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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연 기자의 <‘00년생’도 온다>

 

00년생이 스무 살 성인이 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20대의 반열에 01년생이 들어오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나는 98년생으로, ‘90년생’의 끝자락에 있으면서 ‘00년생’에 가까이 있기도 하다. 그런 90년생이 바라본 00년생의 모습을 소개하고자 한다.

‘00년생’의 최장자인 2000년대 출생자들이 올해 성인이 됐기 때문에 사회에서의 성인으로서 그들의 모습을 완벽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주는 특징은 분명히 있다. 내가 바라본 ‘00년생’은 책에서 말하는 ‘90년생’의 특징, 즉 간단하고 솔직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는 성격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 거침없는 세대다. 따라서 나는 이들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자기 PR’이라고 하겠다. 

 

‘나, 이런 사람이야!’

‘나’를 알리는 것을 즐기는 세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강자인 ‘유튜브’에서는 10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점은 초등학생 등 나이가 아주 어린 유튜버들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ASMR 콘텐츠를 진행하는 유튜버 ‘띠예’, 최신 k-pop 커버 댄스를 선보이는 유튜버 ‘어썸하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2009년생으로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00년생은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진입 장벽 또한 아주 낮은 편이다. 실제로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업로드 하는 채널을 보면, 00년생들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00년생은 자신을 알리는 것에 거리낌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그들 사이에서 ‘유튜브’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 ‘틱톡’이다. ‘틱톡’은 중국의 바이트 댄스사가 제공하는 SNS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는 이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무료 편집 소스를 활용해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자체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다. ‘인스턴트 메신저’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영상의 길이가 15초 내외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영상 제작과 편집도 터치 몇 번이면 가능하다. 이는 책에서 설명하는 90년생의 특징 중 ‘간단함’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틱톡’에서는 90년생의 또 다른 특징인 ‘재미를 추구하는 모습’ 또한 잘 나타난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필터와 스티커를 사용해 짧은 동영상을 제작한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재미있는 일이나 행동도 동영상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90년생’이 가진 특성은 심화된 방식으로 00년생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공유하는 10대들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나를 포함한 다수의 90년생들에게도 익숙하지 않다. 필요 이상의 주목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00년생들에게는 ‘관종’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 거침이 없으며, 이를 통해 자신을 세상에 알리는 것을 즐긴다. ‘관종’이 무시 받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이 무궁무진한 세상이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연령대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90년생’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90년생’은 이미 왔다. 이제는 ‘00년생’도 온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 대담한 세대가 우리 뒤에 오고 있다.

 

인영 기자의 <20대는 이미 반복되고 있다>

 

나는 92년생이다. 저자가 설명한 90년생의 정의인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고 즐거움을 느끼고자 하며 인정받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20대 초반에 휴학한 채로 회사에 다닌 적이 있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끝나는 여느 직장인이나 다를 바 없는 생활이었다. 당시 회사에 내 삶을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 6시만 되면 바로 퇴근하려는 나를 붙잡고 대화하거나 일을 더 주려고 하는 상사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정각이 돼도 퇴근하지 않는 부장님들이 한무 마디를 꼭 던졌다.

그래도 나는 눈치 없는 척 ‘내일 뵙겠습니다’를 외치고 떠났다. 퇴근 시간뿐 아니라 회식 문화, 점심시간, 주말 연락 등 내 사생활이 간섭받는 것이 싫었다. 90년생인 나는 회사가 내 삶의 전부가 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일적인 영역 외의 ‘나 다운 삶’을 찾고 싶어 매일 칼같이 퇴근했다. 내 눈에는 내 삶에 간섭하는 상사들이 소위 ‘꼰대’로 보였던 것 같다. 나는 그저 윗세대들이 말하지 못했던 것을 말해야 하는 것이 내 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표현한 것뿐이었다.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고.

 

저자는 ‘공무원과 같이 안정적인 길만 택하려 하고 열정이 없다’고 비판받곤 하는 90년생들을 변호한다. 자유분방한 성향을 가진 90년생이 굳이 공무원의 길을 선택하는 이유를 ‘뼈와 살’로 빗댄 것이다. 중심인 뼈대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자유를 누릴 수 없기에, 이들은 처음부터 안정감을 찾으려고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논리를 방증하듯, 9급 공무원이 되고자 노량진, 신림동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주변에 여럿 있었다. 그들에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하는 거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답변은 ‘아니다’였다.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했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을 정도로 미래가 여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대학에 가도 취직이 보장되진 않지만, 졸업장이 필요해 빚까지 내가며 꾸역꾸역 대학을 다니는 20대를 많이 본다.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드물었던 세대, 성장에 눈먼 기업의 높은 고용률 덕에 취업 걱정이 없던 세대들과 비교해 90년생들은 아주 좁은 선택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부장님’들이 된 그들의 20대도 지금의 90년생들과 똑같지 않았을까. 우리 모두는 자연스레 스스로를 이전 세대와 비교하게 되고, 본인들의 처지를 더 답답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이 설명하는 90년생의 특징은 이들만의 특징이라기보다 20대를 지내는 사람, 사회가 낯선 초년생의 특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 나도 기성세대가 되고 그때의 20대를 낯설어하고 어려워하진 않을까.

 

글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이희연 기자
hyeun593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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