로를 기다리고 함께 안부를 전하는 것이었다! 그때 신촌을 지나던 한 나그네가 와서 이르기를, '이것은 빨간 잠수경이라' 하였다. 세월이 흘러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빨간 잠망경으로 알고 있으나 실상은 잠수경이었다. 마침 빨간 잠수경 앞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난스럽게 재미나기로, 『The Y』 취재단이 이를 새겨듣고 기록하였다.

 

# 주말에 신촌으로 출근한 장동은(29)씨

Q: 신촌을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저는 ‘소방관과 함께 달리는 119 RUN 행사’의 관계자예요. 주말이지만 제가 담당하는 행사라 신촌으로 출근하게 됐네요. 지금은 방화복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젊음의 거리라서 그런지 참여율이 높아 다행이에요.

 

Q: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A: 오늘 생각보다 행사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바빴어요. 그래서 한 명 한 명이 전부 기억 남진 않지만, 신촌이 가지고 있는 젊음의 힘을 많이 느꼈습니다.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개인적인 추억은 만들지 못한 것 같아요. 바쁘게 일을 한 기억밖에 없네요. 직원의 삶이란 그런 거죠. (웃음)

 

Q: 소방재난본부 소속으로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A: 이 행사를 통해 사람들이 좀 더 소방 안전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특히 화재가 발생하면 ‘선 대피 후 신고’라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행사에서도 이걸 가장 강조하고 있어요.

 

# 마라톤을 사랑하는 이가현(24)씨, 박효정(29)씨, 안진유(26)씨

Q: 신촌을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소방관과 함께 달리는 119 RUN 행사’에 참여하려고 왔어요. 저희 모두 마라톤을 좋아하거든요. 평소에도 저희끼리 마라톤 행사에 자주 참여해요. 이번 행사는 도시에서 마라톤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소방관과 함께 달린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Q: 세 분이 서로 어떻게 친해졌나요?

A: 저희는 같은 회사 동료예요. 웃음 코드가 잘 맞아서 친해졌죠. 저희 다 마라톤 같은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해서 회사 밖에서도 자주 만나요. 이렇게 친해져서 그런지 나이 차이는 잘 안 느껴지는 것 같아요.

 

Q: 오늘 행사에 참여한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A: 우선 세 명 모두 하프 마라톤을 완주한 게 너무 좋았어요. 완주 메달을 받아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 소방관들의 퍼포먼스도 기억에 남아요. 연세로에 들어오고 있는 소방차에 길을 비켜주는 장면이었는데,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소방차를 배려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 젊음을 버스킹하는 서승우(17)군

Q: 신촌을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버스킹을 하려고 신촌에 왔어요. 홍대와 신촌에서 버스킹을 자주 하는데 오늘은 신촌이 끌리더라고요. 아무래도 버스킹 할 때의 반응이 다른 곳에 비해 더 좋아서 그런가 봐요.

 

Q: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중학교 때 동아리에서 취미로 춤을 추곤 했는데, 갈수록 춤이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죠. 저는 지금 ‘헬레이스’라는 크루에 속해있어요. 주로 케이팝 춤을 추는데 특히 ‘방탄소년탄’의 춤을 많이 추는 것 같아요. 아이돌이 꿈은 아니지만, 나중에 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버스킹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어요.

 

Q: 신촌에서 했던 버스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요?

A: 한 일주인 전쯤인가? 외국인 관객 중 한 분이 제 무대로 갑자기 올라오셔서 같이 춤을 췄어요. 되게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버스킹하면서 그런 관객은 처음 봤거든요. 신촌은 매번 관객 반응이 뜨거워서 버스킹할 때 마다 좋아요.

 

글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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